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집 점검하기
흙으로 된 멋진 집을 한 채 지어본다고 가정합시다. 아무리 흙집이라 해도 건축재료가 흙만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요. 튼튼하고 쓸모 있는 집을 만들기 위해서는 나무, 못 등등 각종 재료가 추가로 필요합니다. 게다가 이 재료를 한곳에 몽땅 부어만 넣는다고 집이 되진 않습니다. 설계라는 비전과 계획, 터를 다듬는 밑작업, 기둥 세우는 작업 등등 모든 일에 질서와 지혜가 필요한 것이지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이 지금 이 구조물이 설계대로 잘 지어지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입니다.
우리 신앙의 집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무조건 기도만, 혹은 내가 원하는 성도들과 교재나 행사만으로는 집의 재료가 완전치 않습니다. 내 삶을 향하신 설계도, 즉 사명과 비전을 끊임없이 되새김하고, 정직과 성실로 삶의 터전을 닦으며, 예배와 기도로 기둥을 세워야만 성령께서 임재하시기에 정결하고, 많은 이들이 그 그늘에서 쉼을 얻는 멋진 성전이 될 수 있지요. 물론 시시때때로 하나님의 설계도와 말씀을 근거로 신앙을 점검하는 것이 역시 중요합니다.
벌써 공기가 차가워져 가는 만큼 저 역시 신앙의 집을 점검해보았습니다. 마침 소속된 공동체에서 성경 읽기가 시작된 터라 성경을 묵상하며 되짚어 보았지요. 너무나 귀한 말씀들이 읽을 때는 달콤하면서도, 이것이 배 안으로 들어와 나를 비춰보니 결점과 실수로 온통 쓴맛이 되었습니다(계10:10). 신앙의 연수가 이렇게 쌓였는데도 아직도 엉성한 모양새가 부끄러웠지만 그래도 덕분에 부서진 신앙의 구멍들을 확인하며 보수하는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늘 자신의 신앙을 돌아보고 가감 없이 하나님께 회개하고 호소했던 다윗이 결국에는 하나님과 마음이 합한 자로 인정받았던 것처럼, 누구보다 열정적인 사도였지만 늘 자신의 신앙을 점검함으로 자신 안에 감춰진 ‘악의 구멍’을 찾고 메우기에 열중했던 사도 바울처럼, 신앙을 점검하는 신앙인들이 결국 마지막까지 변함없고, 흔들림 없는 모본이 되었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2023년의 끝자락에 선 지금, 연말이라는 이유로 학업, 업무, 모임에 바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내 신앙의 집을 다시금 점검하시는 것은 어떨까요? 그 안에서 발견된 내 삶의 허점들이 비록 쓰고 아플지라도 말씀을 통해 점검하고, 이를 보수하기 위해 기도하며 예배한다면 다가올 2024년에도 하나님의 설계도에 맞는 귀한 성전으로 세워져 갈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