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 아는 자가 지배한다!
쌍둥이가 어린이집을 다닐 때의 일이다. 설날 아침, 집안 어른들에게 세배드리면 어김없이 아이들에게는 세뱃돈이 건네졌다. 그러면 받자마자 쪼르륵 아빠를 찾아왔다. 환전하기 위해서다. 어린 마음에 종이 쪼가리(?)는 영 쓸모없어 보였나 보다. 대신 500원짜리 동전은 두툼해서 뭔가 있어 보이지, 문방구 앞 뽑기 기계에 넣기도 좋지, 이리저리 쓸모가 많았다. 지폐 하나를 받은 나는 동전 한 개를 건네주었었다. 하나 받고 하나 건네주고…. 지금은 그런 거 없다. 이제 아이들도 돈의 가치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들리고, 아는 만큼 감사하는 법이다.
‘연은분리법(鉛銀分離法)’이라는 기술이 있다. 이는 16세기 초 연산군 시기에 조선에서 발명된, 은광석에서 순수 은을 추출하는 기술을 말한다. 당시 중국이나 서양에도 은을 추출하는 기술이 있었다. 하지만 추출하는 과정에서 은이 소실되는 부분도 많았고, 또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로 인해 사망자가 속출하는 등 매우 위험한 작업이었다. 이에 반해 조선의 기술은 안전했고, 은의 소실도 적어서 매우 선진화된 기술이었다. 은이 중요했던 이유는 이것이 당시 기축 통화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달러처럼 말이다. 항해술이 발전하여 신대륙이 속속 발견되는 상황에서 나라와 나라와의 교역은 더욱 빈번해졌고 은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높아져 갔다. 그러나 정작 조선에서 만들어졌지만 이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중종이 왕위에 오르자, 은광 개발 억제정책을 펼친 것 때문이다.
반면 1526년, 일본은 조선에서 두 기술자를 몰래 데려와서 연은분리법을 빼내갔다. 이로써 일본은 은 생산량을 늘려 교역에 박차를 가했다. 그리고 외국에서 신진 문물과 조총을 들여오더니 급기야 임진왜란을 일으키기에 이른다. 조선의 기술로 부국강병을 이루어 그 칼을 조선에 돌려댄 것이다. 은의 가치, 그것을 확보할 기술의 가치를 알아보았던 일본은 이를 통해 근대화를 이루고 동북아 정치 지형에 영향을 미친 반면, 그 가치를 알아보지 못했던 조선은 점점 더 쇠락의 길을 걸어갔다.
그렇다. 가치를 아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마찬가지다. 가치를 아는 자가 영적 세계를 지배한다.
비싸고 소중할수록 우리는 소중하게 대한다. 반면에 값싸고 대체하기 쉬운 것일수록 가볍게 대한다. 어떻게 대하는지 그 태도가 그 값어치를 드러낸다. 당신의 회개는 어떠한가, 당신이 직분을 대하는 그 마음가짐은?
싸구려 회개, 싸구려 직분은 없다. 그것의 가치를 모르는 어리석음만이 있을 뿐이다. 2024년, 하나님 자녀의 권세를 마음껏 누리기 위해서 먼저 우리에게 주어진 신령한 복의 가치, 은혜의 가치를 알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