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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4호 목차 › 성경에서 배운다

밀어야 열리는 문

1354호 · 2026-04-19

어떤 문에 “PUSH(미세요)”라고 적혀 있는데, 당기기만 하면 열리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열리지 않는다고, 문이 고장 났다고 불평하지만, 사실 방법이 틀린 것이지요. 은행 계좌에 돈을 넣지도 않고, 돈을 인출하려고 하면 당연히 에러 메시지가 뜹니다. 10만 원을 넣고, 1,000만 원이 나오지 않는다고 불평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요. 농부가 땅을 향해 “열매 먼저 줘봐. 그럼 씨앗을 뿌려줄게.” 할 수는 없습니다. 성경 속, 씨뿌리는 농부의 비유에서도 나타나듯, 농부가 조건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씨를 뿌려도 4분의 3은 길가, 돌밭, 가시덤불에 뿌려지게 되고, 그나마 얼마가 좋은 땅을 만나 30배, 60배, 100배의 열매를 거두는 것입니다. ‘좋은 땅만 찾아서 뿌려야지.’ 하는 생각에 행동하지 않으면 도무지 열매를 얻기 힘들 테지요.

우리 삶과 신앙도 때로는 이런 오류를 범합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우리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저 사람이 먼저 잘해주면 나도 잘해주지.’ 혹은 ‘네가 나한테 이만큼만 하는데, 내가 어떻게 잘해주겠니?’라며 자기만의 공평을 주장하지만, 사실은 사랑의 시작을 미루는 것이죠.

하지만 예수님은 전혀 다른 길을 보여주셨습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 자신을 비난하는 우리를 위해 죽으시며 ‘상대의 자격’이 아닌 ‘자신의 주도적인 사랑’으로 증거하셨습니다. 자신을 세 번이나 부인했던 베드로에게 먼저 찾아가셨고, 결국 그 사랑에 스며든 베드로와 제자들은 목숨을 바쳐 순교하는 자리에 기꺼이 나아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너희가 너희를 사랑하는 자를 사랑하면 무슨 상이 있고, 너희 형제에게만 문안하면 남보다 더한 게 없다’(마5:46~47)는 말씀도, 하나님의 방법은 ‘먼저 사랑하고, 낯선 누군가에게도 먼저 다가가는 것’임을 강조하고 계십니다.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 이번에 축복해주시면 제가 이렇게 섬기겠습니다.”, “제가 산 복권 당첨시켜 주시면 절반 드릴게요.”라고 생각한다면, 이제 순서와 방법을 바꿔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사르밧 과부는 마지막 남은 것을 먼저 드렸을 때, 밀가루와 기름이 떨어지지 않는 은혜를 경험했습니다. 작은 아이가 자신의 오병이어를 드렸을 때, 그것은 수천 명을 먹이는 기적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삭개오도 예수님을 만난 후 재산의 절반을 나누고, 잘못된 것을 갚겠다고 먼저 변화를 결단했기에, 예수께서 “오늘 구원이 이 집에 이르렀다”고 선언하실 수 있던 것입니다.

세상은 ‘받으면 주겠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하나님 나라의 방식은 다릅니다. ‘먼저 주라, 그리하면 흔들어 넘치도록 너에게 주리라’(눅6:38).

교회에 다니고 있는데 삶의 변화가 없고, 열심히 기도도 하는데 왜 내가 원하는 응답이 없는지 고민이 된다면, 혹여 ‘밀어야 열리는 문’을 당기고 있지는 않은지, 10만 원 통장에서 1,000만 원의 인출을 바라고 있는 건 아닌지, 좋은 땅만 골라서 뿌린다는 명목으로, 이것저것 계산하며 행동은 잠시 미뤄두지는 않았는지 ‘순서와 방법’을 다시금 점검해봅시다.

하인명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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