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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로 막을 것 가래로 막지 말라

1208호 · 2023-07-02

통역관을 비롯한 스텦과 서로 잘 맞아야 해외집회도 성공한다

(2006 멕시코 메리다 집회 광경)

“만든 자의 말을 듣는 것이 지혜다.”

더 무슨 말이 필요한가? 목사님이 자주 예시하는 마이크, 요즘은 무선마이크가 대세니까 이를 사용하는 우리로서는 그 세세한 기능이나 한계 등을 알래야 할 수 없다. 따라서 만든 업체에서 제공한 매뉴얼을 잘 봐야 하고, 그것도 어려우면 먼저 사용해본 자의 말을 듣는 것이 지혜 아닌가.

“먼저 가본 자의 말을 들어라. 1층에 있는 사람이 10층에 있는 사람을 어떻게 알겠나?” 역시 목사님이 자주 하시는 말씀이다. 우리가 인생 선배들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까닭이다. 우리 부모는 우리보다 먼저 인생을 살아온 분이다. 먼저 인생의 길을 걸어보았기 때문에 목사님 자주 말씀하시는 행로의 법칙을 우리보다는 많이 터득하고 계신다. 성경도 “청컨대 너는 옛시대 사람에게 물으며 열조의 터득한 일을 배울찌어다”(욥8:8)라고 하지 않는가?

목사님은 아브라함의 처세를 말씀하시며 문제나 갈등의 소지를 초기에 제거하는 것이 지혜라고 가르치셨다.

“아브라함은 참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조카 롯과 함께 길을 나섰다가 땅은 한정되었는데 소유가 늘어나 가축의 목자들 간에 다툼이 일어나자 즉시 갈라섭니다. 다툴 것 없이 각자 자기 길을 가자는 결단이었습니다. 거기다 더해 아브라함은 롯에게 더욱 좋은 선택의 기회를 줍니다. 적자 이삭과 서자 이스마엘이 다투자 역시 갈라놓습니다. 또한 아내 사라가 죽은 후 얻은 후처 그두라에게서 얻은 자녀들도 자신의 생전에 적자 이삭과 갈라놓습니다. 이는 아예 분쟁의 소지를 없애겠다는 지혜였습니다. ‘아브라함이 이삭에게 자기 모든 소유를 주었고 자기 서자들에게도 재물을 주어 자기 생전에 그들로 자기 아들 이삭을 떠나 동방 곧 동국으로 가게 하였더라’(창25:5~6).

선교여행을 앞두고 사도바울은 일전에 사역에서 이탈했던 마가를 동행시키려는 바나바와 의견이 맞지 않아 심하게 다투게 되자 서로 갈라서서 각자 선교의 길을 떠났습니다(행15:36~41). 맞지 않는데 굳이 같이 가려면 얼마나 힘들겠어요? 일보다 갈등 해결에 힘을 소진하다 보면 결과는 뻔합니다. 그래서 맞지 않으면 문제와 갈등을 키우지 말고 갈라서라는 것이고, 소리 나는 바퀴는 빨리 갈아 끼우라는 겁니다.

저 역시 목회나 해외선교에서 맞지 않는 사람은 과감히 빼냈습니다. 통역관이든, 스탶이든 한 팀이 되지 못하면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서로 잘 맞아도 힘겨운 길인데 적과 싸우기도 전에 전열이 흐트러진다면 그 전쟁은 해보나 마나 아닙니까?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고 당겨주고 하며 가야 하는 길인데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설교를 했더니 ‘부부도 맞지 않으면 갈라서라는 말씀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고 합니다. 나는 가족의 문제를 얘기한 것이 아닙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 간에 일어날 수 있는 문제나 갈등을 사전에 막으라는 조언입니다. 아브라함의 지혜를 보세요. 아들 이삭을 바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듣고 아내 사라와 상의했던가요? 아마 그랬었다면 난리가 났을 겁니다. 지혜로운 아브라함은 혼자 그 명령을 준행했습니다. 이처럼 문제나 갈등의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는 지혜를 배우라는 말이지 부부의 문제를 내가 어떻게 거론합니까? 나는 내 제자들에게도 부부의 문제는 절대 개입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합니다. 이는 절대 목사가 해결해줄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을 키워서 나중에 가래로도 못 막는 어리석은 일을 범하지 말라는 간곡한 조언입니다. 아브라함에게서 그 지혜를 배우라는 겁니다. 믿음의 선친, 먼저 가본 자의 지혜를 배우라는 겁니다. 나는 진실로 여러분이 행복하고 복된 삶을 살기 원하기에 아비의 심정으로 가르치는 겁니다. 어떤 아비가 가정을 깨라 합니까? 행복하게 잘 살라 하지요. 문제나 갈등의 소지를 사전에, 그렇지 못하거든 초기에 제거하라는 지혜의 말씀을 전했으니 부디 지혜를 가지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한은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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