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있는 삶
10주간의 어학연수 프로그램이 끝날 즈음이었습니다. 오전 수업이 끝나고 일본인 친구들과 함께 점심을 먹은 후 간단한 간식을 사서 마사코라는 친구네 집으로 갔습니다. 곧 고국으로 돌아가야 할 사람들과 더 하와이에 남아있을 사람들 사이의 아쉬움이 가득했지요. 우리가 말할 수 있는 영어는 단순했지만 해가 달로 바뀔 때까지 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학교에서 사귄 저의 친구들은 대부분 저와 비슷한 사람들인데요, 직장을 그만두거나 휴직을 하고 자신들이 벌고 모은 돈으로 이곳에 왔지요. 후쿠오카 공무원인 20대 중반의 레이코, 일본 여행사에서 근무했던 20대 후반의 와카나, 30대 후반의 오사카 출신 마사코, 영어 학원 선생님이었던 40대 초반의 무즈코, 예전엔 빵집을 운영했지만 지금은 주부인 50대 후반의 유미 사토. 그리고 한국에서 카피라이터였던 30대 초반의 저.
밤 10시가 넘어 슬슬 집에 가려고 밖으로 나와 거리를 걷고 있는데 무즈코가 갑자기 이런 말을 꺼냈습니다. “알다시피 난 아빠가 운영하는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쳐 왔잖아. 근데 이번에 새로운 계획이 생겼어. 3년 뒤에 다시 하와이에 와서 영문과 대학원을 졸업한 다음, 외국 랭귀지 스쿨에서 영어를 가르칠 거야.” 그 얘기를 들은 유미 사토가 말을 이었습니다. “요즘 나도 영어 공부를 좀 더 한 다음에 하와이 대학에 입학해서 한국어나 중국어를 전공하려고 생각하고 있어.”
그러고 보니 며칠 전엔 레이코와 마사코가 이런 말을 했었어요. 여기 오기 전엔 미국 땅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지금은 뉴욕이나 캘리포니아 같은 본토에도 가보고 싶어졌다고. 그래서 내년에 차 한대를 빌려서 국도 66번을 타고 시카고에서 라스베가스, 그랜드캐넌, 로스앤젤레스까지 가볼 거라고요.
3,4~50대에게서 결혼, 돈, 집값 같은 얘기가 아닌 그들의 꿈 이야기를 듣는 게 얼마만인지요. 언제부턴가 꿈이나 열정이라는 단어에 더 이상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는 나이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친구들의 계획을 듣자 무척 설레더군요. 사실 그 무렵 저도 오랫동안 드림리스트에 적어 두기만 하던, 실천할 엄두가 나지 않던 한 가지 꿈을 한번 실행에 옮겨보자고 마음을 먹은 터라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해주었지요. 꿈으로 반짝반짝 빛나던 밤이었습니다.
다들 늦은 나이에 영어를 배우러 하와이에 왔고, 그 용기는 새로운 원동력이 되어 또 다른 꿈을 꾸게 해주었습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꿈이 있는 곳에 노력이 깃든다고요. 먼저 꿈을 꾸어야 그 다음에 실천할 수 있지요. 성경에 기록된 믿음의 인물들 중 꿈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요셉처럼 나이가 적건 아브라함처럼 나이가 많건, 한나처럼 개인적인 꿈이건, 느헤미야처럼 대의적인 꿈이건, 삭개오처럼 소박한 꿈이건, 모세처럼 위대한 꿈이건, 모두 꿈을 꾸며 살아갔지요. 그 성경의 기록들이 그저 아름다운 비유가 아니라 정말로 실재했던 사실임을 믿는다면, 우리도 그들처럼 꿈을 갖고 살아보는 건 어떨까요?
신은혜
dopal0203@naver.com
내 이름값
셰익스피어의 작품 ‘오델로’에 보면 이런 유명한 구절이 있습니다. “내 지갑을 훔치는 것은 쓰레기를 훔치는 것이다. 그러나 내 이름을 훔치는 것은 내 목숨을 훔치는 것과 같다.”
왜 그럴까요? 이름은 곧 그 사람의 인격과 삶이며, 또 살아가는 이유와 절대적인 가치가 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어렸을 때 잘못을 하면 늘 아버지께서는
“네가 그렇게 하고 다니면 부모 얼굴에 먹칠하는 것이다.” 라며 호통을 치시고, 또 어떤 일을 잘 해나가면 “뉘 집 딸인지 이름값은 한다.” 라며 칭찬을 하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도 혁혁한 공을 세워 영원히 기억되는 많은 이름들을 성경을 통해 자랑하십니다. 대홍수로부터 인류를 보전한 노아, 믿음의 조상과 열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아브라함, 심한 기근에서 동족을 구한 요셉, 애굽의 종으로 살고 있던 이스라엘 민족을 출애굽 시킨 모세, 부강한 통일 국가를 세운 다윗, 태평성대를 이룬 지혜의 왕 솔로몬 등 그 이름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을 정도입니다.
“복음이 전파되는 곳마다 이 여자가 행한 일을 기념하라.”고 말씀하신 주님도 보배로운 기름보다 아름다운 이름을 선택한 여인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마26:13). 바로 마리아입니다. 마리아는 아름다운 헌신을 통해 보배로운 이름을 성경에 남겼습니다. 우리의 삶이 하나님의 이름을 드러내는 삶이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귀결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이름 중에 가장 뛰어난 이름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빌2:9)시며, 이름 중에 가장 복된 이름은 ‘그리스도인’(행11:26)이라는 이름일 겁니다.
우리는 이 명칭에 맞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때론 주의 일을 하면서 “차라리 그 이름표만 없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안타까운 순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도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불리는가보다 불리는 이름값을 하고 사느냐’입니다. 후손들에게 믿음의 조상으로 불릴 만큼 열심을 내고 이름값 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