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막의 서장(序章)을 열다
먹구름으로 뒤덮였던 2009년을 뒤로 하고 먹구름 뒤의 단비를 기대하는 2010년이 열리자 우리는 회복과 전진의 기치를 높이 세웠다.
폭설 속에 풍성한 결실을 거둔 기도원 산상집회는 분명한 표적이었다. 산상집회와 일련의 주일, 철야 메시지를 통해 계속 강조되던 사랑과 구제의 외침은 ‘153구제운동’으로 구체화 되었고, 이는 우리 교단의 제 2막이 열리는 시발점이기도 하였다.
베네수엘라(Venezuela)로 떠나기에 앞서 목사님은 철야 메시지를 영상으로 다시 보며 아이티(Haiti) 지진참사에 대한 구호 뿐 아니라, 나아가 장차 전 세계 인민의 기초생활을 보장해줄 수 있는 최상의 단계까지 내다보는 153구제운동의 확고한 비전을 제시하셨다. 이는 주님이 주신 것(153마리의 물고기)으로 구제한다는 뜻으로, 이제 우리는 한 손에는 복음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 구제를 펼치며 하나님 아버지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뜻을 펼쳐나가는 청지기의 직분을 다할 것이다.
뜻을 정하고 구체적 시행계획과 로고 및 인터넷 홈페이지 제작을 지시하신 목사님은 베네수엘라 집회를 위해 출발하셨다. 테러 위험에 처한 미국의 복잡한 공항수속을 피해 유럽을 거쳐 돌아가기로 하였다. 독일 루프트한자(Lufthansa) 여객기는 초만원이었다.
나중에 미국에서 온 김성자 전도사의 말을 들으니 미국 비행기들은 텅텅 비다시피 한 채로 운행 중이란다. 세계 여행객들이 미국을 피해 여행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꼬박 이틀에 걸친 비행 끝에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Caracas)에 도착하였다.
카라카스 공항에는 지난 해 10월, 리빙스턴(Livingstone) 목사와 함께 한국에 다녀갔던 베네수엘라 기독교협의회장 루이스(Luis) 목사가 우리를 영접해주었다. 루이스 목사는 한국에서 융숭한 대접을 받은 터라 보답할 요량으로 그리했는지 모르지만, 일반 호텔들의 숙박료가 보통 4, 50달러 하는 이곳에서 하룻밤 숙박료가 300달러나 되는 다운타운의 최고급호텔을 잡아놓고 있었다. 더군다나 집회 장소와는 1시간이나 넘게 걸리는 먼 거리였다. 목사님은 즉시 숙소를 옮길 것을 지시하셨다.
“나는 복음을 전하러 온 사람입니다. 좋은 잠자리는 필요치 않습니다. 무엇보다 집회 장소에서 너무 멀면 지치고 사고위험까지 이중고를 겪게 됩니다. 하나님의 일을 시작할 때면 악한 마귀도 일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좌우간 복음을 전하는데 조금이라도 장애가 되는 것이 있다면 다 잘라버리고 가야 합니다. 나는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숙소나 음식에 신경 쓰지 말고 이번 집회의 성공을 위해서만 최선을 다해주기 바랍니다.”
사실 이번 집회는 마르가리따(Margari-ta) 섬에서 열 계획이었다. 그런데 집회를 앞두고 준비하던 목사가 갑자기 이혼을 하게 되는 등 복잡한 사정이 발생하여 급기야 집회가 취소되고 말았다. 베네수엘라 집회를 중간에서 조정하던 디에고(Diego) 목사는 한국에 다녀갔던 루이스 목사에게 급히 연락하여 목사님을 모실 수 있는지 타진하였다.
오는 9월의 세계 목회자 세미나만 생각하고 있던 루이스 목사로서는 한국에서 받은 은혜가 있기에 수락은 했지만, 그러다보니 집회 광고는 전무한 상태였고, 자신의 교회로 이틀 동안 목사님을 모셔다가 설교해 주십사 할 판이었다. 위기였다. 목사님은 정신이 번쩍 든다고 말씀하셨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욥8:7)
목사님은 즉시 한국에 전화하여 집회의 어려움을 알리고 합심으로 기도해줄 것을 요청하셨다. 그리고 시간은 촉박하지만, 총력을 기울여 집회를 준비하라고 루이스 목사를 독려하셨고, 교회를 방문하여 의자 배치와 강단 및 스피커 시설 등을 직접 꼼꼼히 챙기셨다.
이튿날 우리는 숙소를 교회 근처의 작은 호텔로 옮겼다.
루이스 목사는 이런 곳으로 모시게 되어 너무나 송구스럽다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식당이 없는 작은 호텔인지라 아침식사를 위해 우리는 몇 블록 떨어진 곳에 있는 슈퍼마켓을 찾아 빵과 커피로 요기했다. 그곳에서 우리 일행을 발견한 루이스 목사는 이런 곳을 도대체 어떻게 알았냐며 놀라워했다.
루이스 목사 왈, 한국에서 만난 목사님의 이미지로는 고급호텔에, 고급 승용차를 요구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이곳에 오신 목사님은 예측불허의 돌출행동으로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지경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300달러짜리 호텔을 잡아놨더니 몇 십 달러짜리 허름한 호텔로 옮기질 않나, 식사를 대접하려고 찾아갔더니 찾기도 힘든 마켓 구석에 앉아 컵라면과 빵 조각을 드시질 않나, 교회를 방문해서는 ‘둥그런 단상을 똑바로 잘라내라, 스피커를 옮겨라, 성전 밖에 대형스크린을 설치하고 로비와 통로에도 의자를 깔아라, 성도들을 더 넓은 장소로 데리고 나가자’ 하며 다그쳐대는 목사님의 모습에 루이스 목사는 거의 패닉상태였다.
그러나 그런 중에도 그는 한국을 방문하여 알게 된 목사님을 사도로 인정하고 있었고, ‘사도이신 목사님이 말씀하시면 무엇이든 순종하겠다’고 겸손히 말했다. 루이스 목사는 순수하고 겸손했다. 하나님께서 그를 쓰시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한편 참으로 반갑고 흥분되는 소식도 있었다. 인터넷 예배를 통해 153구제운동에 대해 알게 된 파라과이(Paraguay)와 우루과이(Uruguay) 교인들이 구제헌금으로 써달라며 2천 달러를 보내온 것이다. 그 나라에서 2천 달러면 엄청난 돈이다. 인터넷 방송의 위력을 실감했다. 그 가난한 나라에서 인터넷예배만 보고 2천 달러를 모금했다는 것은 우리 153구제운동이 분명 하나님이 하시는 일임을 절감케 하는 사건이었다.
이 선교사는 파라과이 교회와 성도들의 생활을 소개하며 한국에서 안 입고 버리는 옷들을 보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원주민들의 삶을 들으니 거의 야생에 가까웠다. 그들이 거하는 침대에서 닭이 알을 낳고, 돼지가 돌아다니고, 물이 없어 제대로 씻지 못했다며 예배에 빠지기도 한단다.
변변한 화장실도 없어 야외에서 해결하는 성도들이 허다하다며 화장실을 건축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목사님은 파라과이 원주민들의 화장실 건축을 위해 4천 달러와 파라과이 및 우루과이 교회 지원을 위해 각각 천오백 달러, 멕시코 및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온 주의 종에게 각각 2천 달러, 천 달러 씩을 지원하는 등, 총 만 달러의 153구제운동본부기금을 전달하셨다.
나아가 목사님은 오는 3월의 멕시코 집회에 앞서 파라과이 집회를 열고 153구제운동의 해외 첫 사업을 파라과이에서 시작하겠다고 말씀하셨다. 한국에서 모은 의복들을 컨테이너로 수송해 파라과이 인디언들에게 전달하고, 그들을 먹이며 전도 집회를 열겠다는 계획이었다.
뜻을 정하고 행동으로 옮기니 하나님께서 153구제운동의 대로를 열고 계셨다. 우리 교단 앞에 열린 선교와 구제라는 제 2막의 서장이 아름답게 펼쳐지고 있었던 것이다. ‘예수중심세계하나되기운동’과 더불어 ‘153구제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리라 믿는다.
(다음 주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