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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전국 청소년 연합 수련회를 기다리며

804호 · 2015-07-24

내가 마지막으로 여름 수련회에 참석했을 때에는 수련회를 위한 화려한 기구들이나 수영장이 없었다. 조별로 기도원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여러 가지 미션을 수행하였고, 미션을 통과하면서 열정적이지만 은혜로운 시간을 보냈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미션은 밤늦은 시간 진행되었던

‘천로역정’이었다. 대성전 뒷마당에서 시작해 기도동산을 돌아 내려와 식당 뒤편 공터(지금의 수영장 자리)를 지나 대성전으로 향하는 짧지만 엄청나게 무서웠던 순례 길이었다. 곳곳에 포진되어 있는 악의 무리(?)들을 물리치면 달콤한 간식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천로역정’이 기억에 오래 남는 이유는 조장이었던 나의 불찰로 우리 조에는 많은 낙오자가 생겼고, 결국 대성전 코앞에서 나를 비롯한 조원의 절반이 변절(?)하는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민망하게도 그 수련회 이후 18년이 흘렀다. 그동안 수련회는 전국연합수련회로 바뀌었고, 또 2년 전부터는 중고등부와 대학청년부로 나누어져 진행된다고 한다. 흘러간 시간의 숫자만큼 기도원은 더 많이 좋아졌고, 아마도 전국연합수련회도 더 많이 업그레이드(?)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해마다 7월 중순, 예배시간에 보여주시는 수련회 홍보영상은 ‘천로역정’의 아픈 기억을 갖고 있는 나에게는 특히나 부럽고도 달콤한 유혹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 유혹에 굴하지 않고 해마다 버텨내었다. 올해도 역시 달콤하기 그지없는 수련회 홍보영상을 보면서 마음이 흔들렸지만 수련회에 가지 않을 이유를 수도 없이 꼽아보았다. 일을 해야 하고, 공부를 해야 하고, 논문을 써야 하고, 강의 준비를 해야 하고, 장염이 심해져 음식을 조심해야 하고, 등등….

늘 그랬듯이 그렇게 수련회에 대한 미련조차 잊은 어느 평일 저녁.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어쩌면 올해가 내 인생의 마지막

‘청소년’ 수련회가 될지도 모른다는 그 전화는 우스갯소리로 넘어가기에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였다.

오래 전,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고파서 간절히 기도했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수련회에 대한 미련을 바쁘다는 핑계로 지워버리며 부러움을 무관심으로 치환했던 나의 가식이 스쳐 지나갔다. 이중적인 나의 모습들이 오버랩 되면서 폭우 속에 구원의 손길을 요청했지만 오가는 구조대를 거절해 죽어버린 어리석었던 그 사람의 이야기가 기억났다. 어쩌면 나도 그 사람처럼 어리석은 짓을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내 기도에 응답해주시려고 내밀었던 하나님의 손길을 무시해왔을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하나님이 기다리시는 그 곳에 가기로 결심했다.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2015년의 여름처럼, 전국연합청소년수련회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은혜로운 시간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처럼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수련회 참석을 망설이고 있을 사람이 많을 것이라 짐작한다. 더 늦기 전에, 더 많은 후회를 하기 전에 과감히 용기를 내어 결단하길 권하고 싶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은혜의 전당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기를 기도해본다.

전훈지

ppj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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