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
우연히 대한민국 피아노 조율 명장 이종열 조율사의 인터뷰를 보았습니다. 세계 유수의 피아니스트들이 그의 실력을 극찬할 만큼 명성이 높은 분이죠. 자그마치 66년 동안 이 일을 했으니 이제는 눈감고도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단호하게 ‘아니요’라고 답합니다. 자신이 80대이지만 작년보다 올해 좀 더 발전하고 있으며, 일의 힘듦에 마음을 두었다면 지금까지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겸손한 미소를 짓습니다. 여전히 청년 같은 명장의 눈빛을 보고 있자니, 노년의 나이와 디지털시대의 변화 같은 어려움은 일절 소용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렇습니다. 변함없이 정진하는 명장들의 특징은 이처럼 초심을 잃거나 자만하지 않고, 나이와 환경 앞에 굴복하지 않으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것입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찬양하는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라는 갈렙의 선포를 기억해봅니다. 긴 세월 전쟁을 통해 가나안 땅을 정복해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명령대로 땅을 나누게 됩니다. 지파마다 넓은 땅, 좋은 땅, 이미 정복을 마친 편한 땅을 받고 싶었겠지요. 상상하건대 그중 누구도 헤브론만큼은 받고 싶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직 정복도 못했고, 튼튼한 성으로 둘러싸였으며, 거인 같은 용사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땅 자체가 높은 산지, 거친 들인지라 정복 후에도 땀 흘려 가꾸어야 하는 최악의 지역이었죠.
하지만 이때, 85세 갈렙이 나섭니다.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 그 땅을 내게 주시기로 하나님께서 약속하셨던 40세 때와 마찬가지로 나는 아직 전투력이 남아있으며, 하나님만 함께 하신다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입니다. 출애굽의 산증인이자 45년 동안 전쟁터 최일선에서 온갖 고생을 했을 갈렙에게 그 흔한 공로의식, 현실 안주는 도무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저 생명이 붙어있다면, 하나님의 약속을 완성하기 위해 모든 것을 뛰어넘겠다는 변함없는 믿음과 도전만이 흘러넘칠 뿐입니다. 결국 하나님께서는 여호수아를 통해 갈렙을 온전히 축복하시고, 그 땅의 전쟁을 그냥 끝내버리십니다. 45년이 지나도 여전히 당신의 약속을 기억하고, 당신의 영광을 위해 편안함을 거부하는 갈렙을 보신 하나님이 얼마나 기쁘셨을까요?
하나님의 사람은 누구나 각자에게 맡겨진 사명을 위해 살아갑니다. 세월에 희미해지고, 어려움에 사라진 것 같아도 변함없이 그 사명은 당신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 돌릴 날을 기다리고 있지요. 내가 사명을 이룰 수 없는 수많은 이유 앞에, 이제 담대히 외치십시오.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 우리가 용기만 내도, 외치기만 해도 하나님은 새롭게 일을 시작하실 것이며, 당신 삶 가운데 전쟁을 끝내시고, 당신을 통해 영광 받으실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