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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9호 목차 › 객원컬럼

거룩한 꼭두각시

889호 · 2017-03-11

신앙은 어디까지나 내면의 사실이다. 따라서 신앙의 사실증명이란 사람의 외양을 보고 할 수 있는 노릇이 아니다. 내가 믿음이 있는지 없는지는 오직 하나님과 나 자신만이 알 수 있을 뿐이다. 성경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너희가 믿음에 있는가 자기 자신을 시험하고 너희 자신을 확증하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너희 안에 계신 줄을 너희가 스스로 알지 못하느냐 그렇지 않으면 너희가 버리운 자니라(고후13:5). 신앙이 내면적 사실이라 할 때, 그것은 사람이 자기의 죄를 고백하여 용서받고, 예수 그리스도라는 반석위에 자기의 삶 전체를 세우는 것을 말한다.

베드로는 갈릴리 호반에서 성장한 노련한 어부였다. 물때만 봐도 고기가 잡힐 것인지 안 잡힐 것인지 알고 있을 그가 밤새도록 고기잡이에 실패했다는 것은 얼른 납득이 안 간다. 베드로 자신도 매우 의아하게 여겼을지 모른다. 그때에 주님이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 베드로는 군소리 없이 그 말씀에 순종하였다. 만약 베드로가 어부도 아닌 웬 낯선 인물의 명령을 거부했더라면 아마도 그는 사도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어부로서의 경력과 체험에 입각한 신념을 단호히 꺾어버리고 말했다. “선생이여 우리들이 밤이 맞도록 수고를 하였으되 얻은 것이 없지마는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눅5:5). 그러자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잡힌 고기가 너무 많아 그물이 찢어질 지경이 되어, 다른 배에 있는 동료어부들이 합세하여 그물을 올리고 본즉 두 배 모두 꽉 찼던 것이다. 이것을 본 베드로는 예수의 무릎 아래 엎드려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라며 자기의 죄인인 것을 고백한다. 베드로는 거기서 물고기를 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자기의 신념을 포기하고 예수의 말씀에 따르더니 그 순종에서 기이한 능력이 나타나자 그는 즉시 자의식(죄의 자각)에 빠져든 것이다. 베드로의 순종과 죄인의 자각에 이르는 이 일련의 장면은 참으로 위대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갈릴리 호숫가의 한 미천한 어부가 하나님의 영광을 발견했을 때, 그리스도의 수사도 베드로라는 위인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사람이 하나님께 나아가는 유일한 길은 신앙이다. 오직 예수를 믿는 신앙을 통해서만 하나님과의 거룩한 관계에 들어갈 수 있다. 주님의 명령에 준행하여 주님께서 하라 하실 때 하고, 하지 말라 하실 때 안하는 것, 이것이 바로 신앙이다. 우리는 다만 주님이 시키는 대로 몸을 움직이는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얼마나 놀라운 꼭두각시인가? 그 얼마나 영광스런 심부름꾼인가?

신앙의 본질을 타락시키지 말고 참된 내면적 신앙에 도달하자. 오직 하나님의 은총이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이다.

신기류 목사

abba7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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