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의 참된 의미
올해 초였다. 어떤 영어 선생에게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내용인 즉, 자신은 고등학생들을 가르칠 능력이 없으니 내가 대신 맡아서 수업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거절하였다. 학생들에게 들일 나의 수고와 노력에 대한 대가가 너무 작게 지불받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그 학생들이 걱정되었다. 인생의 가장 소중한 시절에 행여나 선생님을 잘못 만난다면….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파왔다. 설명하기 힘든 일말의 책임감을 느끼고, 일단 그 학생들을 맡아서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시간이 지났고, 이런저런 일들이 생기면서 아이들과 헤어져야 될 상황이 생겼다. 그들이 예전의 선생님에게 돌아가던지, 아니면 나와 계속 수업을 하던지 양단간에 선택을 해야만 했다. 아이들에게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를 물어보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았다. 돌려보내자니 중단될 공부가 걱정되었고, 잡자니 아이들의 입장이 난처해질 것 같아 일체의 회유 없이 선생님을 선택할 기회를 주기로 하였다. 하지만 아쉬움도 잠시, 그 다음 시간에 선택의 기로에 있던 학생들 전원이 모두 찾아왔다. “선생님과 함께 마지막까지 공부하고 싶어요.”라고 말하며 웃는 아이들의 얼굴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내가 그들에게 해준 것이 있다면, 그들에게 필요한 수업을 전심을 다하여 해준 것뿐이다. 망막에 이상이 생겨서 한치 앞이 안 보이는 순간에도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며 설명해주었고, 시험 기간과 겹친 수술 날짜를 뒤로 미루고 시험 준비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함께 준비했었다.
어리석다 할지 몰라도 그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맛있는 피자를 사주는 것도, 즐거운 영화를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그들의 지적 갈급증을 해결해주는 것,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공부에 매진하는 그들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것이다.
그 아이들은 나의 온 맘과 뜻을 다한 노력을 알았던 것 같다. 서로 최선을 다하며 노력했던 시간들 속에서 그 아이들과 나 사이에서 수수되었던 건 서로를 향한 진정성이었던 것이다.
인간의 내면을 울리는 것은 진심과 진정성이다. 세상의 만물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은 진심과 진정성을 알아차린다. 상대방이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의 입장에서 곰곰이 생각하며, 그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진심과 진정성이 이 시대에 절실하다.
오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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