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승자
여보게,
자네 이런 경험 있는가? 자네에게 원수 같은 자가 있어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는데 우연히 길에서 그 사람하고 딱 부딪친 거야. 그래서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이제 죽었구나.’ 했는데, 그 사람이 예전의 일을 다 잊은 듯 반갑게 손을 잡고 자네에게 식사라도 하자고 하고, 더는 자네를 도와준 경험 말이야. 아마 모르긴 몰라도 이런 일이 한번쯤은 있었을 거야.
그 때 자네 어땠는가? 그냥 ‘살았구나.’ 그렇게만 생각되던가? 아닐 걸세. 아마도 얼굴이 화끈거리고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을 걸세. 차라리 그 사람이 화내고 멱살이라도 잡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걸세. 내가 확신하건데, 그 사람은 자네에게 확실한 펀치를 날릴 셈이야. 승자인 셈이지. 그 사람은 분명히 하나님의 말씀을 아는 사람일 걸세.
잠언에는 이렇게 쓰여 있거든. “네 원수가 배고파하거든 식물을 먹이고 목말라하거든 물을 마시우라 그리하는 것은 핀 숯으로 그의 머리에 놓은 것과 일반이요 여호와께서는 네게 상을 주시리라.” 이 말씀은 로마서 12장에 있는 말씀처럼 선으로 악을 이기라는 말씀인데, 그런 경우에 머리에 핀 숯을 올려놓은 것과 같으니 얼마나 화끈거리겠는가. 아마 통증도 느껴질 걸세. 그의 친절과 사랑에 민망해하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게지.
여보게,
내가 목회 23년에 들어가지 않는가. 참 많은 사람들을 접촉했고, 참 다양한 사람들을 보았다네. 그 중에는 나를 따르다가 주위의 말을 듣고 내게 등을 돌린 사람들도 상당히 있었는데, 그들과 어떤 상황에서든 다시 부딪치게 될 때, 나는 그들의 손을 잡아주었고 안아주었다네. 혹 그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으면 모른 체 하지 않았지. 그랬더니 그들이 하는 말이 “몸 둘 바를 모르겠다.”는 것이었어.
그동안은 사실 죄책감 같은 것이 없었는데 오히려 내가 그들을 포용하니까 죄책감이 밀려온다면서 용서를 구하더라고.
자네는 원수를 이기는 방법이 무엇인 줄 아는가? 용서하는 것이라네. 용서보다 큰 무기는 없지. 용서하는 자가 가장 큰 자인 거야. 우리 주님이 자기를 십자가에 매달고 조롱하고 죽이는 이들을 용서하셨지 않은가. 그래서 우리 주님보다 큰 자가 없다는 걸세.
주님이 하신 말씀은 선을 베풂으로 상대를 제압하라는 말씀은 아니라네. 악을 악으로 갚지 말라는 말씀이고, 원수까지도 사랑하라는 말씀이지. 주님이 우리에게 이렇게 명령하신 것은 우리가 능히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리 명하신 것이라고 나는 보네. 자녀는 부모를 닮게 되어 있지 않은가. 우리 하나님이, 우리 주님이 그리 하셨으니 우리도 분명히 그렇게 할 수 있는 거라네. 용서는 가장 큰 자만이 할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하게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