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며
물이나 공기가
너무 흔하다보니 그 중요성을 잊고 지내는 것처럼, 국가에 대해 갖는 생각 또한 무의식
속에 잠기는 때가 허다하다. 일 년에 몇 번 안 되는 국경일이나 각종 기념일에 국기를
내거는 사람도 갈수록 줄어드는 세태고 보면, 57주년을 맞이하는 광복절이 과연 우리에게
무엇인가 되새겨봐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물론 지난 6월의 월드컵 특수로 인해 태극기가 무진장 팔려나갔다거나, 이 땅의 젊은이들이
월드컵을 계기로 국가에 대한 의식을 새로이 갖게 되었다는 기사들이 눈에 뜨이기는 했다.
그러나 이것이 스포츠에 대한 열광이나 집단적 축제의 일회성 가열로 끝나고 마느냐, 아니면
국가적 힘의 결집으로 승화되느냐 하는 문제는 이제부터이다.
지난 한일 월드컵 기간에 치러졌던 6.4 지방선거에 우리의 젊은 세대는 철저한 무관심으로 외면했다.
정치에 대한 염증의 반증이라고는 하지만 정치 참여 없이 정치를 어찌 변화시킬 수 있으며 정치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있느냐 하는 관점에서 보면, 구호는 거창하게 외쳐댔지만 행동은 따르지 않았던 씁쓸함을
털어낼 수가 없다. 이웃 일본이 잊을만하면 터뜨리는 독도 문제나 현재 주둔 미군이 일으키는 각종
문제들이 유야무야로 넘어가는 현실을 보면서, 벌써 광복 반세기가 지났다고는 하지만 진정한 독립국가로서의
광복을 이루고 있는가 하는 자성이 절로 인다.
해외를 다니면서 절실히 느끼는 바지만 정말 국가가 없는 인간은 국가가 있는 개만도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요, 국제질서는 엄연히 힘의 논리에 따라 좌우되고 있다. 고로 우리가 힘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부강해야 한다. 보스니아 내전이나 체첸 사태 등 수 많은 생명을 앗아간 전쟁이나 지금 벌어지고
있는 분쟁들 역시 민족과 민족 간의 갈등이자 국가나 영토를 둘러싼 분쟁들이다. 뿐만 아니라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스라엘 땅에서 일어나는 폭탄 테러 사건 역시 영토를 잃은 팔레스타인 인과 2000년
이상 유랑인으로 떠돌다 천신만고 끝에 영토를 회복한 유태인들과의 분쟁인 것이다.
팔레스타인 입장에서 보면 2000년 이상 살아오던 땅을 어느 날 갑자기 힘의 논리에 의해 유태인들에게
나라를 빼앗긴 꼴이니 그 원통함이야 오죽하겠는가! 우리도 구한말 나라의 힘이 극도로 약했을 때 선진화
된 강대국의 손아귀에 놀아나다 결국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겨 36년 간이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온갖
수모를 겪었다. 하나님의 보우하심과 나라를 되찾겠다는 수많은 독립투사들의 피 흘림으로 1945년
8월 15일, 극적으로 해방을 맞이하게 되었지만 순수한 우리 힘으로 쟁취한 광복이 아니었기에 그
후로 이 땅에 뿌려진 왜곡된 역사의 비극은 말로 형용할 수 없다.
분단과 전쟁이 남긴 상흔이 아직도 우리 민족을 분열과 대립으로 멍들게 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지역간, 계층간, 세대간의 갈등의 골은 깊어 가고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고 고민하는 지도층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고위층이면 으레 부동산 투기 전력과 아들 병역기피, 이중 국적의 추한 모습들을 드러내고
있는 오늘이다. 지난날, 조국의 광복을 위해 자신의 전 재산을 팔아 광복군의 군자금을 조달했던 우리
선배들의 이야기며, 군번도 없이 6.25 전쟁에 참여한 재일 동포들이나 학도병의 이야기는 한낮 과거의
만용쯤으로 치부해야 한단 말인가? 이제 성공적인 월드컵을 끝낸 후 맞는 광복절이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기회이다. 온 국민이 하나가 되었던 그 6월의 함성을 뒤로하고 다시 지역이
대립하고 계층이 대립하는 나라의 3류 국민이 되느냐, 진정 이 기회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세계가
놀랐던 필승 코리아의 자부심 가득한 선진국민으로 거듭나느냐는 이제부터이다. 광복 57주년을 맞이하며
우리 대한민국이 세계 일류국가로 도약해 가는 원대한 국가적 비전을 향해 온 국민의 힘을 결집해 나아가길
진심으로 소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