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한 자에게 일을 맡기지 말라(잠4:7)
30여 년 전 즈음의 일입니다. 어느 날 고등학교 동창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모처럼 해후한 친구와 저는 제3한강교를 걸으며 지난 이야기들을 나눴는데, 그 친구의 표정이 어두웠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더니 “내가 폐암 말기 선고를 받았네. 얼마 살지 못한다네. 그래서 자네에게 부탁이 있어서 왔네. 자네가 내 아내와 자식을 맡아주게나.”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너무 놀라서 “내가 어떻게 자네 아내와 자식을 맡는단 말인가?” 했더니, “지난날 내 동생 대학 입학금을 대준 것도 자네였고, 내가 취업할 때 보증을 서준 것도, 병원비를 대준 것도 자네였네. 내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자네밖에 내 가족을 맡길 사람이 없어 이렇게 불쑥 자넬 찾아왔다네.”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그날 저는 그 친구에게 모든 것을 맡길 수 있는 예수님을 소개해주고 집에 돌아왔는데, 밤이 깊도록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나는 과연 세상을 떠날 때 내 가족을 맡길 사람이 있나?’ 아무리 생각하고 생각해도 그럴 사람이 제게 없었습니다. ‘아! 나는 실패한 인생을 살았구나!’ 하며 통탄했습니다. 그리고 다짐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사람을 얻으리라.’
30년이 흐른 지금, 저는 돈으로 살 수 없는,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사람들이 제 곁에 있습니다. 저를 위해 목숨까지 던져줄 동역자, 동지가 많습니다. 그것이 인맥을 형성했고, 그 인맥이 다리가 되어 저는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습니다. 제가 74개국에 선교를 할 수 있는 것도 주님의 은혜이지만, 이러한 인맥의 힘도 분명히 작용했음을 시인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저는 인맥 쌓기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성경을 보니까 예수님도 인맥 관리를 하셨더라고요. 2천 년 전에 예수님은 혼자서 사역을 시작하셨습니다. 그러다 열두 제자를 택하셔서 그들을 통해 복음을 전파하셨고, 70인의 제자, 나아가 모든 믿는 자들을 통해 오늘날 복음이 전 세계에 퍼지게 하셨습니다. “의인의 열매는 생명나무라 지혜로운 자는 사람을 얻느니라”
(잠11:30)는 말씀은 정말 진리입니다. 그럼요, 만물과 만인을 활용할 줄 아는 게 지혜입니다.
누가복음 16장에 나오는 지혜로운 자의 이야기입니다. 주인의 소유를 맡아 관리하는 청지기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주인은 이 청지기가 자신의 소유를 낭비하고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됩니다. 이에 주인은 청지기를 불러 “이보게, 자네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무성하니 이제 그 일에서 손을 떼게.”라고 말했습니다. 청지기는 졸지에 백수가 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청지기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땅을 파자니 힘이 없고 빌어먹자니 부끄럽구나~’ 깊이 생각하다 지혜를 발휘합니다. 그는 주인에게 빚진 사람들을 하나씩 불러 “당신은 우리 주인에게 얼마를 빚졌소?” 물은 뒤에, 그 사람이 ‘기름 백 말의 빚이 있습니다.”라고 말하면, 빚문서를 꺼내놓고
“여기 백 말을 지우고 오십 말이라고 적으시오!”라고 했습니다. 또 다른 사람에게 “당신은 우리 주인에게 얼마나 빚졌소?” 하고 물어 “나는 당신 주인에게 밀 백 섬의 빚이 있습니다.”라고 말하면 그에게도 빚문서를 보이며, “여기 백 섬을 지우고 여든 섬이라고 적으시오.”라고 했습니다. 그는 빚진 자들에게 호의를 베풀어 그들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었습니다. 자신의 미래를 예비한 것이지요.
이 이야기가 주인 귀에 왜 안 들어갔겠습니까? 당연히 들어갔지요. 그런데 주인의 반응이 예상외였습니다. 노발대발할 줄 알았는데, 되레 주인은 그를 지혜롭다고 칭찬했습니다. 청지기는 아직 권한이 있는 동안에 권한 안에서 기지를 발휘한 것입니다. 그가 얻은 것은 사람이었고, 그러한 지혜로 자신의 미래를 예비한 것을 주인은 칭찬한 것입니다. 그리고 주인은 말합니다. “이 세대의 아들들이 자기 시대에 있어서는 빛의 아들들보다 더 지혜로움이니라(눅16:8). 지혜가 제일임을 말씀한 겁니다(잠4:7).
여러분, 인맥은 금맥입니다. 이번에 나무 이식(移植)작업을 할 때 보니까 장비와 연장이 좋으니까 일이 뚝딱 됩디다. 호미로 파고 삽으로 파면 몇 달 걸릴 일을 포크레인으로 하니까 며칠 사이에 끝납디다. 인맥이 이 포크레인과 같습니다. 세상사를 쉽게, 원활하게, 성사되게 합니다.
이승만이 우리나라 초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초석도 인맥에 있었고, 전 현대그룹 회장인 정주영 씨나 전(前) 삼성그룹 회장인 이병철 씨가 그룹을 세울 수 있었던 것도 인맥을 잘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후세에게 인맥 관리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했습니다.
믿음의 선친들도 그랬습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명을 받고 본토, 친척, 아비의 집을 떠난 자입니다. 그가 가나안 땅에 들어갔을 때, 그는 아는 사람이라곤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런 그가 그돌라오멜과 그 동맹한 왕들이 침입하여 조카 롯을 사로잡아 갔을 때, 318인을 거느리고 그들을 쫓아가 조카 롯을 찾아왔습니다. 318인은 바로 믿음과 정의의 용사들로, 아브라함의 인맥이었습니다(창14).
사무엘하 23장에는 다윗의 용사 37인의 명단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다윗이 이스라엘 왕이 될 때까지 그 배후에서 그를 돕고 따르던 자들입니다. 용사들이 바로 다윗의 조력자이며, 다윗의 인맥이었던 것입니다.
요셉이 약관의 나이에 애굽의 국무총리 대신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인맥형성의 결과입니다. 그는 보디발 아내의 보복성 위증으로 옥에 들어갔지만, 술관장을 만나 인맥을 쌓았기에 바로의 꿈도 해몽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창40).
요한복음 3장에 보면 38년 된 병자가 나옵니다. 그가 예수님을 만나자 하소연하기를 ‘물이 동할 때 베데스다 연못에 나를 넣어줄 사람이 없어서 내가 여태 병든 채로 산다.’고 했습니다. 그는 인맥 형성에 실패한 사람입니다. 38년 동안 사람 하나 얻지 못한 겁니다. 그러나 마가복음 2장에 나오는 중풍병자를 보세요. 그는 비록 움직일 수 없는 중풍병자였지만, 인맥을 잘 쌓았기에 네 명의 친구들을 동원해서 지붕을 뚫고 예수님 앞에 나가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어떤 사람과 인맥을 형성해야 하는가도 생각해야 합니다. 사람과 잘못 연을 맺으면 그것이 치명적인 올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합니다. 미련한 자와 일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그래서 먼저는 값보다 가치를 봐야 합니다. 학력이나 가문, 인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중심을 보고 연을 맺어야 합니다. 여호수아의 두 정탐꾼은 기생 라합과 연을 맺었기에 무사히 살아나올 수 있었습니다. 기생이라고 무시했더라면 어찌 되었을까요? 그리고 나보다 실력 있는 자, 나보다 가진 자, 나보다 경험이 많은 자, 나보다 영향력 있는 자와 연을 맺는 게 좋습니다.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는 것 같이 사람이 그 친구의 얼굴을 빛나게 하느니라”(잠27:17)고 말씀하셨거든요.
여러분, 만물과 만인을 활용하는 것이 지혜라면, 지혜 중의 지혜는 무엇인지 압니까? 그것은 하나님과의 연을 끈끈하게 맺는 것입니다. 사람은 배신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죽어 맥이 끊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진실하시며 영영하시니 그분을 의지하고, 그분과 관계가 잘 형성되면 만사(萬事)가 형통이요, 난사(難事) 역시 형통하게 됩니다. 사도 바울이 하나님과의 맥이 얼마나 단단하게 맺어졌는지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핍박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롬8:35).
저 역시 찬양 시에 ‘세상 모두 날 버려도 예수 나를 버리지 않네/ 모든 친구 날 버려도 예수 나를 버리지 않네’라고 고백했습니다. 예수님과 끊을 수 없는 관계임을 고백한 것입니다. 룻이 나오미가 밀어내도 붙든 것처럼, 엘리사가 엘리야가 가라 해도 요지부동했던 것처럼, 하나님과의 관계를 단단히 붙잡아야 합니다. 돈 때문에, 명예 때문에, 순간의 쾌락 때문에 하나님과의 관계를 무 자르듯 한다면 하나님도 그런 자와 관계를 청산하실 것입니다. 롯이 아브라함과의 연을 끊더니 어찌 되었는지 잘 기억해야 합니다.
간접자본을 활용하는 지혜가 있기를 바랍니다. 지혜가 부족하다면 꾸짖지 않고 후히 주시는 주님께 구하세요. 분명히 넘치게 주실 것입니다(약1:5). 할렐루야!
길은 잃어도
사람은 잃지 말라
인맥은 금맥이요
성공의 인프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