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에이스(Ace)
하나님의 에이스(Ace)
작년 봄에 있었던 일이다. 새학기가 시작되고 얼마 후 큰 아이가 며칠간 아파 조퇴까지 했다. 이유는 교내 체육 강사님이 지도하시는 방과 후 배드민턴 훈련에 대한 중압감 때문이었다. 알고 보니, 강사님은 전학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큰 아이를 눈여겨보셨고, 에이스 선수로 키워낼 목적으로 강도 높은 훈련을 시키신 것이다.
이후 마음을 다잡고 훈련에 임한 아이는 자기보다 잘하던 아이들을 하나하나 제치더니 결국 부동의 에이스 자리에 올랐고, 팀 주장이 따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사님은 이 아이를 대표로 인정하셨다. 훈련 조교 역할까지 감당하던 아이는, 졸업을 몇 달 앞두고는 “그동안 가르쳤던 제자 중에 네가 제일이다.”라는 최고의 인정을 받았다. 학년 초의 눈물과 근심은 기쁨과 보람으로 변화되었고, 결과적으로 기량과 정신력을 강화하기 위한 성장통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 목사님은 나부터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신다. 내 영·혼·육부터 기름지고 강건하게 하여 나아가 남에게 주고 살라는 뜻이다. 뿌리를 깊게 내려 열매를 맺어 그 그늘에 많은 이들이 쉬게 하고 열매를 나눠줄 수 있을 만큼 성장하라는 목사님의 마음이다. 예수님이 희생의 십자가를 지시고 순종하셔서 온 인류를 구원하신 것처럼, 목사님이 핍박과 환난을 견디고 이겨내서 전 세계에 수많은 복음의 씨앗을 뿌리고 열매를 거두시는 것처럼 말이다.
거목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고, 희생과 눈물이 없이 단 열매를 딸 수 없다. 골짜기 없는 산등성이가 없듯, 인생을 살다 보면 때로는 원치 않는 환경과 조건에 처하나, 신실하신 하나님은 그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사람들을 빚어내시고, 준비시키시고, 사용하셔서 마침내 당신의 뜻을 이루신다. 믿음의 조상이 된 아브라함, 열두 지파의 조상이 된 야곱, 출애굽의 대역사 이전에 앞서 보내신 자로 쓰임 받은 요셉, 모세 등등…. 모두 하나님의 계획과 말씀에 순복하여 거친 광야를 지나 하나님의 에이스 선수들이 되었다.
‘내가 서 있는 땅부터 기름지게 해보자!’ 올해 교단의 슬로건이 우리도 하나님의 에이스 선수가 될 수 있다는 하나님의 격려임을 믿고 나아갈 때, 나와 내가 선 모든 곳이 기름지게 되는 역사가 일어날 것이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4:13).
이국진 사모
전대미문의 은혜, 아름다운 마침표
구리교구의 장로님 한 분이 주님의 부르심을 받으셨다. 함께 사역할 일꾼을 위해 기도하던 중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귀한 분이었다. 전도든, 봉사든 언제나 앞장서셨고, 몸이 불편하셔도 교회의 필요 앞에서는 한 번도 물러섬이 없으셨다. 14년 전 뇌출혈로 큰 고비를 넘기신 이후에도 가끔 쓰러지셨지만, 하나님께서 매번 오뚝이처럼 다시 세워주셨다. 쓰러지기 사흘 전, 장로님은 배가 너무 아프다며 기도를 요청하셨다. 그러나 며칠 뒤 장로님은 쓰러지셨고, 일주일도 되지 않아 소천하셨다.
아쉬운 마음으로 기도하는데 하나님이 감동을 주셨다. “이것도 전대미문의 축복이다.” 쓰러지기 불과 사흘 전까지도 노방전도와 봉사의 자리를 지키다가 주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으니 이것이 전대미문의 축복이 아닌가.
장로님이 평소 자주 하시던 기도가 생각난다. “앞면도 복 주시고, 옆면, 윗면, 뒷면도 복 주옵소서.” 그냥 습관처럼 하시던 기도였지만, 이번 일을 지나며 그 기도를 새롭게 묵상하게 되었다. 앞면의 복은 눈앞에서 경험하는 부귀영화의 복, 윗면의 복은 천국의 구원, 밑면의 복은 숨 쉬고 살아가는 일상의 은혜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무엇보다 마음에 남은 것은 ‘뒷면의 복’이었다. 고난과 아픔 속에서도 하나님은 숨은 뜻을 품고 계시며, 그 안에서도 선을 이루신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름답게 사는 것만큼, 주님께서 부르실 때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하는 것 또한 최고의 은혜요, 축복이다. 부르시는 순간까지 충성된 삶을 사신 장로님처럼 다가오는 2026년, 더욱 힘 있게 믿음의 걸음을 내딛고자 다짐한다.
문천명 전도사
보이지 않는 축복을 헤아리다
“나는 지난 한 해를 어떻게 살아왔는가?”
“나의 2025년, 믿음의 결산은 어떠한가?”
일기장과 기도 노트를 펼쳐보며 지난 한 해를 돌아보았습니다. 그 안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이 곳곳에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1월부터 생각지 못한 은혜를 부어주셨고, 개인적으로는 다 기록할 수 없을 만큼 놀라운 축복들을 경험하게 하셨습니다. 특히 노량진 기도회가 세워지면서 새벽과 저녁, 하루의 시작과 끝을 기도로 붙들 수 있었던 시간들은 제 신앙의 호흡을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또한 우리가 합심하여 기도했던 대로, 하나님께서는 12월 9일, 서울성전 부지 계약이라는 큰 응답을 허락해주셨습니다. 기도의 제목이 실제가 되는 순간을 공동체가 함께 목격하며, 하나님이 지금도 살아 역사하신다는 사실을 다시금 고백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돌아보면 아쉬움이 전혀 없었던 한 해는 아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1년 내내 간절히 기도했던 한 가지 제목은, 해가 저물도록 응답되지 않았습니다. 기도 노트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하나님, 아직 3개월이 남았습니다.”
“열흘이 남았습니다.”
“아직 마지막 3일이 남아 있습니다.”
“오늘 저녁까지 시간이 있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지만 그 기도는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믿음의 결산을 해야 할까요?
그 질문 앞에서 저는 하나님의 성품을 다시 붙들게 됩니다. 하나님은 실수하지 않으시는 분이며, 한번 말씀하신 축복을 거두어 가시는 분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응답의 ‘형태’는 달랐을지라도, 하나님께서 이미 선포하신 은혜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믿음으로 한 해를 매듭짓고자 했습니다.
세상의 시선으로 보면 이해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믿는 자에게 믿음이란, 보이는 결과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약속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아직 눈에 보이는 변화가 없을지라도 그 축복의 씨앗은 이미 심겼다고 믿기에 우리는 실망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이미 주신 은혜를 신뢰함으로 다음 해를 향해 나아갑니다.
보이지 않아도 이미 주신 축복을 신뢰하며, 끝까지 기도하며 달려가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이현승 목사
돈을 좋아하는 크리스천
저는 돈을 좋아합니다. 헌금할 때마다 이렇게 기도하죠. “하나님, 평생 저에게 필요한 돈보다 갑절로 채워주세요. 그래서 계산하지 않고, 인색하지 않고, 늘 넉넉한 마음으로 하나님 손길이 필요한 곳에, 곳에, 그리고 부모님을 위해, 저를 위해 쓰게 해주세요.”
직장 생활을 한 지 10여 년이 넘도록 돈을 모을 줄만 알았지, 굴리고 불리는 쪽에는 일자무식이었던 저는 주식 투자란 돈을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일이라 여겼고, 사실 투자와 투기의 차이도 몰라서 부동산 투자를 하는 사람은 전부 투기꾼인 줄 알았죠. 책이나 영화, 전시회 얘기하는 걸 좋아했고, ‘어디 아파트가 얼마 올랐다더라’ 같은 얘기는 아예 관심도 없었습니다. 노동으로 번 돈만이 가치 있고, 그 돈을 잘 저축하는 것만이 돈을 다루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 생각했어요. 돈을 밝히는 건 어쩐지 속물 같다고, 크리스천이라면 돈에 관해 좀 어수룩하고, 초연하고, 순수해야 한다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했던 것도 같습니다.
그러다 2021년, 하루가 멀다 하고 무섭게 집값이 오르자 처음으로 공포를 느꼈습니다. 살이 떨릴 정도로요. 열심히 저축하면 언젠가 서울에 내 집 하나쯤은 마련할 수 있겠지 싶었는데, 그 사이 집값은 저 멀리 날아가 버렸죠. 앞으로 어떡해야 하나 막막했고 눈물까지 났습니다. 무기력하게 몇 주를 보내다 결심했어요. ‘지금이라도 돈 공부를 하자!’ 2022년은 제 인생을 통틀어 가장 치열했던 한 해였습니다. 매달 부동산 강의를 들으며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임장하러 다녔고, 자투리 시간까지 긁어모아 경제 도서를 읽었습니다. 덕분에 작년에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잡았고, 지금은 노후를 위한 연금 투자도 조금씩 하고 있습니다. 돈을 대하는 태도도 바뀌었죠.
책 은 말합니다. “당신이 믿든 안 믿든 돈은 인생의 많은 것들을 바꿔놓는다. 물론 돈이 인생의 전부라고 할 순 없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돈 문제라는 먹구름이 인생에 끼어있는 한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돈은 인생의 여러 문제들을 다스리는 데 반드시 필요한 기반이다. 이런 역할을 하는 돈에 대해 당신은 어떤 신념을 가지고 있는가? 당신이 돈은 아름답고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결코 돈을 많이 벌 수 없다.”
한인 기업 최초로 글로벌 외식 그룹을 운영하는 김승호 회장은 돈을 살아있는 인격체처럼 대한다고 하죠. 돈에도 감정이 있어서 자기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에게 붙어 있기를 좋아하고, 함부로 대하는 사람에겐 다가가지 않는다고요. 그가 풍족한 부를 이루는 데 성공한 것은 돈을 스스로 감정을 가진 인격체로 대하며 돈과 함께 사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라고 고백합니다.
성경은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이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고 말하죠. 부자와 거지 나사로의 비유도 자주 들어왔습니다. 부자는 천국에 들어가지 못했지만, 부잣집 대문에서 떨어진 부스러기를 주워 먹던 거지는 천국에 들어갔죠. 나사로의 신앙심을 존경합니다. 하지만 저는 나사로가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나사로에게 따듯한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부자가 되고 싶습니다. 노년까지 풍요롭게 살아간 이삭이 되고 싶습니다. 자기 재산으로 예수님과 제자들을 섬긴 막달라 마리아와 요안나, 수산나가 되고 싶습니다. 선지자 엘리사가 마을에 들를 때마다 편히 쉴 수 있도록 자기 집에 엘리사의 방을 따로 마련할 수 있었던 부유한 수넴 여인이 되고 싶습니다.
신은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