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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1호 목차 › 붕우칼럼

인수인계

441호 · 2008-08-10

나는 지교회에 목사를 파견할 때 꼭 이렇게 말한다. “모든 것은 확실하게 인수인계 받고 하라. 그러나 사람만은 인수인계 하지 마라.”

왜냐하면 재정이나 행정은 인수인계가 확실해야 후임자가 일을 하는데 있어서 지장을 초래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사람을 인수인계 하게 되면 그 사람을 겪어보기 전에 선입견을 갖게 되어 객관적인 판단을 하기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즉 전임 목사가 후임 목사에게 “저 집사는 모든 일에 걸림돌이 되니 조심하세요.” 라든지 “저 장로는 목사 일에 간섭이 심해요. 그러니 너무 가깝게 대하지 마세요.” 라는 식으로 인계하면 인수받는 쪽은 그 사람에 대해 전임 목사와 같은 인식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만나 보지도 않고, 겪어보지도 않고 말이다. 쉽게 말해서 그 사람에 대해 이미 편견을 가지고 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집사나 장로가 새로 온 목사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다가가도 ‘뭘 딴죽 걸려고 저러지?’ 하게 되고, ‘뭘 간섭하려고 저러나?’ 하게 된다.

잘 생각해보자. ‘저 사람이 좋다’, 혹은 ‘나쁘다’고 하는 것은 결국 자기에게 잘 하느냐, 못하느냐다. 즉 주관적이라는 것이다. 전임 목사가 ‘저 성도는 방해꾼이다.’ 라고 한 것은 전임 목사에게 방해꾼이었지, 후임 목사에게까지 꼭 방해가 된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선입견을 지우기란 쉽지 않다. 선입견이란 맑은 물에 잉크 한 방울을 떨어뜨린 것과 같다. 이 잉크 한 방울을 완전히 희석하는 데는 10드럼의 물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므로 사람은 인계하지 말고, 인수받지도 말자. 빨간 안경을 끼면 빨갛게 보이고 노란 안경을 끼면 노랗게 보이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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