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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7호 목차 › 붕우칼럼

원칙과 정의

1027호 · 2019-11-03

칼이 무자비하게 휘둘려져선 안 된다. 그래서 성경은 “너는 가난한 자의 송사라고 공평치 않게 하지 말며 거짓 일을 멀리하며 무죄한 자와 의로운 자를 죽이지 말라 나는 악인을 의롭다 하지 아니하겠노라”(출23:6~7)고 말씀하셨다.

반대로 칼에 정이 있어도 안 된다. 칼에 정이 있으면 내가 죽고 만다. 만일 내가 서울교회 담임인 이시대 목사가 내 동생이니까 정 때문에 할 말을 못한다면 결국 우리 교회를 죽이는 꼴이 되고, 결국 그것은 나를 죽이는 일이 될 것이다.

동남아의 소국 싱가포르는 빈곤과 무질서가 판치는, 곧 완전히 망할 것 같은 나라였다. 그러나 리콴유가 집권한 뒤 싱가포르의 고질적인 병폐였던 부정부패를 근절하기 위해 강력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갔다. 그런데 리콴유의 최측근이자 오랜 친구인 건설담당 장관에게 건설수주에 따른 뇌물수수혐의가 드러났다. 이 장관은 경제성장을 이룩하는데 혁혁한 공로를 세웠고, 당시로도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었다. 그래서 주위 측근들은 정상참작을 해달라며 처벌을 반대했다. 그러나 리콴유가 든 칼은 정이 아니라 냉정한 정의의 칼이었다. 그 장관과 그에 연루된 자들을 모두 수장(水葬)하기로 결정한다. 이 소식을 들은 장관은 결국 감옥에서 자살하고 만다.

칼은 정의를 위해, 법과 원칙에 입각해서 뽑아야 한다. 인정이나 동정, 뇌물에 의해 휘둘리면 결국 그 칼은 나를 치게 될 것이다. 칼이 정에 사로잡히면 공정할 수 없고, 불법을 저지르게 되고, 해 아래 모든 것이 드러나므로 결국 내가 칼끝 앞에 서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칼은 아무나 가지면 안 된다. “공의로 빈핍한 자를 심판하며 정직으로 세상의 겸손한 자를 판단할 것이며 그 입의 막대기로 세상을 치며 입술의 기운으로 악인을 죽일 것이며 공의로 그 허리띠를 삼으며 성실로 몸의 띠를 삼으리라”(사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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