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새로운 출발은 잘라내는 것에서 시작된다
2년 전 기도원 여름집회 때, 숙소에 들어가 창문 밖을 내다보다가 깜짝 놀라 밖으로 나간 적이 있었다.
기도원 박노영 장로님이 가지런히 키워놓으신 분재들이 있는데 단풍나무가 너무 아름답고 예뻤기 때문이었다. 마치 봄에 새싹이 나와 꽃처럼 아름답던 모습을 한 여름에 다시 재현하고 있는 듯 보였다.
어떻게 여름에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장로님께 물었더니 봄에 난 싹이 크고 무성하여 덜 예쁘기에 잎사귀를 모두 뽑아주었더니, 다시 새싹이 나서 이렇게 꽃처럼 아름다워졌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가을이 되면 단풍도 봄에 난 싹보다 더 아름답게 든다는 것이다. 분재를 키울 때 활엽수들은 초여름에 잎사귀를 뽑아주면 그렇게 된단다.
독수리가 나이 들어 힘을 잃으면 산꼭대기 바위에 올라가 태양을 바라보며 깃털을 다 뽑고 새 깃털은 얻으면, 새 힘을 얻어 창공을 나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암탉이 알을 낳지 않을 때, 깃털을 다 뽑아버리면 새 털을 얻고 다시 알을 낳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잎사귀를 다 뽑아 버리던지, 깃털을 몽땅 뽑던지, 무언가 뽑아내야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나보다. 우리의 묵은 잎사귀는 무엇일까? 우리의 묵은 깃털은 무엇일까?
묵은 생각, 타성에 젖은 삶의 방식, 생산성 없는 생각의 행동들을 깡그리 뽑아 내야한다. 뽑는 아픔이 있어야 한다. 잘라내는 아픔이 있어야 새싹, 새 가지, 새 힘을 얻을 수 있다.
개인의 새로운 조건, 가정과 교회, 나라가 새로워지는 것은 구호로만 되는 것이 아니요, 아픔이 동반되어야 이루어 질 수 있다.
뽑아내는 아픔. 큰 아픔은 큰 변화, 작은 아픔은 작은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다. 새로움에 대한 강렬한 열망이 아픔을 견디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새롭게 되고 싶다. 새로워지고 싶다. 마음속 깊은 곳에 새로움에 대한 열망을 주님께서 아시고 우리를 인도하심에 무한 감사하자.
야곱은 벧엘에서 돌베개 베고 자다가 꿈속에서 주님을 뵙고 인생에 새로운 출발을 했었다. 외삼촌 집에 가서 20여년 생활하다가 처자식과 종들을 거느리더니 어느덧 타성에 젖어 여느 사람과 같은 삶을 살려고 했다.
그가 가족을 이끌고 세겜 땅에 땅을 사고 터를 잡으려 할 때, 하나님이 그의 삶에 개입하셨다. 그의 딸 디나가 강간을 당하고, 이에 보복한다며 자녀들이 약탈과 살육을 하는 극한 상황으로 치달아 가문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지경이 된 것이다.
당황한 야곱에게 하나님이 찾아오셨다. “야곱아 너는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라 너와 내 가족들이 갖고 있는 모든 이방신과 이방 풍속의 패물들을 다 땅에 묻고 벧엘로 올라가 네가 네 형을 피할 때 나타났던 하나님께 단을 쌓으라”고 하셨다(창35:1~7). 야곱은 크게 깨닫고 온 가족에게 모든 것을 거두어 세겜 땅 상수리나무 아래 묻고 벧엘로 올라가 하나님께 단을 쌓고 새롭게 출발하였다.
새로운 출발은 잘라내고, 버리고, 뽑는 아픔과 결단이 필요하다. 루터는 구교의 틀, 자기가 공부하고 따르던 틀을 버리고, 신교의 새로운 삶에 선두주자가 되려고 그의 목숨을 담보로 했다.
새로운 출발, New start! 누구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거저 되는 것이 아니다. 새로움의 아름다운 열매가 모두를 놀라게 할 그 날을 기대하며 새롭게 결단하고 일어나자.
New Start는 자기점검에서부터 시작된다
빌리 그래함이 전도자로 미국전역에 걸쳐 복음을 전하던 중, 전도팀 전원이 오랜 사역으로 지쳐 한주간의 휴식시간을 갖고 자신을 돌아보는 묵상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하나님께서 빌리에게 한 사건이 생각나게 하셨다. 대학시절 맘에 드는 예쁜 아가씨가 있어서 프러포즈를 했는데, 그녀가 “빌리, 너는 신앙심은 깊은데 너무 착해빠져서 이 험한 세상을 헤쳐 나갈 수 없을 거야!”라며 매몰차게 거절했던 기억이었다.
그 사건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아가씨에 대한 복수심으로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 마음이 자신의 사역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하나님이 깨닫게 하셨다.
중심의 온전함을 원하시는 하나님께서는 그 숨어있는 마음을 깨닫게 하시고, 빌리로 하여금 깊이 회개케 하셨다. 이후 빌리 그래함 목사의 회개와 고백을 통해 전도팀 전원이 자신을 돌아보며 회개하는 운동이 일어나게 되었고, 이윽고 주께서 부어주시는 새 힘으로 말미암아 수많은 외국으로까지 전도영역을 확장하게 되는 놀라운 대역사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사울은 그리스도인들을 잡으러 가던 중,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게 된다. 당황스럽고 눈이 머는 고통스런 순간이었지만, 이 일로 말미암아 바울은 아라비아 광야로 들어가 3년간 주님과 온전히 대면하여 깊은 영성을 갖게 되었고, 복음전도자 사도 바울로 변화하게 되었다.
유배당한 것 같이 아라비아광야에서 3년을 보낸 바울은 천하 만민이 은혜 안에서 예수를 통하여 구원을 얻게 된다는 복음을 선포하며 남은 생애를 산화한다.
누구나 새롭게 시작할 때에는 지난날을 돌아보는 자성의 시간이 필요한데, 처음엔 어색하고 부끄럽기 마련이다. 그러나 나를 돌아볼 때에만 어제와는 다른 역사를 오늘부터 써내려갈 수 있고, 하나님의 더 큰 계획과 역사를 발견할 수 있다.
야곱과 바울 뿐 아니라 지금 나에게도 말씀하시는 주님, 어떠한 사건이든지 무슨 일이든지 그것을 새로운 발전으로 가는 출발점으로 삼기 원하시는 주님, 지금부터 모든 계획이 되시는 주님께 더욱 집중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
편안함을 거절하는 순간부터 새로운 역사는 이미 시작되는 것이다. 이제 그냥 그런 것, 되는 대로 살아왔던 것, 반성 없이 계속해온 미련한 것들, 익숙했던 것들과 결별을 고하자.
나 또한 총회장 목사님께서 신년에 펼쳐나갈 New Start운동이 선포된 후로 금식기도를 통해서 주님의 렌즈를 통해 자신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보고 있다.
송구스러우면서 감사한 2011년을 돌아보는 것만큼, 2012년이 새로운 역사로 계획되어 있음을 기대하며 말이다.
가슴 벅찬 2012년으로의 새로운 시작, 우리 함께 가지 않겠는가! New Star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