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선택이 우리의 미래를 좌우한다
일본의 군국주의화, 중국의 도약, 러시아의 재기,
100년 전 우리 한반도를 감싸고 있던 국제정치의 지형은
오늘도 변함 없는 모습으로 우리를 긴장과 갈등으로 둘러싸고 있다.
오늘의 선택이 국가의 운명을 판가름한다.
이는 곧 개개인의 선택과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압제로부터 국권을 되찾은 날.
1948년 8월 15일, 정부수립과 함께 대한민국이라는 독립국가를 세운 날.
그리고 2002년 8월, 그 날의 기쁨을 다시 떠올려 본다. 그 날에는 남녀노소, 지도자나 백성의 구분 없이 손에 닿는 사람이면 누구나 얼싸안고 하나가 되고, 둘이 아닌 한 마음으로 태극기를 흔들며 기뻐했을 것이다. 새로운 시작의 시점에서 국민 모두가 원했던 것은 다른 누구의 억압이나 지배 없는 자주독립국으로서의 대한민국, 그 자랑스러운 이름이 세계에 널리 울려 퍼지는 것이었으리라.
지금까지 우리는 가슴 아픈 6.25전쟁 이후 가장 빠른 경제개발을 이룩한 개발도상국이었으며, 국가부도라는 위기 앞에서도 금 모으기 운동을 통해 경제를 급속히 회복시켜 IMF체제를 최단기간에 극복한 나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세계적 축제인 월드컵을 온 나라가 붉은 물결이 되어 응원함으로써 개최국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지구촌에 각인시켰다. 이 모든 것이 온 국민이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이룩한 성과이다.
그런데 요즘 각종 매스컴을 도배하고 있는 정치상황을 보면 이러한 하나의 감격이나 자부심이 갈기갈기 찢겨나가는 기분이다. 대통령 아들들의 각종 비리 사건으로 국민의 마음이 심히 얼룩져 있는 마당에, 어느 대통령 후보 아들들의 병역비리 문제로 온통 나라가 시끄럽다.
한쪽에서는 서해교전에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젊은 피가 있었고, 수마(水魔)가 할퀴고 간 곳곳에 복구를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인 젊은 장병들의 모습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자식을 군대에 보내지 않기 위해 돈과 권력, 각종 편법 등을 동원해 온 추한 지도자들이 있다. 굳이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즉 ‘사회 지도층의 국가에 대한 의무’를 말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한 나라의 지도자라면 국민의 모범이 되어야 함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그 옛날 로마의 귀족들도 로마군의 핵심을 이루며 전선에 앞장섰고,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전쟁 당시 영국의 왕자는 자원하여 군복을 입고 전선에 나갔었다. 사회 지도층이라면 이러한 국가적 의무를 앞장서서 감당하는 자세를 잊지 말아야 한다. 도대체 부와 권력을 가지고도 모자라 국민이 안겨준 권력을 이용하여 자신의 영달만을 찾는 야비한 생각은 어디에서 오는가? 이는 국민을 두려워할 줄 모르는 오만의 결과이다.
이제 우리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정치가 썩었다 하여 혐오하고 외면만 한다면 절대로 우리의 정치는 변화될 수 없다. 아무리 경제의 주역들이 세계 시장에 나아가 선전을 하고 있더라도 끊임없이 정치가 발목을 잡아대는 한 이 나라의 선진화는 결코 기약할 수 없다. 깨끗한 정치, 깨끗한 경제, 깨끗한 사회를 이루는 길은 오직 국민의 각성과 적극적인 정치참여를 통해 끊임없이 신선한 피를 수혈해 가야 한다. 이 땅의 젊은 세대들이 생각을 바꿔야 한다.
우리에게 법으로 보장된 민주질서를 통하여 지도자의 자질이 없는 자들을 표로 심판하고 정치무대에서 퇴출시켜야 한다. 그러한 노력과 지속적 관심 없이는 이 나라를 바로 세울 수 없다. 한 나라의 민주주의는 그 나라 국민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 누구를 탓할 게 아니라 우리가 바로 서고 우리가 바로 판단해야 한다. 오늘의 선택이 미래를 좌우하는 것이다.
일본의 군국주의화, 중국의 도약, 러시아의 재기, 100년 전 우리 한반도를 감싸고 있던 국제정치의 지형은 오늘도 변함 없는 모습으로 우리를 긴장과 갈등으로 둘러싸고 있다. 오늘의 선택이 국가의 운명을 판가름한다. 이는 곧 개개인의 선택과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 정신을 바짝 차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