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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를 무시하면…

869호 · 2016-10-22

태풍 차바가 지난 뒤, 10월 초에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경주와 울산을 거쳐 부산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차바가 지나간 날은 10월 5일, 영화제의 개막식은 10월 6일이었다. 부산에 가까워질수록 차바가 휩쓸고 간 흔적들이 선명하게 보였다.

그러던 중에 부산국제영화제의 행사 장소가 변경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해마다 해운대 백사장에서 열리던 ‘비프 빌리지’가 태풍 차바로 인해 모두 파손되어 행사 장소를 이동한다는 내용이었다. 뉴스와 신문을 통해 본 비프 빌리지는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었다. 국제적인 행사를 위해 멋지게 차려놓은 행사장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만 것이다.

해운대에 도착하여 철거되고 있는 ‘비프 빌리지’ 컨테이너들을 보면서 목사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태풍이 다가오고 있다는 경고가 있었음에도 주최 측에서는 아무런 조치나 대안 없이 매년 그랬던 것처럼 ‘비프 빌리지’를 설치했다. 태풍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어떠한 안전조치 없이 태풍이 지나쳐갈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 안일한 생각을 접고 태풍에 대비한 조치를 취해야 했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제 개막식에서 많은 사람들은 태풍 차바로 인한 피해를 걱정하며, 복구에 모두가 힘써야 함을 강조했다. 그리고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걱정하고 위로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다. 복구를 강조하기보다 먼저, 다가오는 태풍에 대비를 하고 큰 사고가 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했었다고 생각한다. 폐허가 된 ‘비프 빌리지’를 돌아보면서 목사님께서 우리에게 자주 하시는 그 말씀, “경고를 무시하면, 경고도 너를 무시한다.”는 그 말의 무게감을 새삼 깨달았다.

돌이켜보면, 우리 주변에는 크고 작은 경고의 메시지들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안전 불감증과 ‘나만 아니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에 그 메시지들을 너무나 쉽게 지나쳐 버리는 경향이 있다. 사소하게는 교통법규를 지켜야 한다는 경고, 건강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경고 등, 우리 삶을 위한 경고들이지만 우리는 그것을 너무 쉽게 잊고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폐허가 된 ‘비프 빌리지’를 보면서 나에게 울렸던 경고의 메시지들을 떠올려 보았다. 그리고 하나님이 나에게 주시는 경고의 메시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다. 성경 속에도 악행을 멈추고 하나님 앞으로 돌아올 것을 경고하는 메시지가 있었다. 하나님은 예레미야의 입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엄중히 경고하셨다(렘26:1~7). 누군가의 말과 글을 통해 하나님이 나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어떤 것이 있는지 기도해보아야겠다. 그리고 그 경고가 나를 무시하기 전에 하나님 앞에 온전히 설 수 있는 주님의 자녀가 되어야겠다.

태풍 차바로 인해 피해를 입은 모든 사람들에게 주님의 위로와 평안이 함께하기를 기도해본다.

전훈지

ppj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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