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치사 하지 마라
아들아,
어느 성도가 목사님께 꽤 괜찮은 시계를 하나 사드렸단다. 그런데 말이다. 이 성도가 틈만 나면 “목사님, 제가 사드린 시계 잘 갑니까?”, “목사님, 시간은 잘 맞아요?” “목사님, 볼수록 마음에 드시죠?” 하더란다. 그리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지금 목사님이 차고 있는 시계 말이야. 그거 내가 사드린 거야.” 하고 자랑을 했단다.
정도가 지나치니까 그 목사님의 심기가 조금 불편하셨겠지. 어느 날 목사님과 그 성도가 마주쳤는데, 그 성도가 그냥 지나치면 좋으련만 역시나 “목사님, 혹시 시계 고장 나면 제게 말씀하세요.” 하는 거야. 그러자 목사님이 시계를 풀어 그 성도에게 건네면서 그러셨대. “그냥 성도님이 관리하세요. 시계가 필요하면 제가 부탁드리죠.”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해놓고는 스스로 대견해하고, 스스로 공치사를 하는 경향이 있단다. “뭐 별 거 아닌데….” 이러면서 말이다. 치사(致謝)는 원래 남이 해줘야 하는 거 아니겠니? 잠언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봐라. “많은 사람은 각기 자기의 인자함을 자랑하나니 충성된 자를 누가 만날 수 있으랴.” 공치사하지 말고, 겸손하라는 말씀이지.
아들아,
아비가 받는 인사 중에 가장 많이 받는 인사가 무엇인 줄 아니? “목사님, 수고하셨습니다.”란다. 설교하느라, 집회 다니느라 고생했다고 성도들이 인사를 건네지. 그럴 때면 아비가 꼭 이렇게 답례한단다. “당연히 할 도리를 했을 뿐입니다.” 아비는 하나님의 종으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거든.
어느 종이 밭에 나가서 일했다고, 논매고 왔다고 인사를 받고 사례를 받겠니. 당연히 할 일을 한 것뿐인데. “우리는 무익한 종이라 우리의 하여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눅17:10).
우리는 예수로 인하여 많이 빚진 자란다. 주께 받은 은혜와 사랑, 축복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을까.
그런데 그것을 조금 되갚는 일을 한다고 떠들고 자랑한다면 정말 우스운 꼴이 아닐까. 누군가 우리 집에 수도를 연결해줬는데 이웃에게 수돗물 한 바가지 주면서 자랑한다면 말이 되겠는가 말이다. 일만 달란트 빚진 자가 탕감받고 난 후에 백 데나리온 빚진 자를 탕감해주고 우쭐한다면 일만 달란트 탕감해 준 자가 볼때 얼마나 우습겠니.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충성됨과 인자함, 행함을 내세우지만, 그것은 어리석은 일이란다.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스스로 의인인 체 했지만 주님은 ‘악한 자’라고 하지 않았니. 진정한 평가는 하나님의 뜻과 그 말씀에 비추어 내려지는 거야.
그러니 무슨 일을 하든 자랑하지도, 자만하지도, 내세우지도 말아라. 늘 은밀하게 선을 행하고 겸손히 주를 섬겨라. 모든 것을 보시고 아시는 주님이 너를 치하하실 것이다. 그것이면 더 무엇을 바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