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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처럼 적시는 하나님의 은혜

947호 · 2018-04-22

어느 날, 집에 갔더니 아들 녀석이 한구석에 앉아 무어라 구시렁거리고 있었다.

“왜 내 이빨은 안 빠지냐고!”

도대체 뭔 소린가 싶어 물어봤더니 돌아오는 대답이 걸작이었다. 딸아이가 요사이 한창 유치(幼稚)가 빠지는 모양이다. 그래 병원에 가서 발치하면 한 개당 오천 원이 드는데 그냥 집에서 뽑으면 할머니가 삼천 원씩 주기로 했단다. 그런데 이번에 한꺼번에 세 개가 빠지는 바람에 보너스 천원을 더해 무려 거금(?) 만원을 벌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고작 3분 늦게 태어난 자신은 도무지 이가 빠질 기미를 보이질 않는다나? 그래서 공돈 받을 욕심에 멀쩡한 생 이빨을 붙잡고 씨름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에구…. 아들아! 때가 되면 다 알아서 빠지지 않겠니?

그러나 나 또한 내 어린 아들처럼 동일하게 어리석음을 범할 때가 참으로 많다.

히브리서 4장 16절은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가라”고 권면한다. 여기서 ‘때를 따라’는 ‘적시에’란 의미다. 그렇다. 하나님은 모든 일에 가장 좋은 때, 적합한 때를 알고 계신다. 그리고 그 때를 따라 “사모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만족하게 채워주신다”(시107:9).

그런데 문제는 우리의 망각증과 조급증에 있다. 어제도 인도하셨고, 오늘도 인도하시며, 내일도 인도하실 에벤에셀 하나님의 은혜를 너무나 쉽게 잊어버리는 것이 문제다. 뭐든 순식간에 뚝딱 처리되길 바라는 조급함이 문제다. 결코 하나님이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뭐든 내 생각대로 일이 풀리지 않으면 쉽게 불평하고 원망하다 스스로 무너져 내리는 어리석음을 반복하지 않았는가! 그러한 도돌이표 신앙을 언제까지 반복해야 하는가!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와는 달리 저 팔레스타인 지방의 기후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바로 ‘우기(雨期)’와 ‘건기(乾期)’가 그것이다. 우기라고 비가 항상 오는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건기 때는 심한 경우 6개월 간 비가 단 한 방울도 내리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럼 저 사막과 같이 황량한 가나안 땅에 어떻게 생명이 움돋고 사람과 동물들이 살아갈 수 있을까? 그 비결은 바로 이슬에 있다. 강수량이 절대 부족한 팔레스타인에서는 지중해와 요단강의 습도와 심한 일교차로 인해 연간 260일 이상 이슬이 내린다. 비가 오지 않는 6개월의 긴 건기 동안 식물과 동물들은 이 이슬로 말미암아 생명을 보전할 수 있는 것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자취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 바로 이슬이다. 이슬이 이렇게 눈에 잘 드러나 보이지 않지만 그로 말미암아 저 팔레스타인 땅, 메마른 대지가 생명을 얻고 있다. 이처럼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아도, 우리 손에 잡히지 않아도, 우리 가슴에 느껴지지 않는다 해도 당신과 항상 함께 하고 계심을 믿음으로 고백하기 바란다!

신현명 목사

yeddo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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