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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열등생

704호 · 2013-08-23

수련회가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무사히, 성황리에 잘 끝났다. 이맘때가 되면, 오래전 예루살렘교단 전국 청소년연합수련회에 참석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나의 학창시절, 부모님은 학원을 운영하셨다. 부모님이 운영하시던 학원의 학생들은 그 당시 인근 학교에서 문제아라고 이름난 아이들이었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두 손 두 발 다 들었고, 부모님들도 학교 졸업을 목표로 출석만 제대로 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하실 만큼 공부에는 관심도 흥미도 없던 아이들이었다.

나의 부모님은 그 아이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셨고, 교회에 양해를 구해 학원생들을 전부 청소년연합수련회에 참가시키셨다. 하지만 학원생들은 기도원 성전 뒤뜰에서 밤이면 모기향을 가장한 담배 연기를 몰래 내뿜고, 식사 시간에는 밥을 먼저 먹겠다고 새치기를 일삼아 착하기만 한 예루살렘 중고등학생들에게 엄청난 불쾌감을 주었었다.

결국 수련회 마지막 밤, 작은 말썽이 생겼다. 학원생들을 못마땅하게 여기던 예루살렘 고등학생에게 학원생들이 시비를 걸었고 작은 다툼이 일어났다. 그날 밤, 예루살렘의 고등학생들은 억울함에, 학원생들은 원장선생님께 야단을 맞느라고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생활 태도도 불량, 복장도 불량, 마음가짐도 불량이었던 그들에게도 절실함과 간절함은 있었던 듯하다. 찬양 시간에는 객기를 부리듯 목청껏 찬양을 따라하고, 기도 시간에는 저린 다리 때문에 엉덩이를 하늘로 쳐들고는 하지도 못하는 기도를 정말 열심히 했었다.

나중에 물어봤더니 그들은 자신들의 무사 졸업과 상급학교 진학, 그리고 몇몇은 군대에 가지 않게 해달라는 기도를 했다고 한다. 어쨌든 수련회에서의 기도 덕분이었는지 대부분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고, 무사히 졸업도 했다. 십년도 더 지난 지금, 이제는 한 아이의 아빠 엄마가 된 학원생도 있고 방송매체에서 이름을 날리는 가수, 배우, 모델이 된 이들도 있다.

주기도문도 모르고, 찬양 한소절도 다 따라 부르지 못하는 신앙의 열등생들이었던 그들에게 수련회는 어떤 의미였을까? 놀라운 것은, 그 때에는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 하나님이라며 말장난을 했던 아이들이었는데, 이제는 독실한 크리스천이 되어 한 가정을 구원한 아이도 있고, 방송에서 당당히 자신은 기독교인이라고 말하는 아이도 있다. 그리고 가장 놀라운 것은, 세상에 믿을 건 돈과 자신뿐이라고 했던 아이가 목사님이 되어 이주민 노동자의 자녀들을 보살피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지금 내 신앙이 연약하고 부족하더라도 지금의 모습이 전부가 아닌 것이다. 한 번 열등생은 영원한 열등생이 아니다. 주변에 믿음이 연약하여 흔들리는 영혼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꼭 이야기해주고 싶다.

가랑비에 속옷이 젖듯이, 비온 뒤에 땅이 굳듯이 우리의 믿음은 항상 조금씩 자라고 있으니 마음을 더 굳건히 하라고 말이다.

전훈지

ppj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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