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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마사(牛生馬死)

1068호 · 2020-10-25

우생마사(牛生馬死)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큰 저수지에 소와 말을 동시에 던져 넣으면 둘 다 헤엄을 쳐서 밖으로 나오는데, 장마철에 홍수가 났을 때 헤엄을 잘 치는 말은 자신의 힘을 믿고 물살을 거슬러 똑바로 직진해서 강을 건너려다가 힘이 빠져 죽게 되지만, 소는 물살에 몸을 맡기고 유유히 떠내려가면서 조금씩 뭍으로 나가서 목숨을 건진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지난 홍수 때 경남 합천에서 기르던 소가 불어난 물에 80km나 떠내려가 밀양에서 유유자적하게 풀을 뜯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인식표를 확인한 후에 주인을 찾아주었다고 합니다.

자신의 힘만으로 세상의 험한 풍파를 헤쳐 나가려고 하면 지쳐서 낙심하고 좌절하게 됩니다. 그러나 아무리 이겨내기 힘든 시련일지라도 믿음과 목표를 잃지 않고 묵묵히 참고 기다리다 보면 살길이 생깁니다. 천하에 범사가 기한이 있고 모든 목적이 이룰 때가 있습니다(전3:1). 믿음이란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것으로, 여유를 가지고 조금씩이라도 목표를 향하여 다가가는 것입니다. 열매는 심은 자가 따먹는 것이 아니라 오래 참고 기다린 자가 따먹는 것입니다.

부지런한 것과 조급한 것은 확연히 다른 개념입니다. 부지런한 자는 기도하면서 철저하게 준비하여 계획성 있게 일을 하지만, 조급한 자는 동분서주 바쁘게 뛰어다니다가 제풀에 지쳐서 쓰러지고 맙니다. “부지런한 자의 경영은 풍부함에 이를 것이나 조급한 자는 궁핍함에 이를 따름이니라”(잠21:5).

서울교회 담임이신 이시대 목사님이 처음 교구에 들어가는 전도사들에게 꼭 당부하는 말씀이 있습니다. “처음 6개월 동안은 기도만 하면서 교구의 상황을 살펴본 후에 일을 추진하라.” 처음 부임한 전도사들이 의욕만 앞서서 교구의 조직이나 방식들을 바꾸려고 하다가 일꾼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들이 생겨나기 때문에 하시는 말씀입니다. 매사 조급함이 문제입니다. 바늘을 허리에 매어 쓸 수는 없습니다. 바쁠수록 여유를 가지고 준비하는 것이 지혜이며 성공의 비결입니다. “네가 언어에 조급한 사람을 보느냐 그보다 미련한 자에게 오히려 바랄 것이 있느니라”(잠29:20).

삶에는 융통성이 있어야 합니다. 교회에서 목회자와 성도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사람은 “나는 한번 한다고 하면 하는 사람입니다.”라면서 자기 소신을 굽히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은 자신의 힘만 믿고 직진하다가 힘이 빠져서 물에 빠져 죽는 말과 같은 우매한 자입니다. 그런 사람은 인본주의 신앙의 소유자입니다.

여유를 가지고 매사 철저하게 준비하고 꿈을 이룰 때까지 묵묵히 인내하며 최선을 다하면 분명히 이 땅에서 성공하게 될 것입니다. “네가 작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으로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예할찌어다”(마25:21).

상화평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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