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함이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바쁘다’는 말은 일종의 훈장처럼 여겨지곤 합니다. 누군가 근황을 물을 때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고 답해야 비로소 생산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안도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부지런함’과 세상이 말하는 ‘바쁨’은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바쁘다’는 것은 부지런함의 증거가 아닙니다. 서구 속담에 “게으른 자는 석양에 바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낮시간을 허비하고 마감 시간이 닥쳐서야 허둥대는 모습은 부지런함이 아니라, 오히려 미루는 습관과 무책임의 결과입니다. 성경적 관점에서 볼 때, 부지런함은 단순히 몸을 바쁘게 움직이는 ‘동작의 속도’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맡기신 우선순위를 지켜내는 ‘영적 질서’의 문제입니다.
일찍 일어나 밤늦게까지 일할지라도 정작 자신이 맡은 본연의 사명은 등한시한 채 엉뚱한 일에 에너지를 쏟고 있다면 그것은 영적인 게으름입니다. 게으름의 본질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하지 않아도 될 일에 몰두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을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나는 지금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그저 나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가?’
“팔방미인이 밥 빌어먹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저것 손대는 것은 많으나 정작 깊이가 없는 상태를 경계하는 말입니다. 신앙의 길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모든 일을 다 잘하기를 원하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각자에게 맡기신 일에 최선을 다하기를 원하십니다.
부지런한 사람은 남의 일에 간섭하거나 불필요한 일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습니다. 오직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에 집중하여 최고의 전문가가 되고자 힘씁니다. 환경을 탓하며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인생이 아니라, 하나님이 허락하신 지금 이 자리에서 생명수가 터져 나올 때까지 인내하며 파 내려가는 영적 끈기가 필요합니다.
게으른 사람은 핑계와 변명으로 일관하지만, 부지런한 사람은 방법을 찾고 시도합니다.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로 시작하는 양사언의 시조는 게으른 자의 심성을 꿰뚫어 보고 있습니다. 산이 높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오르지 않는 마음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게으른 사람은 안 될 이유와 핑계를 찾는 데 골몰하지만 부지런한 신앙인은 그 안에서도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며 방법을 찾습니다.
참된 부지런함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를 가집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뒤에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것입니다.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이며, 시작하는 순간 이미 절반의 승리는 보장된 것입니다. 하나님은 비바람 속에서도 씨를 뿌리는 자의 손을 붙들어 주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