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딤나무의 감사
방송에 나온 한 실화를 소개해볼까 한다. 아파트 1, 2층에 언니, 동생하며 친하게 지내는 젊은 주부들이 있었다. 어느 날 1층집 주부가 2층집 주부에게 일본에 여행갈 일이 있다며 중풍에 걸린 시어머니를 이틀만 돌봐달라고 했다. 자신도 치매에 걸린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터라 참으로 힘든 상황이었지만 거절할 수 없는 사이라 허락했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도 1층집 부부는 돌아오지 않았고, 한 달이 지나자 다른 사람이 이사까지 들어왔다. 그날 밤, 1층집 주부에게 전화가 걸려와 하는 말이 “동생, 미안해. 여기 일본인데 우리가 빚이 많아 돈을 벌어야 하는데 달리 방법이 없었어. 이제 직장 잡았으니 딱 1년만 부탁해.”라는 것이다. 2층집 주부는 당장 모시고 가지 않으면 복지시설로 보내겠다고 윽박지르며 전화를 끊어버렸지만 생각해보니 그 언니도, 이 할머니도 참 불쌍했다. 하여 ‘이것도 내 복이려니’ 하며 그 할머니를 모셨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치매에 걸린 친정어머니가 이 할머니가 오신 뒤부터 상태가 점점 좋아지신 것이다. 금방 식사를 하시고도 밥 달라고 소리치던 엄마에게 2층집 할머니가 ‘방금 밥 먹었잖아.’ 하면 친정엄마가 “그렇지? 나 먹었지?” 하며 얌전해지시는 것이다. 전에는 친정엄마에게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는데 두 분이 오순도순 사이좋게 지내시며 이젠 1층집 할머니가 없으면 안 될 지경이라며 모든 상황에 감사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감사는 조건이 아닌 믿음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하박국 선지자는 참으로 가슴 아픈 시대를 살고 있었다. 요시야가 애굽과의 전쟁에서 전사하자 백성들은 하나님의 자녀가 원수의 칼에 죽었다는 비통함으로 인해 신앙적 고민에 휩싸여 있었다. 더군다나 막강한 전투력을 가진 바벨론이 침략한다는 소식을 듣자 백성들이 두려움에 절망했으니 하박국의 고뇌는 ‘뼈가 속부터 썩어 들어가고 온 몸이 사시나무처럼 덜덜 떨리는(합3:16)’ 정도였다. 이쯤 되면 하박국의 기도는 ‘하나님, 어찌 이러실 수 있습니까?’로 시작해야겠지만 그의 기도는 남달랐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합3:17~18).
이스라엘의 황량한 사막에는 척박하고 힘든 상황을 담담히 이겨내는 나무가 있다. 바로 싯딤나무이다. 이 싯딤나무는 하나님의 법궤를 만드는 주재료이기도 하다. 이러한 싯딤나무처럼 아프고 고통스러운 환경을 감사로 이겨내는 의인들이야말로 하나님의 법궤, 즉 하나님의 영광을 능히 담아낼 귀한 성전이 될 수 있는 듯하다.
감사할 수 있을 때 감사하는 것은 누구나 한다. 감사할 수 없을 때도 항상 감사하는 자가 진정 하나님의 사람이 아닐까.
하인명
renming@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