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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하는 곳엔 하나님이 함께 하지 않습니다

681호 · 2013-03-15

지난 주 영상을 보고난 후, 이시대 목사님이 표현한 대로 과테말라(Guatemala)는 이제 복 받을 때가 된 나라다.

그동안의 오랜 슬픈 역사가 이제 충분히 보상을 받을 때가 되었다는 생각도 있지만, 지구 반대편, 동양의 한 작은 나라에서 온 하나님의 종을 이처럼 온 나라가 영접하고 있으니 하나님께서 가만있으실 리 없기 때문이다.

과테말라는 스페인(Spain)으로부터 독립한 이후로도 멕시코(Mexico)에게도 쫓겨 산악지대에 자리 잡았지만, 20세기 초 두 차례의 엄청난 지진과 30년을 이어온 내전으로 피폐할 대로 피폐해진 나라다.

정말 하나님이 도우시지 않으면 일어날 수 없는 나라이기에 우리 대한민국의 전례는 그들에게 더 없는 소망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이야말로 입지전적 역사를 가진 나라이기에 어디를 가든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우리를 닮으라고 역설하시는 목사님의 메시지는 더욱 힘을 받는다.

60여 년 전, 전쟁의 잿더미에서 전 세계 최빈국 중의 하나였던 나라가 오늘날 세계 10대 강국으로 성장했으니 이보다 더 드라마틱한 역사를 써온 나라가 있을까? 원조수혜국에서 당당한 대외원조국가로 성장한 대한민국이기에 무기력에 빠져있는 과테말라는 우리 대한민국을 보고 충분히 가능성을 꿈꿔볼 수 있지 않을까?

목사님의 방문은 그래서 더욱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목사님은 과테말라 도착 일성으로 “나는 예수님을 모시고 왔다. 이 나라가 하나님의 복을 받기 원한다.”고 하신 말씀은 단순히 목사님 개인의 바람을 넘어 하나님의 뜻과 섭리가 과테말라로 향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과테말라시티(Guatemala City)에서 대통령 아들 오토 페레스(Otto Perez)의 융숭한 대접도 인상적이었지만, 두 번째 집회 도시인 알몰롱가(Almolonga)에서 인디언 족장의 지위에 있는 마리아노(Mariano) 목사가 우리에게 베풀어준 환대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과테말라는 인구 1,400만 중 약 900만이 인디언이라고 하는데, 지금도 인디언 사회에는 여전히 인디언 부족법이 강력한 효력을 갖고 있다고 한다. 마리아노 목사는 알몰롱가 지역의 족장으로 추대되어 온 시민의 존경을 받고 있는 고로 그의 말 한마디는 그대로 법일 만큼 이 도시에서 그의 영향력은 가히 절대적이다.

목사님을 환영하는 행사를 하기 위해 마리아노 목사는 도심으로 향하는 도로변의 모든 상가 주인들에게 문을 닫고 환영행사에 참여할 것을 명령했다. 행사 당일 현장에 가보니 정말 모든 상가들이 셔터를 내렸을 뿐 아니라 시민들이 예복을 입고 나와 행렬에 참여하고 있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중죄인에 대한 그들만의 처결방식이었다. 과테말라 법 위에 인디언 부족법이 상위법으로 발동하여 중죄를 범하면 족장의 명령에 따라 공중 앞에서 매질을 하고 멍석에 말아 불태워버린다고 한다. 이런 처결에 과테말라 정부도 어쩌지 못한다고 하는데, 이는 만일 정부나 지역경찰이 간섭했다가는 인디언 사회의 엄청난 저항과 소요를 각오해야 한다. 이로 인해 알몰롱가에는 아예 교도소가 없다고 한다. 형벌 자체가 워낙 무섭다보니 누가 감히 죄를 범할 생각조차 할 수 있겠는가?

마리아노 목사는 자신의 집을 놔두고 숙소까지 목사님을 모신 호텔로 옮기고, 늘 지근거리에서 목사님을 섬기는 모습이었다. 알몰롱가를 떠나기에 앞서 마리아노 목사는 아내의 손을 잡고 감동적인 간증을 하였다. 그는 17세에 결혼하여 50여 년을 함께 한 아내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다툰 적이 없다고 했다. 그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그의 대답은 이랬다.

“남편이나 아내나 그날 상대의 표정이 좋지 않으면 무슨 일이 있나 보다, 무슨 사정이 있겠지, 무슨 까닭이 있겠지 하며, 내 기분이 상하기보다는 상대의 마음을 먼저 살피니 싸울 일이 없었습니다. 아내와 저는 한 몸인데 왜 싸웁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싸우는 곳에는 하나님이 함께 하시지 않기 때문에 하나님의 사람은 싸워서는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 또 우리 아이들은 8남매인데 우리가 싸운 것을 본적이 없어서 싸울 줄을 아예 모릅니다. 다 출가했지만 아무도 싸우지 않고 잘 살고 있습니다.”

지당한 말씀이나 참 실천하기 어려운 이야기였다. 그러기에 그들 부부의 삶이 더욱 감동적이었다. 마리아노 목사가 지역민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이유가 이로써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사님은 알몰롱가를 떠나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돈이 많은 것도 행복이 아니요, 명예를 가진 것도 행복이 아니다. 저렇게 오순도순 서로를 보듬으며 살아가는 인디언 가정이 가장 행복한 게 아닐까 한다. 잠언도 말씀하지 않는가? 육선이 가득하고 서로 다투는 가정보다 비록 넉넉하지 못하더라도 서로 화목한 가정이 낫다고 말이다.”

“마른 떡 한 조각만 있고도 화목하는 것이 육선이 집에 가득하고 다투는 것보다 나으니라”(잠17:1).

“여간 채소를 먹으며 서로 사랑하는 것이 살진 소를 먹으며 서로 미워하는 것보다 나으니라”(잠15:17).

가슴이 따뜻한 인디언들의 정감어린 환대를 뒤로 하고 산을 넘으며 참으로 생각이 깊어진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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