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만큼 보인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부지런히 배워야합니다. 아는 것만큼 보이는 법입니다.”
18세기 후반, 로마 가톨릭의 예수회(Jesuit) 선교사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과라니 족 선교에 나섰다. 파라과이(Paraguay)와 브라질(Brazil) 접경지역의 세계 최대 폭포 이과수(Iguazu) 근처에 살고 있던 과라니 족은 많은 예수회 신부들의 순교 끝에 복음화 되었다.
그러나 영토 확장을 꾀하는 스페인(Spain)과 포르투갈(Portugal) 분쟁의 희생양으로 예수회 선교사들과 인디언 기독교도들은 모두 학살당하고 말았다. 바로 영화 “미션(Mission)”의 스토리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번 파라과이 인디언 촌 복음화 집회를 위해 방문한 엔까르나시온(Encarnacion)에서 약 50km 떨어진 한 인디언 촌을 찾았다. 바로 영화 ‘미션’에 등장하는 과라니 족이 살고 있는 지역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상상하던 발가벗은 원시 인디언들은 아니었다. 이미 그들은 문명을 받아들였고, 정부에서 무상으로 불하해준 땅에서 터전을 일구며 살고 있었다.
20년을 무상으로 임대해주고 계속 거주를 원하며 소유권을 넘겨준다고 한다. 눈이 뜨인 사람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기회일 수 있다. 그러나 과라니 족들에게는 도시문명이 오히려 버겁게 보였다. 목사님이 늘 말씀하시듯,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는 것이 그대로 입증되는 실상이었다. 아무리 좋은 환경이 주어져도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세계를 호령했던 로마군단에 M16 같은 최신병기를 준다한들, 그에 맞는 사용법과 전략전술이 전수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거추장스러울 뿐이다. 과라니 족들의 삶이 꼭 그러해보였다. 도시문명의 흉내는 내고 있었지만, 그들의 생각은 여전히 밀림 속에 살던 시절로 고착되어있기에 더 이상의 발전은커녕 무지 속에서, 가난 속에서 허덕이는 모습이었다.
일례로 고압발전시설이 세워진 지역 근처에 살고 있는 인디언들이 있었다. 그들은 고압전력의 영향으로 희귀한 유전병을 앓고 있었는데, 정부에서 이주명령을 내려도 그들은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지와 어둠 속에서 그들은 차라리 밀림 속에 살던 시절을 그리워하고 있을 것 같았다. 비옥한 땅과 풍부한 자원, 좋은 날씨, 그들은 너무나 가진 것이 많았지만, 지식이 없기에 고착된 생각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목사님은 인디언 촌의 여러 가정을 돌아보시며,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구제의 손길보다는 오히려 교육이라고 역설하셨다. TV 방송에서도 목사님은 이 점을 강력히 촉구하셨다.
“파라과이에는 진실로 교육혁명이 절실합니다. 우리 대한민국이 60여 년 전, 세계 최빈국에서 오늘날 세계 10대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비결은 바로 교육에 있었습니다. 파라과이는 지금으로부터 260년 전에 순교의 피가 흐른 땅입니다. 여러분들이 다시 그 순교의 신앙으로 일어나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하며 부지런히 배우고 익힌다면, 남미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가 될 것입니다.
기본교육으로부터 과학, 농업, 목축업 등 진정 이 나라가 먹고 살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교육해야 합니다. 영재들을 선진국으로 보내어 교육시키고 세계에 나가 있는 인재들을 불러 모아 국가를 위해 공헌할 수 있도록 고무시켜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짧은 시간에 급성장을 한 비결이 여기에 있습니다. 국가 지도자들이 사활을 걸고 교육에 매진해야 합니다.”
인디언 촌에서 만난 한 농부에게 목사님은 이 드넓은 땅에 닭을 대량으로 길러보라고 말씀하셨다. 농부는 외국자본들이 들어와 대형양계장들을 운영하고 있어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목사님은 즉시 그의 생각을 바꾸어주셨다.
“생각을 바꿔봅시다. 대형양계장에서 생산되는 계란이나 닭은 서민들에게 대량으로 공급될 것입니다. 당신은 다른 시장을 개척해야합니다. 부자들은 몸에 좋은 자연산을 좋아합니다. 이 넓은 땅에서 놓아기른 닭과 계란들은 그것들과 비교할 수 없는 웰빙식품입니다. 따라서 부자들에게 비싼 값을 주고 팔 수 있습니다. 부자는 거저 되지 않습니다. 부지런히 연구하며 일하는 자들이 부자가 되는 겁니다.”
목사님은 처처에 깔려있는 돌들도 훌륭한 건축자재라며 지식이 없으니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부지런히 배워야합니다. 아는 것만큼 보이는 법입니다. 지식이 없어서 망하는 겁니다. 여러분들의 고착된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결코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없습니다.”
목사님은 직접 돌을 가져다 칼로 잘라보시고 이런 돌들은 벽돌보다도 더 좋은 건축자재로 외국에도 수출할 수 있지 않겠냐며, 인디언들에게 지속적으로 생각과 발상의 전환을 촉구하셨다.
목사님은 내리쬐는 태양 아래에서 인디언 촌의 여러 가정을 방문하며 연신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셨다. 다만 우리에게 위안이 되는 것은 그 지역에 개척한 우리 지교회들이 급성장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그들은 목사님을 만나자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며 어쩔 줄 몰라 했다.
목사님은 이 선교사에게 그들을 잘 교육시켜서 인디언 촌을 변화시키는 주역들로 길러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그리스도의 복음만이 그들을 무지의 어둠 속에서 끌어낼 수 있는 한줄기 빛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