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성경이 된 사람들
1428년 영국 작은 도시 노리치의 한 광장, 요한이라는 사람이 나와 사람들에게 성경의 내용을 읊어준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그런데 “잡아라!” 하는 소리와 함께 그들을 쫓는 자들이 오자 ‘성경을 외치는 자’들은 달아나기 시작한다. 또 한 광장, 마태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나타나 성경의 내용을 줄줄 외우기 시작한다.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또 그들을 쫓는 자들에 의해 도망가기 시작한다. 이들은 ‘롤라드(독버섯, 중얼거리는 자)’라는 이름을 가진 집단이다.
이 당시 교황과 로마 카톨릭은 구원을 돈으로 사는 면죄부를 판매하고 있었고, 라틴어로 된 성경을 가지고 교회와 사제들만 성경을 볼 수 있게 하였다. 그러나 존 위클리프가 나타나 “교회의 참된 권위는 교황이 아니고, 모든 사람은 성경의 가르침을 연구하고 스스로의 본분을 깨달아야 한다.”며 1382년 성경을 영어로 완역하여 만민에게 전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카톨릭 교회는 영어 성경을 소유하고 있거나 성경 내용을 외치거나 필사하는 사람들을 잡아다가 그들을 고문하고 화형, 사형을 시켰다. 과거 로마의 네로 황제 시절, 예수님을 믿는 것만으로 순교의 대열에 합류하는 것과 같이 스스로 성경이 되어 복음을 외친 사람들은 그렇게 목숨을 걸고 성경 말씀을 전했다. 당시 목숨을 걸고 성경을 전한 ‘롤라드’들이 있었기에 그로부터 2세기 후 1517년 10월 31일 마르틴 루터는 95개의 반박문을 발표하고, ‘오직 믿음, 오직 은총, 오직 성경’의 정신을 가진 종교개혁이 시작될 수 있었다.
최근 기독교 뮤지컬 ‘더 북: 성경이 된 사람들’을 관람하였다. 이 뮤지컬의 내용은 루터의 종교개혁이 일어나기 전까지 목숨을 걸고 복음을 전하던 ‘롤라드’들의 이야기였다. 핸드폰만 열면 누구나 아무 때나 어디서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이 성경이 나에게 오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피와 헌신이 있었단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비단 유럽뿐만 아니라 이 나라 대한민국에서도 한글 성경을 지키기 위해 선조들이 목숨 바쳐 돌아가셨다. 많은 사람들의 피 값으로 우리에게 온 성경, 이 성경을 보고 또 보고 귀히 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