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장애증후군
직장인들이나 학생들에게 있어 하루 중 가장 고민되는 순간은 언제일까? 사람의 삶 자체가 매순간 선택의 연속이라고 하지만, 가장 어려운 선택은 바로 점심 메뉴를 고를 때가 아닐까 한다. ‘오늘은 뭐 먹지?’ 부터 시작해서 ‘자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등등 매일 반복되는 선택들이 가장 고민스럽기 때문이다.
우리 과 동기들이 농담 삼아 ‘결정장애증후군’이라는 병명을 만들었다. 결정장애증후군에 걸린 사람들의 대다수가 대학원생이라며, 수많은 선택지들 앞에서 망설이기만 하고 섣불리 선택을 하지 못해 망설이다 대학원까지 온 것이라고 우스개삼아 이야기한다.
요즘에는 결정장애증후군에 걸린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그 대표적인 예가 간접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배고픈 것 같아요.’, ‘그 영화는 재미있는 것 같아요.’ 등등…. 배고프다, 재미있다, 슬프다 등, 자신의 감정을 직접 표현해야 하는 상황에서 ‘뭐뭐한 것 같다’는 식의 간접적인 화법을 사용하는 것도 일종의 결정장애이다. 이러한 잘못된 간접화법의 이면에는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고, 명확한 의사전달을 하는 데에 부담을 느끼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분명한 것은 함께 있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과 결정장애로 선택을 유보시키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는 점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이 A라면, ‘나는 A가 하고 싶은데, 당신의 생각은 어떠합니까?’라고 직접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좋다. 내 감정을 드러낸다고 그것이 상대방의 의견을 묵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내 의사를 분명히 전달하고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 상대방도 자신의 의견을 부담 없이 피력할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이며, 상대방이 내 언행을 보고 들으면서 이것이 배려인지 우유부단한 것인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하나님의 자녀라는 우리의 ‘포지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한 자녀가 되기 위해서 우리는 각양각색의 인간 군상들 속에서도 당당히 우리가 지닌 예수의 색을 분명하게 드러내야 한다. 내가 상대하는 사람의 지위나 신분여하를 막론하고 ‘나는 크리스천이오!’ 라고 당당히 이야기 할 때, 그 모습을 하나님이 보시고 우리를 인도해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성경 속에도 그런 인물들이 있었다. 다니엘과 그의 세 친구는 죽기를 각오하고 자신이 하나님의 자녀임을 언표(言表)하였고, 하나님은 그들을 버리지 않고 더 큰 축복의 길을 열어주셨다. 마찬가지로 유대 민족이 위기에 처해있을 때에 에스더는 왕 앞에 당당히 나아가 자신의 의사를 전달함으로써 한 민족의 위기를 구할 수 있었다(에스더4~5장).
명확하게 표현하는 현명하고 지혜로운 크리스천이 되자.
전훈지
ppjee@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