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와 경제
인류역사에 큰 자취를 남기고 있는 1789년의 프랑스대혁명이나 1917년의 러시아 볼셰비키혁명의 원인을 깊이 따져 들어가다 보면, 결국 빵의 문제에 직결됨을 알 수 있다.
물론 불안한 사회체제의 변혁에 불을 댕기는 사상이나 이론들이 등장하고, 사회의식의 변화라는 도도한 흐름이 크게 자리를 잡게 되는 순서를 밟게 되지만, 목사님이 늘 말씀하시듯, 정권은 배요, 백성은 바다와 같아서 파도가 크게 일어나면 배는 난파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 백성이 출렁이게 되는 가장 근본적 이유가 결국 먹고 사는 문제라는 것이다. 절대 권력의 유지에만 골몰하던 유럽의 구체제는 백성의 삶을 도외시하다가 그 백성의 힘에 무너지고 말았다. 대다수의 국민이 삶의 희망을 상실한다면,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따라서 국민의 안정된 삶을 위해 골몰해야 하는 것이 정부의 가장 중요한 몫이라 하겠다.
미군이 미국 시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이유는 국가안보의 첨병이라는 단순한 가치에서뿐 아니라 미군이 지금까지 유지해온 명예와 자부심이 미국 시민 전체의 마음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 믿는다.
전체주의에 맞서 세계 시민의 자유를 지켜냈다고 자부하는 2차 세계대전의 승리나 각국의 분쟁에 개입하여 세계 질서를 유지한다는 자부심 말이다. 물론 그 평가는 각국의 입장에 따라 갈리고 있지만, 어쨌든 미국 시민들이 자국 군대에 갖고 있는 자부심과 긍지는 당연한 결과라 생각한다.
그들은 정부를 전복하는 쿠데타를 모의한 적도 없고, 자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적도 없다. 오로지 미국 시민의 보호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무장한다고 굳게 믿는다. 군대는 자국민과 영토를 지키며 국가정체성의 보루라는 명예와 자부심이 생명이다. 따라서 그러한 명예로운 군대의 자부심은 첨단무기보다 더욱 중요하다.
6·25전쟁에 우리 대한민국 군대가 북한군에 비해 극도의 열세라는 핸디캡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피로써 싸울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지켜야할 자유민주주의체제에 대한 믿음이 우리 국민의 가슴에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북한 김일성은 남침하여 수도 서울만 점령하면 전국 각지의 빨치산과 남로당 지하세력이 봉기하는 가운데 삽시간에 남한을 접수할 수 있을 것이라 오판했다. 그러나 전쟁 전에 정부가 단행했던 숙군(肅軍)작업과 토지개혁은 김일성이 믿었던 남한 내부의 동요를 잠재우는데 크게 기여했다.
국가안보는 건강한 중산층이 두터울 때 절로 담보된다. 내가 소중히 지켜야할 나라라는 인식이 국민 대다수의 마음에 깊이 자리 잡는다면, 어떠한 위기가 와도 힘을 합쳐 국가의 위기를 극복해낼 수 있다.
불법과 부패가 난무하고, 성실한 삶보다 편법이 우선하는 사회가 되어버리면, 사회안전망이 파괴되고, 사회불안이 가중되어 그 나라는 외부의 공격이 있기도 전에 내부로부터 무너지는 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제의 안정, 법과 질서의 유지, 이것이 국가안보의 핵심이다.
한은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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