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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6호 목차 › 붕우칼럼

얼굴

796호 · 2015-05-29

얼굴은 ‘얼(정신)을 담는 굴레(틀)’라는 뜻이다. ‘어린이’는 얼이 아직 여린 사람이고, ‘어른’은 얼이 익은 사람이라는 뜻이란다. 또한 우리가 욕처럼 쓰는 ‘얼간이’는 얼이 잠시 나간 사람이고, ‘얼빠진 사람’은 얼이 아예 빠진 사람이며, ‘어리석은 사람’은 얼이 썩은 사람을 말한다.

얼이란 영혼이며, 정신이다. 그래서 그 얼을 담는 그릇인 얼굴은 영혼에 무엇을 담았느냐, 어떤 정신 상태인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나이 40이 되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는 것이다. 얼굴이 인격의 현주소요, 삶의 현주소이기 때문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최후의 만찬’에 예수님과 유다의 모델이 같은 이였다고 한다. 두 얼굴을 보면 같은 모델로 그렸다는 것이 도무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미추가 엇갈린다. 아름답고 인자한 얼굴을 가진 예수님의 모델이었던 자가 몇 년이 흐른 뒤 범죄에 가담하여 사형수로 로마 감옥에 갇혀 있다가 유다의 모델로 발탁된 것이다. 그의 얼굴에는 전에 있던 아름답고 인자함 대신 흉악함이 배어 있었고, 또한 사형수로서의 절망과 두려움에 사로잡힌 얼굴로 변해 있었다. 왜 그의 얼굴이 그렇게 변했을까? 그의 정신이 변했기 때문이고, 얼이 썩었기 때문이다.

지금 거울을 꺼내 당신의 얼굴을 들여다봐라. 어떤 얼이 담겨져 있는지 보일 것이다. 꽃에서는 향기가 풍기지만, 똥에서는 악취가 나듯 당신의 얼에 따라 얼굴이 자리 잡을 것이다. 이목구비가 확실해야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얼이 바르고 맑고, 인격과 신앙이 갖추어질 때 진정 미인(美人)이 되는 것이다. ‘생긴 대로 논다’는 말이 있지만, 생긴 대로 노는 게 아니라 노는 대로 생김이 달라지는 법, 믿음 안에서 품격과 품위를 예절이라는 그릇에 담는다면 당신의 얼굴은 아름다워지리라.

나의 얼굴을 변화시킨 주님을 찬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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