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을 쏟으면 물이 나온다
산크리스토발(San Cristobal) 집회의 성공은 우리의 발걸음을 한결 가볍게 해주었다. 간밤에 뚝슬라(Tuxtla)로 돌아갔던 호수에(Josue) 목사는 벌써 차량을 대기하고 있었다. 일 잘하는 사람은 역시 부지런하다.
해발 2,130m에 위치한 산크리스토발을 출발하여 뚝슬라로 가는 길은 산등성이를 굽이굽이 돌아 내려가야 했다. 뚝슬라로 가까이 갈수록 하늘에는 구름이 점점 짙게 드리우고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했다. 아무튼 마귀란 놈도 참 부지런한 놈이다. 절대로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우리가 가는 길에 그의 방해공작이 늘 패퇴하고 마는 것을 알면서도 포기하지 않는다. 홍해까지 쫓아와 수장(水葬)되는 한이 있어도 그놈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놈 아닌가. 우리 믿는 자들은 이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절대 방심은 금물이다. 그러나 두려워할 것은 없다. 기도로 무장하고 우리에게 주신 예수 이름으로 명령하기만 하면 그 세력은 바람에 흩날리는 먼지처럼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호수에 목사는 뚝슬라 시 외곽의 고지대에 기도원을 건축하고 있었다. 그는 목사님과 우리 일행에게 건설현장을 보여주며 목사님께 기도를 요청했다. 뚝슬라는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형의 도시다. 건축 중인 그의 기도원에서 바라보니 뚝슬라 시가 모두 한 눈에 들어왔다. 목사님은 가장 높은데 올라 두 손을 들고 축복하셨다.
호수에 목사는 10시부터 시작되는 주일예배에 설교해주실 것을 목사님께 요청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집회 일정으로 피곤에 지쳐있었고, 다시 저녁에는 투우장의 대집회가 계획되어 있었다. 목사님은 라구나(Laguna)와 이 선교사에게 주일 설교를 맡기시고 저녁집회 준비를 위해 기도하셨다.
해가 서편으로 기울고 있는 저녁, 우리는 투우장으로 향하면서 참으로 신기한 광경을 보았다. 투우장으로 다가갈수록 뚜렷이 보였는데, 도심 전체 상공이 구름으로 뒤덮여있었지만, 오직 투우장 상공은 뻥 뚫려있는 것이 아닌가. 이것은 또 무슨 조화인가? 투우장을 가득 메우고 열정적으로 찬양하는 뚝슬라 시민들 너머로 도심의 불빛들이 반짝이고 있었고, 하늘을 붉게 물들며 넘어가는 태양은 오로지 투우장을 비추고 있었다. 오늘의 천국잔치를 위해 하나님께서 특별히 마련하신 조명이 분명했다.
주차장에는 차들로 가득했고, 투우장 안에는 입추의 여지없이 인파로 들끓었다. 호수에 목사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대한민국과 멕시코 양국의 대형국기를 마련하여 멋진 퍼포먼스를 연출하고 있었다. 얼마나 연습을 했는지 대형국기를 접었다 펼치고, 투우장 객석을 따라 이동하는 기술이 보통이 아니었다. 신나는 밴드와 환상적인 국기 세리모니까지 투우장은 축제의 한마당이 펼쳐지고 있었다.
투우장에 어둠이 내리고 찬양의 열기가 최고조에 이르자 목사님이 도착하셨다. 목사님이 입장하는 순간, 단상 뒤편으로부터 양국의 대형국기가 펼쳐지며, 우레와 같은 박수가 그칠 줄 모르고 이어졌다. 파도타기 세리모니가 펼쳐지는 가운데 호수에 목사는 뚝슬라를 다시 방문하신 목사님을 환영한다는 멘트와 함께 목사님과 이 선교사를 뚝슬라 시민들에게 소개했다.
목사님은 호수에 목사와 뜨거운 포옹을 나누고 함께 맞잡은 두 손을 높이 든 채,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찬양하였다. 펄럭이는 대형국기는 객석을 따라 계속 이동했고, 모두가 일심으로 광대하신 하나님을 찬양하는 장면은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성령의 뜨거운 임재가 온몸으로 느껴졌다. 목사님은 뚝슬라 시민들의 열렬한 환영에 할렐루야로 화답하며, 열정적으로 설교를 시작하셨다.
“하나님은 전지하고 전능하신 분입니다. 무소부재하신 분입니다. 그러나 그 하나님도 못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그분은 거짓말을 못하시는 분입니다. 그 하나님이 천지만물을 말씀으로 창조하실 때, 먼저 생각이 존재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생각, 하나님의 아이디어에서 이 우주만물이 창조된 것입니다. 우리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하신 것도 바로 그분의 생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지혜로운 자는 지식을 간직하거니와 미련한 자의 입은 멸망에 가까우니라(잠언10:14)
생각은 보이지 않지만, 그 생각으로 말미암아 보이는 것들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여기 물병이 있습니다. 이것을 쏟으면 무엇이 나옵니까? 물이 나오지요? 주스 병에서는 뭐가 나옵니까? 주스가 나옵니다. 들어간 대로 나오는 법입니다.
우리의 생각도 이와 같습니다. 우리 생각 속에 어떤 씨를 심었느냐에 따라 그 결과도 달라지는 것입니다. 큰 생각이 큰 결과를 낳습니다. 긍정적인 생각,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으면 긍정적인 결과가 나옵니다.
안 된다는 생각, 할 수 없다는 썩은 생각을 심으면 당연히 썩은 결과만 나올 뿐입니다. 호수에 목사가 이 투우장을 교회로 쓰겠다는 생각의 씨를 심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그 생각이 자라 아름다운 결과를 맺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은 오늘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 자리에 나왔습니까? 그 생각이 오늘 여러분에게 결과로 나타날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결코 여러분의 생각을 초월하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해가 지며 불어대는 바람으로 인해 모두가 옷깃을 여미고 있었지만, 뚝슬라 시민들은 목사님의 한마디 한마디에 아멘으로 화답하고 박수를 치며 열중하고 있었다. 설교를 마치시고 통성으로 기도하는 가운데 성령의 강력한 역사가 나타났고, 처처에서 더러운 귀신들이 소리를 지르며 요동하다 단상으로 끌어올려졌다.
쉴 새 없이 몰려올라오는 가운데 목사님은 호수에 목사에게도 귀신을 쫓으라고 명령하셨다. 호수에 목사도 목사님과 더러운 귀신들을 예수 이름으로 쫓아냈다. 성령으로 말미암아 예수 이름을 소유한 자라면 누구나 동일한 역사를 일으킬 수 있다. 이는 거짓말을 하실 수 없는 하나님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단상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하듯 귀신들의 비명소리로 아비규환이었다. 목발을 짚고 있던 자도 예수 이름으로 명령하자 단상으로 걸어 올라왔다. 각색 병든 자들도 단상으로 몰려들었다. 용신할 틈 없이 환자들이 단상으로 몰려들자 목사님은 회중을 향하여 모두 머리에 손을 얹으라고 말씀하시고 병든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기 시작하셨다.
이번 산크리스토발 집회 때부터 사용하신 방법인데 기도를 받은 무리 가운데 병에서 고침 받았다는 간증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하나님은 어디서든지 믿는 자 속에서 역사하시기 때문이다. 이는 캄페체(Campeche)에서 온 쎄사르(Cesar) 목사를 통해서도 증명되었다. 그는 집회를 마치고 함께 한 만찬석상에서 그동안 목사님께서 멕시코의 30여개 도시를 돌며 하신 사역들이 엄청난 수확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목사님이 집회를 진행하시는 동안에도 많은 병자들이 고침을 받는 역사가 나타났지만, 목사님이 떠나신 이후에도 병에서 고침을 받았다는 간증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메리다 집회 때는 홍보용 DVD를 돌렸는데, 5명 모두가 벙어리인 한 가족이 이 영상을 보고 모두 입이 열렸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이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뜨거워졌다. 정말 우리가 주의 이름으로 하는 모든 일이 결코 헛되이 땅에 떨어지는 법이 없다는 것을 절감한다. 목사님을 도와 하는 모든 우리의 수고를 하나님은 어떤 경로를 통해서건 역사의 도구로 사용하시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수고를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기억하셨다가 썩지 않을 면류관으로 갚아주시리라.
목사님은 뚝슬라 시민들에게 아쉬운 작별을 고하시며 항상 깨어 기도할 것을 주문하셨다.
“나는 비록 내일 이곳을 떠나지만, 오늘 여러분과 함께 하신 성령은 세상 끝날까지 여러분을 떠나지 않고 여러분과 함께 계실 것입니다. 부디 성령의 충만함을 잃지 마시고, 늘 깨어서 성령으로 기도하는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
목사님은 작별을 아쉬워하는 모든 성도들의 머리 위에 일일이 손을 얹으시며 기도해주셨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투우장을 떠나가는 성도들의 뒷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