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변해야 운명도 바뀐다
모스크바는 변화를 원치 않는 것일까? 환승을 위해 하루 머문 모스크바의 경험은 국민의식의 변화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 절감하는 시간이었다. 공항입국수속부터 호텔 체크인까지 도대체 서비스 정신이라고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이번에 동행하게 된 이현구, 박유권 두 장로님들로서는 러시아 첫 방문의 신고식을 톡톡히 치르는 셈이었다.
공산주의 시절, 완장을 두른 자의 권위의식이 호텔 데스크 직원에게까지 아직도 시퍼렇게 살아있었다. 그들에게 고객에 대한 배려나 안내는 기대조차 말아야 했다. 이미 예약해놓은 방들을 고객에게 양해도 없이 미리 팔아치우고는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강압적인 눈으로 방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라는 손짓만 해댔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러시아인들뿐만 아니라 그 호텔에 찾아온 러시아권 사람들 중 어느 누구도 호텔 직원의 그런 천부당만부당한 태도에 이의를 제기하는 분위기를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모두가 그들의 지시에 고분고분 순종하고 마냥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만일 이런 사태가 한국에서 발생했다면, 아마 난리가 났을 게 분명하다. 호텔 전체가 혼쭐이 났을 것이다. 공항입국수속 중에도 카운터 별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중에 새치기는 예사다. 또한 이민국 직원들도 험상궂은 표정으로 입국자를 노려보기 일쑤고, 사람이 기다리고 있는데도 자기 근무시간이 끝나면 일언반구도 없이 셔터를 내려버리고 사라져버린다. 아무튼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이 비일비재로 발생하지만, 어찌할 수도 없는 곳이 러시아다.
그에 비하면 우크라이나는 방문할 때마다 아주 괄목할만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었다. 입출국수속 모두 아주 간편해졌고, 그들의 표정도, 도시의 변화도 매우 활기찬 느낌이 든다. 도심으로 진입하며 눈에 들어오는 드네프로페트로프스크 시의 풍경은 가히 상전벽해(桑田碧海)라 할만 했다. 낡고 무너진 건물들이 거의 모두 새 단장을 하고 있었고, 도시 조경도 많이 정리되어 아주 깨끗한 도시로 변모하고 있었다. 차량도 눈에 띄게 늘어 도로 곳곳이 정체되는 모습이었다.
러시아에서의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두 장로님은 드네프로페트로프스크 공항에서 드네프로 예수중심교인들의 열렬한 환대에 모든 피곤이 가신다며 즐거워했다. 늘 그러듯 전통의상을 입고 갓 구워낸 빵을 들고 나온 그들은 우리 일행 모두에게 꽃다발을 가득 안겨주며 포옹과 입맞춤을 잊지 않았다. 목사님은 공항에 환영 차 나온 성도들을 일일이 포옹해주시고는, 목사님을 보며 마치 예수님을 만난 듯 기뻐 어쩔 줄 모르는 성도들에게 생각의 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하셨다.
목사님은 우리 성도들을 부자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오셨다며 이제부터 마음자세, 옷 입는 맵시, 걷는 자세부터 새롭게 자신을 코디하라고 주문하셨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만나만 먹고 살던 출애굽 1세대가 아닙니다. 하나님이 주신 가나안땅을 정복하고 다스리며 자유를 누리던 출애굽 2세대처럼 진취적인 기상으로 세상을 개척하며 지배하고 정복하고 다스리는 하나님 자녀의 권세를 누려야 합니다. 생각을 바꾸세요.
부자가 되겠다는 생각, 건강해야겠다는 생각, 행복해야겠다는 생각, 즐거운 삶을 누리며 베푸는 삶을 살겠다는 생각으로 바꿔봅시다. 그리하여 이 우크라이나에 우뚝 서는 교회가 되고, 믿음의 역사의 한 페이지에 맥을 긋는 인물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생각이 멋져야 미래도 멋집니다.”
멀리 니콜라예프로부터 목사님을 영접하러 달려온 니콜라이 목사는 목사님의 메시지에 감동된 듯, 이 메시지만 갖고 돌아가도 넉넉할 만큼 크게 은혜를 받았다며 눈물을 글썽이는 것이었다. 그는 의리 있는 사나이다. 또한 믿음의 은사가 있다.
목사님을 통하여 은혜를 받은 이후 변함없이 목사님을 찾아와 인사한다. 그리고 반드시 축복 기도를 받고 돌아간다. 거리불문이고 시간불문이다. 이번에도 니콜라예프에 국회의원 선거로 인해 대통령이 지원유세차 방문하기로 하였다며 그 지역 목사들도 대통령이 주최하는 모임에 초청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는 그런 모임마저 뒤로 하고 목사님을 만나러 4시간을 차로 달려온 것이다. 그는 어린아이처럼 모방한다. 목사님의 믿음과 능력과 지혜를 받고 싶다며 목사님이 좋아하는 음식마저 동일하게 먹으려고 애쓴다.
성공하기를 원하는가!
성공자를 따라가면 성공할 수 있다
성공자를 모방하면 성공한다는 가르침을 그대로 좇는 것이다. 이번에는 교인들이 벤츠 신형차를 사줬다며 목사님을 모시겠다고 몰고 나타났다. 집회 기간 내내 그 차로 목사님을 모셨다. 목사님께 배운 대로 성도들을 가르치더니 성도들이 복을 받아 섬기는 것이다. 이번 한국 세미나에서 배운 가르침 중에 ‘뿌리가 썩은 나무에 물을 주지 말라’는 말씀대로 교회에 돌아와서는 교회 일꾼 중에 늘 옆에서 부정적인 말만 늘어놓는 사람을 잘라버렸다고 한다. 그는 듣고 깨닫고 바로 행동한다.
그가 니콜라예프에서 제일 큰 교회를 이끌고 있는 비결이라고 본다. 목사님은 그런 제자가 그저 대견할 수밖에 없다.
저녁에는 이번 집회에 협력하고 있는 지역 목회자들과 만찬을 가졌다. 한국에 다녀갔던 목회자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특히 그 중 목사님께 반지를 선물했던 블라디미르 목사 부부는 교회에 돌아와 배운 대로 실천했더니 자신을 통하여 귀신들이 떠나는 역사와 함께 교회가 부흥하기 시작했다며 거듭 사의를 표했다.(관련기사 4면)
슬라바 목사의 말에 따르면 이날 모인 목회자들 중 80%가 지난 2000년 1차 집회 때 목사님을 반대했던 자들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동안 성장해온 드네프로 예수중심교회를 통하여 그들의 생각이 변하고 한국에 다녀간 목회자들이 늘어나면서 이제 이 도시의 많은 목회자들이 하나가 되어 서로 협력한다고 한다. 이보다 기쁜 소식이 없었다.
모스크바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드네프로페트로프스크에 와서 열렬한 환대와 함께 그동안 목사님이 뿌린 노력의 결실로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는 드네프로 예수중심교회를 보게 된 두 장로님들은 목사님께 조용히 물었다.
“목사님, 저희가 무엇으로 목사님을 도와드려야 할까요? 집회 시간에 미리 가서 전단지를 돌릴까요?”
그러자 목사님은 너털웃음을 내뱉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저 두 분은 하나님의 복을 듬뿍 받아서 돈만 대주시면 됩니다.”
이 말씀에 두 장로님들은 무릎을 치며 아멘을 연발했다. 해외집회에 필요한 것은 물질이다. 장소임대부터 광고, 비행기 삯, 숙식비용 등 만만치 않은 돈이 들어간다. 그러니 장로님들이 해야 할 일은 돈 많이 벌어서 하나님 아버지의 일에 그 돈을 쓰라는 말씀이었던 것이다.
이튿날 점심에는 슬라바 목사 동생 블라디미르의 집에 초대를 받았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먹을 것이 없어 고생했었는데, 이제는 흔들어 눌러 넘치도록 풍성하다. 블라디미르는 도시 외곽에 있는 300헥타르의 큰 땅에 농사를 짓고 있는 대농이다. 형보다 덩치도 크고 둥글둥글한 인상이다. 이 자리에서 목사님은 지혜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그리고 열심히 시중 들고 있는 큰 딸을 불러 이렇게 질문하셨다.
“자, 그러면 너는 어떤 남자를 만나야겠니?”
“저는 아빠 같은 남자를 만나고 싶어요.”
목사님은 이 대답에 찬탄을 금치 못하셨다.
“너는 오늘 네 아버지에게 가장 큰 선물을 했구나. 아버지 같은 사람 만나기 싫다고 하는 애들도 많은데, 이는 아버지에 대한 가장 큰 사랑의 표현이 아니고 무엇이겠니?”
입이 귀에 걸려 웃고 있는 블라디미르에게 목사님은 덕담을 던지셨다.
“당신은 얼굴에 돈복이 붙었소이다.”
그러자 그는 웃으며 자기 얼굴을 뜯어 주머니에 넣고 싶다는 시늉을 했다.
얼굴에 돈이 붙었으니 그 돈을 뜯어내서 주머니에 넣고 싶다는 시늉이었다. 그의 기지에 찬 익살에 모두가 박장대소를 하며 기뻐했다.
드네프로페트로프스크는 집회 기간 내내 잔뜩 찌푸린 하늘을 풀지 않았다. 비가 쏟아지려는 것을 천사들이 꼭꼭 붙잡아 매고 있는 형국이었다. 집회 기간 동안 비가 내려서는 안 된다는 목사님의 기도에 천국 공무원들이 총 출동한 것이 분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