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성패는 고객관리에 달려있다
적도 기니아만 연안의 가나 세콘디 타코라디의 숙소에 둘러앉아 한국에서 가져간 햇반과 컵라면, 그리고 권사님들이 손수 챙겨준 육포, 마른반찬 등을 펼쳐놓고 먹노라니 그 어떤 진수성찬(珍羞盛饌)도 부럽지 않았다. 식품공학의 개가로 전자레인지에 2분만 돌리면 기름이 잘잘 흐르는 흰쌀밥을 대할 수 있고, 뜨거운 물만 부으면 쫄깃한 라면과 맛깔스러운 국을 먹을 수 있다.
한국에서는 사실 줘도 잘 먹지 않는 것들이지만, 여기서는 얼마나 귀한지 모른다. 이 지면을 빌어 육포를 비롯한 먹거리들을 제공해주신 성도님들께 주님의 이름으로 감사를 드린다. 우리가 전선에 나가 싸울 때 늘 든든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바로 후방에서 이토록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우리 성도들 때문이다. 그들의 금식과 기도, 정성스런 지원이 마음껏 선교의 장으로 달려 나갈 수 있게 하는 힘인 것이다.
목사님은 끼니때마다 햇반과 컵라면을 드시며 ‘호텔 음식 부럽지 않다’고 말씀하시곤 하였다. 참으로 신기한 것은 거의 10일 가까이 매 끼니마다 이렇게 먹는데도 질리지 않는 것이었다. 이것도 하나님의 은혜가 아닐 수 없었다. 아마 한국에서라면 한 끼로 족했을 게 분명한데 말이다. 목사님은 식사를 마치실 때면 김칫국물, 남은 고추장도 버리지 말고 챙겨두라고 꼭 채근하셨다. 가는 날까지 먹기 위해 음식을 아껴야 한다는 말씀이셨다.
지극히 작은 일을 중시하는 자가 큰일도 잘 수행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런 작은 것들을 아끼고 절약해야 큰일을 위해 쓸 수 있다고 강조하셨다. 사실 우리가 집회를 위해 쓰는 돈도 따지고 보면 이러한 절약이 기반이 되고 있다고 본다.
목사님은 매우 고무되어 계셨다. 도착하자마자 새로운 도시로 집회가 열리고, 프란시스 목사를 통하여 영국과 이탈리아로 복음의 문이 열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목사님은 ‘우리가 할 일은 이것’이라며 ‘무엇보다 이제 사람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역설하셨다.
“각 나라, 각 도시마다 주요 인물들을 VIP고객으로 삼아 정기적으로 소식도 전하고 격려하며 지경을 넓혀간다면 세계를 예수중심으로 이끄는 일은 너무도 간단하다. 이제부터는 정신 바짝 차리고 최우선적으로 고객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우리가 하는 일도 결국 영적 사업이다. 이번 방문을 통해 영국과 이탈리아, 토고로, 그리고 가나의 다른 도시들로 판로가 개척되었다. 하나님께 감사한다. 기쁘지 아니한가?”
목사님은 통역관으로 동행한 임윤석 사장에게 특별히 회원관리, 고객관리에 대해 각별히 신경 쓸 것을 주문하셨다.
“너는 사업가니 잘 알 것 아닌가? 우리는 영적 사업가들이다. 우리 판로가 개척되고 세계 각지로 판로가 열리고 있다.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집회를 해달라고 찾아오는 각지의 목회자들은 곧 우리 물건을 사러 오는 바이어들과 같다. 그들을 잘 관리하고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 사업성공에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들의 연락처를 다 받아서 관리하고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며 특별 관리를 해야 한다.”
목사님은 저녁집회 스케줄로 시간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일일이 만나 집회에 관해 논의하고 격려하는 일을 계속하셨다.
목사님의 건강을 걱정하여 모임을 뒤로 미루자고 건의했다가 혼쭐이 나기도 하였다.
“2시간이 차로 달려와 집회를 해달라고 하는 사람이면 달구어진 쇠와 같다. 쇠는 달구어졌을 때 내리쳐야 제대로 된 연장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내 몸이 좀 피곤하다고 뒤로 미룬다면 그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내 물건을 사러온 고객이라고 생각하면 그럴 수 있겠는가?”
목사님은 이번 집회에 유독 사업가 정신에 대해 말씀하시고, 목회도 영적 사업임을 누누이 강조하셨다.
세콘디 타코라디의 마지막 날 아침, 목사님은 한 꿈을 꾸셨다. 고기를 잡는데 입질이 신통치 않았다. 그러자 옆에서 누군가가 ‘얼마 잡히지도 않는데 뭐 하러 고생하시냐’고 했다. 목사님은 엄한 표정으로 “나는 내 일 하는 것이니 상관 말라.”고 말씀하셨다. 꿈에서 깨고 나서 세미나에 갈 시간이 되어 준비를 하고 계신데, 통역관이 목사님께 보고했다.
“세미나에 참석할 목회자들이 어느 유명인사의 자제 결혼식에 눈도장을 찍기 위해 시내로 가버리는 바람에 세미나에 참석할 인원이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래도 세미나를 하실 겁니까?”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고
놀라지 말라
목사님은 즉시 꾸짖듯 말씀하셨다.
“사람의 많고 적음이 나랑 무슨 상관이냐? 나는 내 일 하러 간다. 잔소리 말고 준비해.”
목사님은 그 보고를 접하자마자 꿈 생각이 나셨다고 한? 하나님께서 미리 아시고 계시해주신 것이다.
마지막 날 저녁집회에는 예기치 않은 폭우가 천둥과 벼락을 동반한 채 쉬지 않고 쏟아져 내렸다.
그런데 참으로 재밌는 현상이 벌어졌다. 가랑비에는 별 요동이 없었는데, 천둥과 벼락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하자 단상 좌편에 자리 잡고 있던 목회자 및 지도급 인사들은 단상 아래로 비를 피하거나 차를 타고 급히 집회장을 떠나는 등 허둥대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폭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설교를 계속하시는 목사님의 모습에 모여든 성도들은 더욱 큰소리로 아멘을 연발하며 뜨거워지는 것이었다. 목사님은 어떠한 환경과 조건에도 굴하지 않고 담대히 맞서는 용기를 가지라고 역설하셨다.
“강하고 담대하세요. 두려워하지 말고 놀라지 마세요. 상황이 어렵고 고난이 닥칠수록 우리는 더욱 담대히 맞서며 부르짖고 기도하여야 합니다. 먹구름을 싫어하고서야 어찌 단비를 맞을 수 있겠습니까? 거센 파도를 두려워하고야 어찌 유능한 해군이 될 수 있습니까? 난공사를 두려워하고야 어찌 큰 이익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찍어 누를수록 더욱 튕겨 오르는 용수철처럼 우리는 하나님 자녀의 기개로 문제와 맞서고 끝까지 싸워 이겨야 합니다.”
쏟아지는 폭우를 견디지 못하고 급기야 전기가 나가버렸다.
집회장은 비상등을 제외하고는 모두 나가버리고 앰프 시스템도 중단되었다. 목사님은 성도들을 이끌고 운동장을 구보로 돌기 시작하셨다. 성도들은 모두가 환호하며 목사님 뒤를 좇아 뛰며 찬송하였다. 모두가 성령으로 충만한 모습이었다. 목사님을 곁에서 보며 늘 느끼는 바지만, 목사님은 위기를 반전시키는 탁월한 능력을 갖고 계신다. 악조건을 호조건으로 만드는 능력, 이는 오로지 영혼을 살리려는 일편단심의 자세에서 나오는 것이리라.
숙소로 오는 차량에 오른 우리 모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어 물에 빠진 새앙쥐 같은 모습이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더욱 기쁨으로 충만하였다.
목사님은 세콘디 타코라디를 떠나기에 앞서 프란시스 목사가 시무하는 교회를 방문하여 주일예배를 인도하셨다. 그런데 성전에 이르는 입구가 쏟아진 비에 여기 저기 물웅덩이가 생겨나 길이 엉망진창이었다. 목사님은 주일설교를 통해 ‘하나님은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하신다. 따라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사람이 해야 마땅하다’고 가르치셨다.
“나는 오늘 성전에 들어서면서 참으로 안타까운 광경을 보게 되었습니다. 교회에는 멋진 옷을 차려입고 나오면서 하나님 아버지의 집을 이처럼 방치한다는 것은 가당치 않습니다. 돌 하나씩만 가지고 와서 길을 다져도 이처럼 진흙탕이 되지는 않았을 것 아닙니까? 사람이 할 일은 사람이 해야 마땅합니다. 하나님의 전을 아름답게 꾸미는 일은 바로 우리 성도들이 해야 할 몫입니다.”
목사님은 성전 입구에 이르는 길을 돌로 까는데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자며 헌금을 제의하셨다.
목사님의 설교에 감동을 받은 성도들이 차례로 나서며 헌금하기 시작하였다. 목사님도 1,000달러를 헌금하셨다. 주장하는 자세가 아닌 본을 보이는 자세를 통해 또 하나의 가르침을 주신 것이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성전 입구가 아름답게 꾸며져 있기를 기대한다.
예배를 마치자 다음 집회 도시로 이동하기 위해 나나 목사 일행이 차량을 대기시키고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 집회 도시인 코포리두아(Koforidua)까지는 북동쪽으로 약 5시간을 달려야 한다고 한다. 우리는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하기 위해 다시 갈 길을 재촉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