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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1호 목차 › 선교기행

서원 기도에 응답하셨습니다

351호 · 2006-11-15

비야에르모사는 매우 더웠다. 가을이라는데도 기온은 30도를 넘고 있었다. 공항에서 숙소까지 운전해주던 집사의 말을 빌리면, 한 여름에는 너무 더워서 못살 지경이란다. 그러나 이튿날 인디언 마을로 가는 길에 우리 눈에 비춰진 도시는 과테말라(Guatemala)부터 흘러내려 비야에르모사(Villahermosa)를 양분하고 있는 그리할바(Grijalva) 강과 도시 외곽의 자연 늪지대, 그리고 원시림으로 둘러싸여 참으로 아름다웠다.

공항에 도착하여 마리오 목사를 비롯한 성도들의 환대를 받았다. 숙소까지 가는 동안 도시 인근에 전통 인디언 촌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가보기로 하였다. 그런데 이튿날 우리를 안내하러 온 부부는 어제와는 다른 사람들이었다. 목사님의 의도가 잘못 전달된 듯하였다. 목사님은 아프리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경험했던 원주민들의 삶을 보고자 하셨던 것인데, 그들이 안내한 곳은 산 속 오지의 시골마을이었다. 아마 우리를 안내한 힐 베르또 장로 부부가 산 속 오지에서 선교하고 있는 감리교 목사를 소개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는 이미 목사님의 비디오테이프를 보고 알고 있었고, 집회 전단지도 갖고 있었다. 힐 베르또 장로가 지원하고 있는 교회란다.

처음에는 도시 인근이라 차로 20분 정도면 간다고 해서 간단히 생각했는데, 막상 떠나고 보니 2시간을 넘게 산 속으로 들어가야 했다. 그 긴 시간을 왕복하며 타고 가는 우리도 피곤할 지경인데, 그 부부는 아주 기쁜 마음으로 안내해주었다. 힐 베르또 장로는 마리오 목사 교회의 중추적 인물이었고, 그 아내 쏘리야도 도지사 비서실장으로 일하고 있었다. 목사님은 베르또 장로에게 “아내 덕에 먹고 사는 거 아니냐?”고 하자, 손사래를 치며 자기는 변호사로 아내보다 더 잘 번다고 수줍게 웃었다. 변호사 일거리가 없어 하나님께 기도했더니 많은 일거리를 주셔서 이제는 아내보다 수입이 더 좋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참으로 존경스런 면이 있었다.

그가 처음 마리오 목사 교회에 나가게 되었을 때는 지금으로부터 6년 전쯤인데, 그때는 마리오 목사가 17살이었다고 한다. 처음 교회를 나가보니 교인도 얼마 되지 않고 빈 의자만 즐비한데, 어린 마리오 목사는 그 빈자리를 보고, “형제님, 나오셨군요. 자매님도 나오셨네요.” 하는 것이었다. 이는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여기는 믿음의 행위였지만, 베르또가 보기에 어린 목사가 좀 이상하지 않나 생각되어 처음에는 좀 우습게 여겼다고 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빈자리가 다 차가는 것을 볼 수 있었고, 마리오 목사가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진실하고 영적인 하나님의 종이란 걸 차츰 알게 되었다. 그리고 비록 한참 어린 동생뻘이지만 마리오 목사의 영적인 면에 감화되어 교회에 열심히 나가기 시작했다.

베르또 부부에게는 백혈병에 걸린 쌍둥이 두 딸이 있었다. 쌍둥이로 나온 두 딸이 모두 백혈병에 걸려있으니 그 부부의 마음이 오죽했겠는가. 그들은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교회에 충성하겠으니 두 딸을 고쳐달라고 하나님께 전심으로 기도하며 모든 교회 일에 앞장서서 일했다. 하나님은 그의 충성과 헌신을 보시고 백혈병으로 죽어가던 두 딸을 깨끗이 고쳐주셨다. 간절한 서원 기도가 응답된 것이다.

베르또 부부는 어린 마리오 목사를 영적 아버지로 여기고 섬긴다고 고백했다.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겸손한 섬김의 자세를 엿볼 수 있었다. 목사님은 마리오 목사를 보고, ‘저 나이 때면 다들 나가 놀고 즐기고 싶어 할 텐데, 정말 존경스럽다. 훌륭한 목사로 성장해가길 바란다.’고 말씀했다. 또한 베르또 장로에게는 ‘멀리 보고 크게 생각해라. 거목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뿌리에 독소가 들어오면 거목이 될 수 있겠는가. 가지치기를 잘 해야 거목이 되는 것이다.’ 하시며 마리오 목사와 베르또 장로를 위해 축복 기도해주셨다.

마리오 목사와 베르또 장로의 겸손한 섬김이 참으로 아름답게 보였다. 지금 과연 우리는 어린 종에게 순종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라. 주의 종은 사람의 종이 아니요 하나님의 종임을 명심해야한다. 베르또 장로가 보여준 신앙의 자세는 겸손과 사랑이 메마른 이 시대에 우리가 본받아야 할 귀감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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