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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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3호 목차 › 잠언 에세이

새가 우나요?

423호 · 2008-04-04

여보게,

옛 노래 중에 ‘아~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 하는 가사가 있지. 생각나나? 으악새가 억새풀 아닌가? 우리가 말하는 갈대 말이야. 그런데 왜 우리는 으악새가 운다고 했을까? 그것도 슬피 운다고. 내 생각에는 꽤 오래된 노래이니까 그 때 당시 우리나라와 민족의 상황이 많이 힘든 시기라 갈대가 움직이는 소리조차도 슬프게 들렸던 것이라 생각되네.

우리는 새 소리를 듣고도 ‘새가 우네’라고 하지 않은가? 그러나 외국에서는 ‘새가 노래한다’고 하지. 우리나라의 새만 유독 슬픈 소리로 우짖는 것이 아닐 거고, 외국의 새라고 늘 신나지는 않을 텐데 말일세. 자네는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고 생각하는가?

잠언에 그 답이 있다네. “무릇 지킬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무슨 말이냐 하면 그것은 우리 민족이 그동안 쌓인 한 때문에 모든 것이 슬프게 보인 까닭이라네. 즉 우리 마음이 항상 슬픔에 쌓여 있으니 모든 것이 슬프게 여겨졌다는 것이지.

파란 가을 하늘도 내가 슬프면 처량하게 보이기 마련이거든. 즉 새의 소리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이 문제라는 거지. 내가 즐거우면 새가 아무리 구슬프게 지저귀어도 우리 귀에는 발라드처럼 들린다는 거야. 그래서 생사화복이 우리 마음에 달려 있다는 주님의 말씀이 또 한 번 옳음을 알게 되지.

여보게,

나는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하네. 우리가 행복을 만드는 공장이라는 거야. 행복은 누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야. 아무리 누가 ‘이것이 행복입니다.’ 라고 자네 앞에 내밀어도 자네 마음이 슬프면 그것은 절대 행복이 아니지. 그러나 누군가 ‘이것이 불행입니다.’ 하고 자네에게 떠넘긴다고 해도 자네의 마음이 기쁨 중에 있다면 그 불행은 결코 자네 앞에서 맥을 못 추고 말 것일세.

그래서 인생도, 행복도 우리가 만들어가는 거라고 할 수 있지. 행복이라는 파랑새를 좇아 밖으로 나갈 것이 아니라 내 안의 마음을 잘 지키면 그 안에 파랑새가 늘 지저귀고 있다는 것이지. 알겠는가?

자네가 지금까지 불행했다면 그 불행의 씨앗은 다름 아닌 자네의 마음에 있었다는 것을 명심하게. 오늘 그 씨를 파내고 행복의 씨앗을 다시 심는다면 자네의 앞날에는 행복의 열매가 주렁주렁 열릴 걸세.

자네가 행복하다면 으악새가 슬피 우는 것이 아니라 춤추고 찬양하는 것으로 들릴 것이고, 새가 우는 것이 아니라 새가 노래하는 것으로 들릴 걸세. 그러니 자네의 마음을 지키게나. 세상에 행복이 없음을 비관하지 말고 자네의 마음에 행복의 씨가 없음을 깨닫고 오늘 그 마음을 다스리게나.바람이 스산하게 느껴지는가? 바람은 상쾌한데, 자네 마음이 스산하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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