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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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오직 승리뿐이다

406호 · 2007-12-05

기나긴 여정이었다. 우리는 거의 하루를 비행기 안에 있었고, 이틀에 가까운 42시간이 걸려서야 목적지인 마르델쁠라따(Mar del Plata)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인천공항을 출발한 우리는 일본 동경을 거쳐 다시 미국 텍사스(Texas) 주 댈러스(Dallas), 그리고 아르헨티나(Argen-tina)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Buenos Aires)까지 논스톱으로 날아갔다. 마르델쁠라따까지는 차로 이동하기로 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공항에 마중 나온 반가운 얼굴들이 있었다. 2000년 첫 부에노스아이레스 집회 이후 우리의 적극적인 지지자로 도움을 주었던 니콜라스(Nicolas) 하나님의 교회 부총회장, 그리고 집회 코디네이터 카를로스(Carlos)였다. 또한 지난 해 10월 히메네스(Gimenes) 목사의 부에노스아이레스 집회 때 정성껏 우리를 도왔던 오스칼(Oscar) 목사는 직접 차를 가지고 나와 우리를 마르델쁠라따까지 태워다주었고, 우루과이(Uruguay)의 라구나(Laguna)는 목사님을 직접 차로 모신다며 자기 차를 배에 싣고 강을 넘어왔다.

정말 국적을 초월하여 헌신적인 그리스도의 형제들을 기쁨으로 만나니 오랜 여정의 피곤이 한순간에 가시는 것이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달, 새롭게 선출된 첫 여성 대통령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Cristina Fernandez)로 인하여 기대감에 부풀어보였다. 한 때는 세계 5대 경제대국으로 콧대가 높았던 나라, 그러나 지금은 정체와 후퇴를 반복하며 남미의 열등생으로 전락한 나라 아르헨티나를 보며 생각이 깊었다. 2000년에 첫 방문 이후 수차례 이곳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찾았지만, 극심한 교통정체는 여전했고 도시의 모습도 거의 변한 것이 없었다.

그러나 새로운 여성 대통령의 출현이 오랜 불황의 늪에서 과거 에바 페론(Eva Peron)의 향수를 느끼며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아르헨티나 국민들을 설레게 하고 있는지 몰랐다.

마르델쁠라따로 가는 길은 끝없는 지평선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저 드넓은 평원을 단지 소들과 말들의 쉼터로만 사용하고 있는 그들이었다. 아마 한국 사람들 같았으면 저 광활한 땅을 놀게 하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주 단적인 예로 마르델쁠라따에서 기름을 넣기 위해 주유소를 찾았다.

주유소마다 차들이 꼬리를 이어 주유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주유시간이 그리 긴 이유는 알고 보니 주유와 간이세차를 한자리에서 다 소화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주유 및 간이세차를 해주는 주유소 직원도 2명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기름을 넣고 수건을 적셔 차를 닦아주는 일을 주유기 앞에서 다 하려고 하니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그러나 그들은 급한 것도 없었고, 생각을 바꾸려는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대국 아르헨티나가 침체된 아주 극명한 예가 될지 모르겠다.

국민 대다수의 생각이 저러할진대 어찌 국가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까? ‘움직이지 않는 자에게는 기대할 것이 없다’는 목사님의 말씀이 그렇게 정확할 수 없었다.

올리에르(Olier) 목사는 이번 집회를 위해 영성세미나 참석도 반납한 채, 자신의 목회에 있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이 선교사로부터 들었었다. 지난 집회에서 마르델쁠라따를 ‘하나님의 도시’로 선포한 바 있는 그는 이번 집회가 대형체육관에서 열리는 토요일을 ‘축복의 날’로 선포하고 있었다.

2001년 첫 집회를 할 때만 해도 지방 도시의 중견 목회자였던 그는 목사님을 만나고 한국 영성세미나에 4년 개근을 한 후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며 아르헨티나의 손꼽히는 목회자로 우뚝 서고 있었다. 그런데 더욱 기쁜 소식은 그와 더불어 한국을 찾았던 목회자들이 폭발적인 부흥과 성장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번 집회는 그들 교회를 방문하며 그동안 목사님이 땀 흘려 농사지으신 결실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우리는 마르델쁠라따에 도착하자마자 미처 그 아름다운 은빛 바다를 바라볼 여유도 없이 긴장의 칼날을 세워야했다. 부목사 오라시오(Horacio)와 다니엘(Daniel)이 식사대접을 위해 숙소에서 기다리고 있었지만, 목사님은 그들을 돌려보냈다. 당장 저녁부터 전쟁이 시작되는 마당이었다. 더군다나 집회는 도심에서 약 30분 이상 떨어진 가스텔리(Castelli)에서 열린다고 한다. 목사님은 전운이 감도는 최전선에 서있는 전쟁지휘관의 모습으로 이렇게 말씀했다.

전쟁은 이겨놓고 싸우는 것이고 기도는

응답받고 하는 것이다

“나는 먹으러 온 사람이 아니다. 나는 오직 복음을 전하러 온 사람이다. 기도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지금 이것저것 따질 겨를이 없다. 전쟁은 이미 터진 것이고 우리는 이 전쟁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우리에겐 오직 승리만이 살 길이기 때문이다.”

마치 회오리가 불어대는 것 같았다.

우리는 부랴부랴 짐을 풀고 김성자 전도사가 싸온 햇반과 컵라면으로 허기를 간단히 면하고는 집회 준비에 들어갔다. 위기상황이면 더욱 에너지가 넘치는 목사님이신지라 우리는 더욱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었다. 밤낮이 완전히 뒤바뀌는 시차도, 쉴 새 없이 달려온 여정으로 피곤에 지친 심신도 우리를 막을 수 없었다. 지금 그런 것을 생각할 사치스러운 시간이 우리에겐 없기 때문이다.

라구나와 엑토르(Hector), 오스칼과 함께 달려간 집회장은 한국에 2번이나 다녀갔던 리카르도 할루프(Ricardo Jaluf) 목사가 시무하는 예수 그리스도 교회였다. 성전은 사람을 더 수용할 수 없을 만큼 용신할 틈 없이 가득 차 있었다. 미처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성도들은 교회 밖을 서성이며 틈을 찾고 있었다. 리카르도 목사가 올리에르 목사를 따라 한국을 방문할 당시만 해도 그의 교회는 약 150명의 성도가 출석하는 작은 교회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두 번에 걸친 한국 방문은 그의 목회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았다.

분명히 살아계신 하나님과 그 하나님의 생생한 성령의 역사를 체험하고, 분명한 인생의 목적을 설정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2001년 첫 한국 방문 이후 6년이 흐른 지금, 그의 교회는 2,500명의 성도가 출석하는 중견 교회로 성장했다고 한다. 목사님은 이 소식을 접하고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셨다. 15배 이상의 폭발적 성장을 이룬 제자를 접하는 스승의 마음이 오죽하랴. 더구나 이 기쁜 소식을 한국의 성도들, 함께 기도하고 헌신해준 우리 성도들에게 전할 생각을 하니 더욱 신이 나실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목사님의 모습은 42시간을 날아와 햇반과 컵라면으로 식사를 때우고 나왔다고는 믿을 수 없었다. 목사님은 성전을 가득 메운 성도들을 향해 ‘우주의 흐름을 바꾸고 우리의 운명을 변화시키는 힘은 바로 우리의 생각’이라며 생각의 파괴력을 설파하셨다.

“나는 비행기를 타고 오다가 생각을 바꿨습니다. 안경을 써야 책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서 안경을 벗고 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바꾸자마자 안경을 벗어 던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유명한 말을 듣고 보고 말합니다.

그러나 깨닫는 순간 곧 실천에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생각의 힘은 바로 즉각적인 실천을 통해 발현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생각,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 진취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생각은 나의 눈을 바꾸어주고, 즉각적인 실천은 나의 운명을 놀랍게 변화시킵니다. 생각이 결과를 낳습니다. 생각이 위인을 만듭니다. 하나님의 생각을 가지세요.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진취적인 생각으로 구하고 찾고 두드리세요. 하나님은 바로 그런 자를 적극적으로 도우십니다.”

목사님의 외침은 성전을 가득 메운 성도들의 가슴에 비수처럼 꽂히는 듯했다. 목사님의 열정적인 설교에 하나님은 뜨겁게 성령의 역사로 화답해주셨다. 생각을 바꾼 성도들의 몸속에서 더러운 귀신들이 소리를 지르며 떠나갔다. 성령이 임하여 방언으로 기도하고 각색 질병이 예수 이름으로 고침을 받았다. 뜨겁게 기도하고 눈물로 감사하는 무리 위에 오직 하나님의 영광만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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