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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약은 건강할 때!

704호 · 2013-08-23

건강할 때 먹은 약은 보약이 되지만 건강치 못할 때 먹은 약은 되레 화가 된다.

나는 건강치 않을 때 녹용을 세재 가까이 먹었다가 그것이 오히려 해롭게 작용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약골이었던 나는 녹용의 위로 뻗쳐오르는 기운을 감당하지 못하여 없던 병까지 얻었었다.

동일하게 영이 건강치 못한 사람은 아무리 좋은 말씀을 들어도 복이 아니라 저주가 된다.

직장에서 소장이라는 직위를 가지고 일한 지 1년이 되어가는 시점부터 나는 직원들에게 예수님의 말씀으로 권면했다. 그런데 유독 한 명의 직원이 나를 힘들게 했다. 말씀을 전할 때면 다른 사람은 괜찮은 반응을 보이는 반면에 유독 그만이 앉은 자리에서 자신의 얼굴을 무릎에 콕 박은 상태로 고통스럽게 앉아 있는 것이다. 그는 매 예배 때마다 그렇게 같은 자세를 취했다. 그렇게 수개월을 그도, 그것을 보는 나도 힘겨워하며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나를 찾아와 청천벽력 같은 말을 쏟아냈다. 자신을 직접 불러서 말하면 될 것을, 왜 굳이 말씀으로 빙빙 돌려서 말하느냐는 항의였다. 아마 그는 내가 자신을 훈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나는 그저 늘 목사님의 설교를 요약하여 말씀을 전했을 뿐이었는데.

그 즈음에 목사님의 설교 중에 ‘청함을 받았으면 택함을 받으라’는 메시지를 전했는데, 그 말씀이 불똥이 된 것이다. 아마 자기가 청함 받지 못한 자라 여긴 모양이다. 그 후 은혜를 받지 못하던 직원은 나를 피했고, 나에 대한 미움이 생겼던지 예절인 인사까지도 잊은 듯 목이 뻣뻣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가 전혀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다. 아직 들을 만한 귀가 아니고, 아직 볼 만한 눈이 되지 않았을 터, 얼마나 힘들었을까? 마치 내가 남들이 좋다고 하는 녹용을 잘못 먹고 힘들어했던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 그 영혼이 아직 말씀을 받아들일 만큼 건강하지도, 장성하지도 못했는데 내가 좋다고 너무 과한 약을 처방해서 먹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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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아직 받아들일 자세가 안 되어 있는 사람에게 너무 강제적으로 믿음을 강권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믿음을 받아들이면 복이 되겠지만, 아니라면 조금 기다려주는 것도 좋겠다. 되레 독이 될 수 있으니. 좋은 것인데 왜 안 먹느냐고 하지 말고, 그것을 받아들일 체력, 영력이 되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좋은 땅, 곧 옥토에 씨를 뿌려야 열매를 거둘 수 있다는 마태복음 13장의 말씀은 진리다. 목사님의 말씀처럼 돌을 거두고 잡초를 뽑아야 옥토가 된다. 내가 이 작업을 생략한 것이 화근이 된 것이다.

먼저 그에게 관심을 가지고 선한 마음과 올바른 생활로 마음의 문빗장을 열고, 길지 않게 말씀으로 그를 단련해야 한다. 그 후에 ‘예수’니, ‘교회’니 하면 좋겠다. 사랑과 배려로 영혼이 완치된 후에 믿음으로 이끌면 나와 같은 일은 없을 터, 누군가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에도 노하우는 필요하다.

김영숙

jesus_soo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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