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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8호 목차 › 붕우칼럼

사명자(使命者)

1358호 · 2026-05-17

예배를 마치고 사우나에 갔더니 아는 얼굴들이 인사를 건넸다.

“예배 마치고 오셨군요.”

“네, 예배 마치고 왔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데, 한 사람이 불쑥 끼어들며 말한다.

“목사님, 돈 많이 버셨겠네요.”

그는 가볍게 던진 농담이었을지 모르나, 나는 정색하며 그에게 말했다.

“이봐요, 목사는 돈 벌자고 하는 직업이 아니오. 목사는 사명이요. 나는 사지가 마비되었을 때 하나님이 고쳐주셨기 때문에 내 돈을 뿌려가며 복음을 전하고 있소. 함부로 말하지 마시오.”

심지어 그는 믿는 자였다. 믿는 자의 입에서 목사를 그렇게 비하하는 말이 서슴지 않고 나오는 것은 어쩌면 오늘날 목회자의 현주소일지 모른다. 그래서 더욱 마음이 아파 정색했을지 모른다. 그는 죄송하다고 말하고는 슬그머니 나가버렸다. 목사는 생계를 위한 선택이 아니다. 사명자이다. 사명(使命)이 뭔가? 목숨을 부리는 자에게 충성을 다하는 것이다. 직업이야 못하겠다 싶으면 그만두면 되지만, 사명은 끝까지 감당해야 하는, 목숨을 바쳐 주군의 뜻을 이뤄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명자는 사명에 부도내지 않기 위해 목숨을 건다.

직업은 내가 선택한다. 그러나 사명은 소명을 받은 자만이 걷는 길이다. 그래서 사명자의 성과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고, 평가할 수 없는 것이다. 돈을 벌려면 굳이 무엇하러 주의 종의 길을 가겠는가. 협착하기 그지 없는 길인데.

사람들은 종종 목회를 하나의 직업처럼 바라본다. 그러나 목회는 영혼을 구원하고 섬기는 일이다. 그 어떤 일보다 고귀한 일이다. 보이는 것을 다루는 일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세계를 감당하는 일이니 세상이 이를 어찌 알랴. 사명자의 평가와 포상은 주님만이 하신다. 그날에 상과 면류관으로, 열 고을의 왕으로 포상하실 것이니, 이 길을 마다하지 않고 가는 것 아니겠는가.

우리 모두는 크고 작은 사명을 부여받은 사명자다. 세상 눈을 의식하지 말고 “내가 여기 있사오니 나를 쓰소서.”라며 어린 나귀처럼 쓰임 받는 자들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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