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원하는 것은 지혜입니다
‘아무리 좋은 차라도 기름이 떨어지면 꼼짝할 수 없다. 이 나라가 하나님과 단절되었기에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고 있다.’
베네수엘라(Venezuela) 도착 후 셋째 날 아침, 잔뜩 찌푸린 하늘에서는 가랑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지난 밤, 루이스(Luis) 목사는 우리를 숙소까지 데려다주며 아침 일찍 가야할 곳이 있다고 귀띔해주었다.
식당이 없는 호텔이라 가까운 마트에서 빵과 커피로 아침 식사를 대신할 요량이었으나, 아침에 만나서 기도해줄 사람이 있다는 말에 우리는 일찍 서둘러야 했다. 오전에는 세미나가 계획되어있는 관계로 이래저래 바쁜 아침이었다.
루이스 목사는 가까운 거리라고 말했다. 그러나 카라카스(Caracas)의 지독한 교통정체나 이들이 가깝다고 하는 말에 별로 신빙성이 없음을 익히 잘 알고 있는 터라 각오는 했지만, 무려 1시간이 넘게 가다보니 슬슬 걱정이 앞섰다.
처음엔 환자를 위해 기도해주러 가는 줄 알았는데 차베스(Chavez) 정권의 고위관리란다. 더구나 도착해서는 인도자가 정확한 위치를 몰라 헤매기까지 했다. 우리 목사님이 누구신가? 일국의 대통령이 만나자고 해도 하나님의 일이 있을 땐 단호하게 거절하는 분 아닌가.
목사님은 그들에게 양해를 구하며 곧 세미나가 있어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만날 사람이 권력자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루이스 목사는 매우 난처해했다. 비서진들과 설왕설래 하는 중, 목사님은 루이스 목사의 입장을 생각하셨는지,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 느끼셨는지 그러면 가보자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그곳에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이 숨어있었다.
에드가르(Edgar Hernandez Be-hrens) 부부는 건물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리고 함께 그의 집무실로 올라갔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장을 겸하고 있는 에드가르 경제부 장관은 매우 훤칠한 키에 강한 인상을 풍기고 있었다. 그에 비해 그의 아내 로라이마(Roraima)는 작고 온화한 인상이었고 매우 신앙심이 깊어보였다.
목사님이 매우 바쁜 상황이라 시간이 부족하여 유감스럽다며 이야기를 시작하자 그녀는 눈물부터 흘리는 것이었다. 목사님은 잠시 기도해준 후 빨리 일정으로 복귀하실 생각이었지만, 그들 부부의 신실한 모습에 점차 감화되신 모양이었다. 특히 에드가르 장관에게 기도해주기 위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지혜를 원한다’고 답하자 목사님의 생각이 180도 바뀌신 것 같았다.
그 때부터 목사님은 열정과 성의를 다하여 지혜의 말씀을 쏟아주셨다. 그리고 그들 부부를 위해 간절히 기도해주셨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분명했다. 오는 내내 불편한 심정이 가득했는데, 그들 부부를 만나며 모두가 성령으로, 기쁨으로 충만해진 모습이었다.
에드가르 장관은 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 그 역시 매우 신실한 믿음으로 국가와 민족을 사랑하고 있었다.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아쉬워하는 가운데 에드가르 장관은 오늘 저녁집회에 참석한 후 만찬을 대접하겠으니 그 때 더 귀한 말씀을 들려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저녁 집회를 통해 목사님은 휴대폰 배터리를 비유로 우리가 성령의 충만함을 입어야함을 강조하셨다. 만찬석상에서 에드가르 장관은 배터리 비유에 매우 큰 은혜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좋은 차라도 기름이 떨어지면 꼼짝할 수 없다’는 목사님의 비유 설교에 대해 말하며 ‘이 나라에는 기름이 많지만, 하나님과 단절되어 있기에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하였다.
대화가 깊어질수록 그의 신심이 얼마나 깊고 겸손한 인물인지 알 수 있었다. 그는 소령 시절, 어느 병장이 십일조를 드리는 것을 본 후, 지금까지 15년 동안 십일조를 빠트리지 않고 있으며, 어느 교회에서도 첫 열매에 대해 가르쳐준 적이 없지만, 성경을 읽다가 깨닫고 7년째 매년 첫 열매를 드리고 있다고 한다. 또한 자녀들에게는 대학교육까지만 책임질 생각이며 재산도 물려주지 않을 것이란다.
왜냐하면 자신은 하나님의 청지기일 뿐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그의 부인은 매년 25억 원에 달하는 구제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목사님의 ‘153구제운동’에 대해 설명을 듣자 그들 부부는 그 자리에서 미화 천 달러에 달하는 베네수엘라 돈 5천 볼리바르(Bolivar)를 헌금했다.
대화의 꽃을 피우던 목사님은 오는 9월에 수도 카라카스(Caracas)에서 진행될 세계 목회자 세미나 후에 야구장에서 대형집회를 열 계획이니 도울 것을 주문했고, 그는 흔쾌히 돕겠다고 말했다. 또한 승리의 광장(Plaza Bolivar)의 200만 집회에 대한 목사님의 비전을 접하자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약속했다.
그가 잠시 밝힌 이야기에 따르면, 그는 육군 소장출신으로 베네수엘라 국가 원수인 차베스(Chavez)와 혁명동지로서 감옥까지 함께 다녀온 차베스 정권의 핵심 브레인이었다. 하나님께서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정권 깊숙한 곳에 믿음이 신실한 에드가르 장관을 심어둔 까닭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또한 베네수엘라 정부에 이런 믿음의 사람이 핵심에서 일하고 있는 것을 보니 베네수엘라의 미래가 밝아 보였다.
오묘막측하신 하나님의 깊고 깊은 섭리를 우리가 어찌 다 알 수 있을까? 그러나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께서는 이처럼 사람을 준비하고 계셨다. 이는 목사님의 오랜 기도에 대한 응답이 아닐 수 없었다. 모두가 베네수엘라 승리의 광장 집회를 위해 합심으로 기도해주기를 주의 이름으로 부탁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