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은 자의 기쁨
주일예배 후, 아내는 딸을 데리고 총회장 목사님께 안수기도를 받으러 갔다. 코로나 사태로 근 1년 간 현장예배도 제대로 드리지 못하고 있었는데 안수기도라니…. 얼마나 기대하는 맘으로 차례를 기다렸을까!
“오늘 말씀 잘 깨달았니?”
총회장 목사님께서는 특유의 힘 있는 음성으로 딸아이에게 물으셨단다. 아이는 두 눈을 맞추고 목사님께 또렷하게 대답했다.
“아니요, 너무 어려워서 뭐라고 하시는지 전혀 못 알아들었어요!”
“그… 그래? 그럼 엄마에게 꼭 물어보렴.”
초등학교 5학년에게서 어떤 멋진 답을 기대하겠느냐마는, 그래도 좀 지혜롭게, 똘똘하게 대답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순간, 무안하셨을 총회장 목사님과 곁에서 뻘쭘했을 아내, 그리고 나중에 깨닫고 부끄러워 이불킥을 날린 딸 아이를 생각하며 다음 날 가족회의를 했다.
“아빠는 어제 일로 인해 우리 딸이 자랑스러워. 솔직히 백 개 중에 다섯 개는 좀 부끄러운 게 사실이야. 그래도 아흔다섯 개는 감사했어.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잖아? 거짓말하지 않는 게 어디야, 잘했어!”
그러면서 대책(?)을 함께 나누어 보았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낯부끄러운 일만 반복할 순 없지 않겠는가! 그래, 부끄러움은 한순간이요, 깨달음은 영원하다.
해서 실천에 옮기기로 한 것이 ‘말씀 노트 쓰기’였다. 주일마다 노트를 챙겨가서 주제와 말씀, 그리고 깨달은 점들을 기록하자고 한 것이다. 이를 위해 말씀 노트도 그 자리에서 직접 골라 선물해줬다.
실수? 누구든 한다. 실패? 원하지 않지만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내 잘잘못과 관계없이 경험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깨닫고 여기서 배우려는 자세’가 아닐까? 단지 깨닫고 배우는 데서만 그치면 안 된다. 총회장 목사님의 가르침처럼 ‘배움의 끝은 실천’이니까 구체적으로 실천에 옮길 방법도 생각해야 하고, 하나하나 꾸준히 실천에 옮길 행동력도 필요하다.
우리 인간이 동물보다 나은 이유, 하나님의 형상 따라 지음 받아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이유, 그것은 바로 ‘학습하는 사고’를 지녔다는 점이 아니겠는가! 경험을 통해 깨닫고, 실패를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학습하는 사고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가장 큰 선물 가운데 하나다.
단 한 번의 다운으로, 단 한 번의 경기로 내 인생 전체가 이렇다 저렇다 평가되지는 않는 법이다. 누구 말처럼 내가 먼저 포기만 하지 않으면, 종료 벨이 울릴 때까지 경기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그때까지는 너와 나 우리 모두 오뚝이 인생이 되어 보자. 아니 그저 넘어졌다 일어나기를 반복하기보다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보다 깊고, 보다 단단해지는 성숙을 위한 발걸음을 내딛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