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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향해 달리는 자의 눈빛

922호 · 2017-10-28

부산국제영화제를 다녀왔다. 개막식부터 폐막식이 있는 날까지 부산에 머물면서 총 25편의 영화를 보았다. 다양한 나라의 영화를 보면서 웃기도 하고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하고, 머리가 복잡해지기도 하였다. 어떤 영화는 보다가 잠들어버려 내용조차 모르는 것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영화는 훌륭했고, 감독이 그 영화 한 편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을 지를 생각해보게 하였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세계 5대 영화제 중의 하나이며, 한국영화계 내에서도 아주 큰 축제이다. 그런 큰 영화제에 자신의 이름을 건 영화를 출품하거나 초청받는 것은 축하받을 일이고 아주 자랑스러운 일이다. 여러 감독들의 인사말을 들으면서 감독들이 그간 노력했던 시간에 대해 조금이나마 보상을 받을 수 있음에 함께 즐겁고 기뻤다. 모든 감독들이 축제의 시간을 즐기면서 감격해하지만 그 감독들이 모두 성공의 반열에 오르는 것은 아니다. 부산영화제를 시작으로 그들이 성공의 길로 들어설지 아닐지는 다른 데서 차이가 난다.

꽤 오랜 시간 매년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으면서 내가 보는 것은 그들의 눈빛이다. 영화 장면 속이건 무대인사 때이건 그들의 눈빛을 유심히 보면, 앞으로 2년 이내에 성공할 사람인지 아닌지가 드러난다. 조만간 대중의 인기를 얻을 배우들의 눈빛은 말 그대로 ‘살아있다.’ 수백 명이 섞인 관객석에서도 그들은 쉽게 찾을 수 있고, 극장과 극장 사이를 오고가는 길 사이에서도 그들은 쉽게 눈에 띈다. 결코 그들의 외모 때문이 아니다. 부산영화제에 오기까지 숱한 우여곡절과 힘든 역경을 뛰어넘은 노력의 시간이 그 눈빛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쉽게 눈에 띄고, 보석처럼 빛이 난다.

흙구덩이에 있어도 보석은 빛이 나기 마련이다. ‘낭중지추(囊中之錐)’라는 말이 있다. 주머니 속에 든 송곳은 튀어나오기 마련이라는 말인데,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영화제 인파 속에서도 감독과 배우들이 티가 나는 이유는 그들이 바로 그 주머니 속의 송곳과도 같은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십여 일을 부산에 있으면서 새삼 또 다짐을 하는 것은 나도 그들처럼 살아있는 눈빛을 소유한 자가 되어야 하겠다는 것이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자, 목표를 향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들에게는 눈앞의 장애물이 보이지 않는다. 내 꿈이 이루어진다는 믿음, 할 수 있다는 믿음이 내 안의 그 무언가를 보석처럼 빛나게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눈빛으로 드러나는 것이리라. 그래서 꿈을 향해 달리는 그들의 눈빛은 빛날 수밖에 없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한 것들의 증거”로 시작하는 히브리서 11장을 찬찬히 읽어보면 자신의 길을 믿음으로 나아갔던 ‘구름같이 허다한 증인들’이 있다. 그들처럼, 그리고 영화제 내내 빛이 났던 그 사람들처럼 나도 온전히 주님께 기도하면서 주님이 뜻하신 내 길을 믿음으로 나아가고 싶다. 그래서 나도 그들처럼 내 안의 무언가가 보석처럼 빛이 나길 기도해본다.

전훈지

ppj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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