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와 까마귀
서양에서는 지혜의 상징이라 대접받던 올빼미, 그러나 동양에서는 오히려 불길한 새라 하여 천대했다. 올빼미가 울면 마을에 전염병이 돌거나 국가에 전쟁이나 흉년이 발생한다고 믿었던 탓이다. 심지어 올빼미는 제 어미를 잡아먹는 패륜을 상징하는 새로 여겼다. 제 낳은 어미를 잡아먹는 불효막심한 새라는 이유로 올빼미는 갖은 수난을 겪어야 했다. 눈에 뜨이는 족족 잡혀 죽었을 뿐 아니라 머리가 잘려 높은 나무에 걸리는 수모를 겪어야 했던 것이다. 올빼미 효(梟)자가 나무 위에 새가 걸려있는 형상인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근거 없는 낭설일 뿐이니 올빼미 입장에서는 참으로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비단 올빼미뿐이랴?
자주 깜빡깜빡하는 이들을 일컬어 우리는 ‘까마귀고기를 먹었냐?’며 핀잔을 주기도 한다. 까마귀고기가 기억력을 떨어뜨린다는 속담도 있었다. 하지만 이 또한 사실과 다르다. 캐나다 맥길대학 연구팀에 의하면 아둔함과 건망증의 상징인 이 까마귀가 사실은 가장 머리 좋은 새라고 보고한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심리학과와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 심리학과 합동 연구팀은 ‘뉴칼레도니아 까마귀의 경우 지능이 영장류 수준을 벗어나 5~7세 어린이와 비슷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심지어 도구를 사용할 정도로 머리가 좋다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우리가 그동안 알고 지내왔던 것들이,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지식과 상식들이 실상은 사실(Fact)이 아닌 경우를 확인하곤 한다. 그래, 우리가 전지전능한 하나님은 아니니까 당연히 실수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그 다음이다.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났음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 귀와 눈을 닫아걸고서는 자기가 원하는 것만 듣고, 자기가 찾는 것만 보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는 태도, 바로 이것이 문제다. 이것이 서로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갈등을 더욱 부추긴다.
현재 우리나라의 가장 큰 위협은 무엇일까? 북한의 위협도,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의 이권 다툼도, 세계 경제의 불황도 아니다. 바로 우리 안에 있다. 사회갈등지수의 증가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나라의 사회갈등지수는 OECD국가 중 터키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지역과 계층, 세대와 성별 간에 불필요한 갈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비용 또한 어마어마하다.
세월호사건과 구원파 유병언 일가의 도피문제, 그리고 거듭된 정부 인사관리의 실패로 인해 국민의 마음이 사분오열되고 있다. 하지만 그에 따른 결과가 과연 무엇이겠는가! 강철은 모든 것을 부숴버릴 강함을 가졌다. 하지만 녹 때문에 스스로 망가진다. 우리 또한 마찬가지다. 외부의 적이 아닌 내부의 문제가 항상 더 큰 위협이 된다. 이러하기에 더더욱 마음을 열어야 한다. 나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 상대에 대한 비난을 이제는 멈추어야 한다. 내 생각, 내 입장을 내려놓고 대의(大義) 앞에 하나로 뭉칠 때이다. 이를 위해 우리가 깨어 합심하여 기도해야 할 때이다.
신현명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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