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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승리만이 살 길이다

520호 · 2010-02-12

카라카스(Caracas)의 많은 목회자들은 베네수엘라(Venezuela)의 정치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었다. 차베스(Chavez) 정권은 장기집권을 모색하고 있었다.

가까운 쿠바(Cuba)의 카스트로(Fidel Castro)가 이루어낸 50여년 장기집권의 역사가 더욱 그러한 욕망을 부채질하고 있는 셈이었다.

차베스 정권으로서는 카스트로의 장기집권을 가능케 한 노하우를 베네수엘라에 적용하여 자신들의 권력을 영속하고 싶은 당연한 속셈이겠지만, 그런 정치상황이 불러올 파장에 대해 베네수엘라 교계가 우려를 갖고 있는 것이다. 더러는 공산화에 대한 두려움까지 표출하고 있었다.

루이스(Luis) 목사 일행이 한국까지 목사님을 찾아와 국가를 건져달라고 했던 말은 그런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배경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되었다. 이러한 위기의식이 베네수엘라 목회자들의 각성을 불러일으켰고, 목사님을 초청하여 5천명의 목회자 세미나를 열고자 하는 이유도 그런 위기의식이 밑바탕에 깔려있다 하겠다.

루이스 목사를 통해 만나게 된 에드가르(Edgar) 경제부 장관 겸 중앙은행 총재는 차베스 정권 내에서 목사라고 불릴 만큼 신앙심이 돈독했다. 그가 이번에 목사님을 만나 9월에 개최될 세계 목회자 세미나를 적극 돕기로 약속하게 된 것은 결국 베네수엘라 목회자들의 기도가 응답을 받은 것이다.

하나님은 놀라운 섭리가운데 우리를 인도하시며 그 뜻을 이루시기 위해 치밀한 준비로 우리를 놀라게 하신다. 베네수엘라의 돈줄을 쥐고 있는 차베스 정권의 핵심실세가 준비되어 있으리라고 어찌 상상이나 했겠는가. 목사님은 모르드개가 에스더에게 강조했던 것처럼, ‘하나님은 이때를 위해 당신을 예비하셨고, 만약 당신이 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을 들어서라도 이 일을 행하실 것’이라 말씀하셨다.

그는 아주 기쁜 마음으로 동참을 약속했고, 목사님이 하시는 지혜의 말씀을 조금이라도 더 듣고자 한번이라도 더 목사님을 만나고 싶어 했다. 목사님이 말씀하실 때면, 부지런히 메모하기에 바빴고, 그의 아내 로라이마(Roraima)는 소형 녹음기로 빠짐없이 녹음하곤 하였다.

마르가리따(Margarita) 섬의 집회를 준비하고 있었던 목사가 이혼하는 바람에 집회가 무산되어 위기에 봉착하는 듯했지만, 하나님께서는 더 큰 역사를 준비하고 계셨던 것이다.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도 낙망치 말고 하나님을 의뢰해야 하는 이유다.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를 실망시킨 적이 없으시며, 거짓말을 하실 수 없는 분이기 때문이다.

마르가리따 집회가 무산되고 갑작스럽게 진행하게 된 카라카스 집회는 그런 위기의식 속에 진행되었지만, 목사님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의연하게, 그리고 단호히 선포하셨다.

“이미 전쟁은 시작되었다. 지금 이것저것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니다. 승리하는 것만이 우리가 살 길이기 때문이다.”

목사님이 얼마나 이 전쟁에 필사적으로 임하고 계셨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한 장면을 소개할까 한다. 루이스 목사가 잡아놓은 고급호텔을 마다하고 루이스 목사 교회 근처로 옮긴 작은 호텔은 방바닥이 타일로 되어 있었다. 게다가 비좁은 방은 침대 하나로 가득찰 정도였다.

집회를 앞두고 목사님 방에 잠시 들른 적이 있었는데, 침대 밑 차디 찬 타일바닥에 하얀 수건이 반듯하게 두어 번 접혀서 놓여있었다. ‘저 수건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셨구나.’ 진한 감동이 밀려왔다.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 (시53:5)

목사님은 타일바닥에 수건을 접어 깔아놓고 그 위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신 것이다. 그 모습을 떠올려보니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이었지만, 그 모습이야말로 세상과 음부의 권세가 감당할 수 없는 가장 강력한 공격으로 전쟁에 임하는 장군의 이미지였다. ‘전쟁은 이겨놓고 싸우는 것이고, 기도는 응답 받고 하는 것이다’ 라는 목사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승리는 우리의 것이었다.

에너지 절약을 표방한 정부 시책에 따라 9시까지 상가 전체를 비워야 한다는 통보를 받은 루이스 목사는 ‘늦어도 8시 반까지는 집회를 끝내주셔야 한다’며 목사님께 사전에 양해를 구했다. 실질적으로 목사님께 할당된 시간은 1시간 정도였다. 이 선교사나 라구나(Laguna)가 이의를 제기하려 했지만, 목사님은 이를 제지하고 루이스 목사에게 걱정 말라고 말씀하셨다.

“노 프라블럼! 아무 걱정 마시오. 난 10분만 줘도 상관없습니다. 정부 시책이 그러하다면 당연히 따라야 합니다.”

속개된 집회는 성전 뿐 아니라 성전 밖 로비와 복도까지 성도들로 가득 찬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선선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성전 내는 성도들의 뜨거운 열기로 후끈거렸다. 말씀이 선포되고 기사와 표적 가운데 초대교회 성령의 역사가 그대로 나타났다. 목사님은 우리가 하나님 자녀의 권세를 마음껏 누리며 사는 것이 하나님 아버지의 뜻임을 누차 강조하셨다.

“하나님을 아바 아버지로 부르는 우리는 가난할 권리도 병들 권리도 없습니다. 병든 것을 당연시하고 가난을 미화시키는 것은 아주 잘못된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예수께서 채찍에 맞으실 이유도, 가난하게 살다 가실 이유도 없었습니다. 어느 아비가, 어느 어미가 자식이 병들고 가난에 허덕이는 것을 좋아한단 말입니까? 속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건강해야 합니다. 부유를 누리며 살아야 합니다. 멋지게 살아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 아버지의 뜻입니다. 동일한 아버지를 섬기고 있는데 왜 미국은 잘 살고 베네수엘라는 가난합니까?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여러분이 생각만 바꾸면 미국보다도 더 잘 사는 역사가 있을 것입니다.”

집회와 세미나를 통해 목사님은 누누이 생각의 변화를 촉구하셨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세계를 다녀보아도 그리스도의 복음이 너무나 인간적으로 채색되어있다. 그러나 우리의 신앙은 결코 휴머니즘이 아니다. 예수를 믿는 것이 단지 도덕률을 배우는 것이라면 교회가 아니어도 얼마든지 배울 곳이 많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천지만물을 창조하시고 우주만물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이며, 영생은 물론 이 땅을 지배하고 정복하고 다스리는 하나님 자녀의 권세, 곧 왕의 권세를 누리는 것이다.

그 엄청난 복을 누리며 진리를 모르고 종노릇하는 자들에게 자유의 복음을 전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많은 영혼들에게 하나님께 받은 사랑을 공급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이 아니겠는가. 우리가 선교와 구제의 기치를 높이는 까닭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루이스 목사를 비롯한 현지 목회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루이스 목사는 다른 도시에서도 집회를 열어달라고 간청했고, 에드가르 장관 부부는 만찬을 대접하며 다음 집회 도시인 바르키시메토(Barquisimeto)에서 돌아오실 때 공항에서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에도 멕시코(Mexico)와 같은 역사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베네수엘라에 하나님의 은총이 가득하길 바라마지 않는다.

(다음 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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