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심장이 이렇다
가을걷이가 시작되는 요즘 가을장마가 이어졌으니 농부의 심정이 어떨까. 애써 지어놓은 벼와 과일이 장마에 뚝뚝 떨어지고, 햇볕을 더 받아 완숙되어야 하는데 비에 축 젖어있으니 농부의 답답한 마음을 그 누가 알랴.
나 역시 영적 농부인지라 바로 농부의 심정과 같다. ‘농부가 무게 다 잡고, 폼 다 잡고 어떻게 농사를 짓나?’ 하며 나는 넥타이도 풀어헤치고, 소매도 걷어붙이고 강단에 섰었다. 내가 애써 가꾼 영혼의 열매가 잘 맺히기만 한다면야 나 하나쯤 망가져도 상관없다는 심정으로 지금까지 일했다. 그런데 얄궂은 가을장마 같은 코로나 때문에 다 익은 곡식들이 뚝뚝 떨어질까 봐, 더 익어야 맛이 나는데 설익을까 봐 걱정이 태산이다. 아직 믿음이 연약한 자들이 하나님에게서 떨어져 나가고, 미지근하여 세상과 하나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자들이 믿음을 아예 팔아먹고 세상으로 나갈까 봐 조바심이 든다. 그래서 나는 더욱 낙타무릎이 될 뿐이다.
또한 나는 모를 더 내야 하는데, 묘목을 더 심어야 하는데 쩍쩍 갈라진 논바닥을 보고 있는 농부의 타는 듯한 심정이기도 하다. 가야 할 길은 먼데,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있으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세계 각처에서 나를 부르고 있건만 갈 수 없으니 그저 하늘만 바라보고 있는 농부처럼, 나도 하늘만 올려다본다. “그래, 하나님 외에 도울 자 누굴까?” 혼잣말을 되뇌다 문득 시편 121편의 말씀이 떠오른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꼬 나의 도움이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시121:1~2).
그렇다. 모세처럼 하나님이 길을 열어주셔야 홍해 같은 세상을 건널 수 있다. 다니엘처럼 하나님이 함께 하셔야 사자굴 같이 사나운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고,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처럼 하나님이 동행하셔야 삼킬 듯 달려드는 불같은 이 세상에서 믿음을 지킬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아버지, 불러만 봐도 그 사랑에 눈물 나요. 나 같은 죄인을 사랑하신 아버지~’ 하고 찬양한다.
“지존자의 은밀한 곳에 거하는 자는 전능하신 자의 그늘 아래 거하리로다 내가 여호와를 가리켜 말하기를 저는 나의 피난처요 나의 요새요 나의 의뢰하는 하나님이라”(시9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