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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기울이세요

694호 · 2013-06-14

중세 시대 유럽의 성자 프란체스코와

그의 제자들이 함께 40일 금식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하루를 남겨 놓은

39일째, 젊은 제자 하나가 맛있는

스프 냄새에 이끌려 자신도 모르게

한 숟가락을 입에 떠 넣고 말았습니다.

그 순간 함께 금식을 하던 제자들은

눈을 부릅뜨고 그 젊은 제자를

노려보았습니다. 그 눈길은 분노에

찬 정죄의 따가운 시선이었습니다.

그들은 젊은 제자를 엄하게

꾸짖어주기를 바라며 스승 프란체스코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때,

프란체스코가 말없이 수저를 집어

들더니 젊은 제자가 먹었던 스프를

천천히 떠먹기 시작했습니다. 경악의

눈길로 스승을 쳐다보고 있는 제자들을

향해 프란체스코는 조용히 말했습니다.

“우리가 금식을 하며 하나님께

기도드리는 것은 모두 예수님의 인격을

닮고 그분의 성품을 본받기

위함입니다. 저 젊은이가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스프를 떠먹은 것은

죄가 아닙니다. 하지만 그를 정죄하고

배척하는 여러분들이야말로 지금

큰 죄를 짓고 있는 것입니다.”

남보다 금식기도 더하고 예배 더

드린다고 해서 남을 정죄하고 판단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경건한 신앙생활은

과연 누구를 향한 것입니까?

예수님을 닮은 우리, 하나님뿐

아니라 사람들 앞에서도 항상

겸손할 수 있기를!

신재식 전도사

blessedmi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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