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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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연단이 정금을 만든다

524호 · 2010-03-12

3일간에 걸친 긴 여정이었다. 파라과이(Paraguay) 엔까르나시온(Encarnacion)의 뜨거운 태양을 만나기까지, 우리는 한국으로부터 비행시간만 무려 30시간에 이르는 기나긴 여정을 밟아야했다. 독일과 아르헨티나(Argentina)를 경유하여 파라과이 국경의 아르헨티나 령(領) 뽀사다스(Posadas) 공항에 내리니, 여기까지 도대체 어떻게 왔을까 싶은 것이 그저 꿈만 같았다.

공항에는 이 선교사와 라구나(Laguna), 그리고 뽀사다스 교회의 루벤(Ruben) 목사 부부가 성도들과 함께 나와 반갑게 맞아주었다. 참으로 반가운 소식은 지난 2008년, 신장 암에 걸렸다며 베네수엘라(Venezuela)까지 찾아와 목사님께 기도를 받고 갔던 루벤 목사가 깨끗이 고침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그들과 함께 뽀사다스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 국경을 따라 흐르는 빠라나(Parana) 강을 건너 엔까르나시온으로 들어갔다. 교통부 장관이 된 뻬따(Peta) 전 검찰총장이 경찰 및 차량을 보내 목사님을 경호하도록 배려해주었다.

먼저 이 선교사가 시무하고 있는 파라과이 예수중심교회를 찾았다. 성도들은 기쁨의 눈물로 목사님을 환영하였다. 목사님이 단상에 올라 무릎을 꿇고 기도하시자 이 선교사의 눈에 눈물이 흘렀다. 여인의 몸으로 목사님을 도와 남미 전역을 돌며 통역을 담당하면서도 파라과이와 우루과이(Uruguay)에 교회를 세워 성장시켜온 그녀로서 목사님의 방문이 얼마나 감개무량 했을까 가히 짐작이 간다.

파라과이 예수중심교회는 지난 2002년 첫 파라과이 집회를 계기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Buenos Aires)에 살고 있던 이 선교사가 이곳을 오가며 기독 실업인 모임을 이끌던 것이 계기가 되어 5년 전에 세워졌다. 지금은 인디언 촌에 두 개의 지교회까지 세워 활기찬 선교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인디언 촌 지역의 많은 교회들이 부침을 거듭하는 가운데서도 우리 지교회들은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더구나 그 지역이 영화 “미션(Mission)”의 무대가 되었던 과라니 족의 거주지역이기에 더욱 감회가 남달랐다.

이튿날, 우리는 인디언 촌을 방문하였다. 혹여 영화나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원시 인디언을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미 그들은 문명을 받아들였고, 정부가 무상으로 내준 땅에서 터전을 일구며 살아가고 있었다.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인디언들은 대략 2만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그러나 한 곳에 모여 사는 것이 아니라 마치 우리나라 5, 60년대 시골 마을들처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띄엄띄엄 촌락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었다.

실업인 세미나에는 한국에도 방문하였던 로헬리오(Rogelio) 대통령 후보(현 국회의원이며 엔까르나시온 시장과 내무부 장관직을 역임했다.) 부부가 참석하였다. 그는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유력한 여당 후보로서 당선이 확실시 되었으나 합종연횡으로 야당을 규합한 현 대통령에게 아쉽게 석패하고 말았다.

이 선교사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선거운동 당시, 언론으로부터 종교문제로 집중공격을 받았다고 한다. ‘개신교로 개종한 것이냐’는 집요한 질문에 초기에는 하나님을 믿는 방법을 바꾸었을 뿐이라며 담담히 맞섰으나, 언론의 집중 표적이 되자 두려운 나머지 결국 가톨릭과 타협하고 말았다고 한다. 낙선 후 그는 현 정부 및 언론의 집중탄압을 받으며 고통 중에 있는 상태라 한다. 목사님은 그 사건으로 크게 깨달았을 것이라며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고, 두려워말고 담대하라고 격려하셨다.

사람으로는 할 수 없으되 하나님으로서는 다 할 수 있느니라 (마19:26)

또한 세미나에는 현 파라과이 대통령의 영부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친누이의 남편도 참석하였다. 그는 목사님의 153구제운동을 적극 돕겠다며, 한국에서 선적하여 보낸 구제물품이 인디언 촌에 무사히 전달될 수 있도록 순조로운 통관을 위해 힘써주겠다고 나섰다. 로헬리오 부부도 153운동에 적극 동참하겠다며 숙소까지 찾아와 153조끼를 입어보곤 하였다. 목사님은 모든 것이 기도한대로 이루어져 가는 곳마다 권력자들이 돕고 있다며 크게 기뻐하셨다.

인디언 촌 방문, 실업인 세미나, 1시간짜리 라디오 및 TV 생방송 출연, 대형 야외집회, 그리고 실내 집회와 국경을 넘어 아르헨티나 집회까지 빡빡한 일정으로 진행되었다. 한국에서부터 심신이 지쳐있던 목사님으로서는 하루하루가 진통의 시간이었다. 생사를 장담할 수 없는 우리 일행의 선교여행은 진실로 한국의 모든 성도들과 땅끝예수전도단 모든 회원들의 합심기도가 아니고서는 수행할 수 없는 일이라며 목사님은 늘 감사를 잊지 않으신다.

드디어 야외집회 당일, 이른 아침부터 우리는 153조끼를 입고 인디언들에게 나누어줄 빵과 음료수 상자들을 대형트럭에 실었다.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사실 이 집회에 임하는 목사님의 심정은 숯처럼 타들어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들의 요청에 의해 시작된 집회가 아니었고, 목사님의 지시로 3주 만에 준비된 집회였다. 만일 이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모든 화살이 목사님께 돌아올 판이었다. 더구나 한국 성도들에게 금식하며 기도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해놓고 지구를 반 바퀴 돌아 찾아온 상태였으니, 목사님의 심정이 오죽했으랴. 목사님은 아들 예수에게 십자가를 지라고 명하셨던 하나님 아버지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것만 같다고 토로하시기도 했다.

그런데 정말 막상 현지에 와보니 막막하기만 했다. 이 선교사 말로는 2월 한 달 동안 지속되는 국가적 축제행사(카니발)로 인하여 모든 공공장소는 임대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엔까르나시온에서 40km나 떨어진 지역의 축구장을 그것도 단 하루 임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더구나 인디언들이 집단거주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에 그들을 한 데 모으려면 우리가 지난 92년 메인스타디움 집회 때 한 것처럼, 대형버스들을 동원해야 했다.

막막한 광야에 메추라기 떼가 몰려오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야말로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였다. 60대의 대형버스는 쉴 새 없이 인디언 촌을 돌며 그들을 산타마리아 축구장으로 실어 날랐고, 목사님은 목사님대로 TV 방송국을 순회하며 1시간 동안 전국으로 생중계되는 프로그램을 통해 집회 홍보에 박차를 가하셨다.

이 선교사도, 라구나도, 파라과이 예수중심교회 일꾼들도 모두가 생업을 전폐한 채,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정신없이 집회 준비에 열을 올렸다. 다시 한 번 이 지면을 빌어 감사를 드리지만, 진실로 모든 성도님들의 금식과 기도가 아니었다면, 이 집회는 결코 성공할 수 없었다. 파라과이 예수중심교회 모든 성도들도 입을 모아 한국 성도들의 기도에 감사를 표하곤 하였다.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를 주님의 이름으로 부탁드린다.

목사님은 집회장으로 떠나기에 앞서 사각의 링 위에 오르는 복서의 심정이라며 전의를 불태우셨다. 하루 뿐인 야외집회, 다시 올 수 없는 단 한 번의 기회였다. 결코 물러설 수 없는 결전의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지금 한국에서는 많은 성도들이 금식하며 기도하고 있을 터였다. 집회 준비를 위해 동원된 60대의 대형버스는 하루 종일 인디언 촌 지역을 돌며 사람들을 집회장소로 실어 날랐고, 집회장인 푸른 무화과나무 축구장에는 인산인해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였다.

정말 광야에 메추라기 떼가 몰려드는 것 같았다. 이 어찌 사람의 힘과 능으로 가능한 일이었겠는가. 불타는 전의를 다지며 단에 오른 목사님은 속전속결을 택하셨다. 목사님의 표현처럼, 악전고투 속에 전대미문의 대승을 거둔 탁월한 전략이 아닐 수 없었다.

(다음 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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