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기울이세요
대충 살균제 ‘열일’
‘열일 중’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신
적 있는가? 요즘 인터넷상에서 많이 쓰는
‘열심히 일하는 중’의 줄임말로 각자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묘사할 때 보통
사용한다. 최근 진정한 ‘열일 중’이신
택시 기사님을 한 분 만났다. 업무가 늦게
끝나 야간에 택시를 탔다. 나도 나지만
이 기사님은 하루 종일 일을 하셔서 고된
하루였을 텐데도 불구하고 점잖은 말투와
승객에 대한 최대한의 배려를 보여주셨다.
그러면서 본인의 인생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이 기사님은 고대 법대를
나와 은행에서 31년을 근무하며 임원으로
퇴직한 분이셨는데, 현직에 있을 당시
본인 아래 은행 지점이 80여개가 있었고,
연봉 6억을 받으며 직장생활을
마무리했다고 하였다. 퇴직금 및 임원
일을 하며 회사에서 주식으로 받은
스톡옵션 금액까지 정리를 했더니 21억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왜 퇴직 후 창업이나 임대업 같은 것을
안 하고 운수 일을 하시느냐고 물어보니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정직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일이어서 선택했다고 하셨다.
퇴직하기 직전 한시적으로, 그룹에서
퇴직자들 가운데 배려차원으로 본인이
관리했던 점포 중 한 곳에서 2년을 책상만
지키고 있어도 억대의 연봉을 받을 수
있다는 제안도 있었지만, 회사에 손해를
끼치면서까지 설렁설렁 일을 하고
싶지는 않아 퇴직 즉시 운수업을
시작했다고 하셨다. 이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 그것도 잠시 이 일도 회사
다닐 때처럼 최선을 다했더니 늘
신바람이 난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이제
회사 택시로 운전 무사고 35개월을
채웠으므로 10일 후면 개인택시를
할 수 있다고 엄청 기뻐하셨다. 31년간
은행원으로 일하면서 치열한 전투 끝에
본사 서열 10위 임원으로 승진하시는데
최선을 다했던 ‘열일’정신을 이어 퇴직
후 운수업으로 승객 한 분 한 분에게
‘열일 중’이신 택시기사님을 보면서
어느 자리에 있든, 어느 곳에 있든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우리의
꿈과 희망, 그리고 삶의 한자리까지
갉아먹는 ‘대충’이라는 기생충을 잡고
싶으십니까? 그럼 오늘도 내일도
‘열일’합시다!
송현혜
charisma069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