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해야 할 것과 마땅히 생각해야 할 것
뜨거웠던 얼마 전 아침에 학교 가는 아들을 전철역까지 태워다주었는데, 느닷없이 아들이 “이렇게 뜨거운데 그늘로 가시지, 위험하게 왜 하필이면 땡볕에 누워계시지?” 라고 하길래 둘러봤더니 역 앞 벤치에 노숙자 한 분이 누워계셨다. 아들에게 “가서 땡볕은 위험하니 그늘로 가서 쉬시라고 전해라.”고 했더니 바로 옆에 경찰이 있었다. 경찰이 있어서 괜찮겠다고 아들은 전철 시간에 늦을까봐 뛰어갔고, 주의 종은 하늘을 보며 “주님, 구름으로 태양을 가리시고 바람을 보내어 저분이 좀 시원하게 해주시기를 원합니다.”라고 기도하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 오후에 운동을 마치고 역 앞으로 걸어가는데 아침에 그 노숙자분이 하늘을 쳐다보며 쓸쓸히 앉아계셨다. 계단을 반 정도 내려가다가 ‘주님이 보고 계시는데….’ 하는 마음에 다시 계단을 올라가서 지갑에서 돈을 얼마 꺼내어 “이걸로 식사라도 하세요.” 하고 드리면서 “예수그리스도를 아십니까?” 하고 물었더니 안다고 했다. “나는 예수님을 믿는 사람입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를 한번 해보세요. 주님이 기도를 들으시고 인도하실 겁니다.” 라고 했다. 그랬더니 너무나도 순수한 아기처럼 해맑고 환한 얼굴로 방긋이 웃으시면서 알겠다고, 고맙다고 했다. 돌아오면서도 환하게 웃던 그 얼굴이 이상할 만큼 지워지지 않고 뇌리에 곱게 남았다.
다음날도 운동 마치고 오는데 앉아계시길래 길을 건너가서 조금의 돈을 드리며 “식사라도 하세요. 기도할게요.” 하니 정말 기뻐하며 받으셨고, 주의 종은 교회로 향해 걸어오면서도 그분에게 살길이 열리기를 기도드렸다.
그렇게 그 노숙자를 만나 며칠이 지났는데 비도 오고 기온도 떨어지고 쌀쌀해져서 그분이 걱정되었다. 다음날 아침에도 비는 계속 와서 아들을 역까지 태워다 주면서 작년 크리스마스 때 성도님께 선물로 드리려고 산 트레이닝복이 한 벌 남은 게 있어서 그걸 가지고 가서 아들에게 그 노숙자 아저씨에게 전해드리라고 했더니, 아들도 엄마의 마음을 알았는지 “응.” 하면서 들고 가서 “따뜻하게 입으세요.” 하고 드렸다. 엄마이기도 한 주의 종은 그 노숙자가 걱정되어 부탁한 것이지만 그래도 순종하며 트레이닝복을 들고 가서 따뜻한 말 한마디와 함께 전해준 아들이 지금은 비록 믿음 위에 아직 온전히 서지는 못했지만 주님께 감사했다. 아들의 믿음을 위해 늘 기도하는 엄마의 마음을 아시고
“이런 고운 마음을 가진 아들이다. 안심해라. 그리고 기다려라.” 하시는 주님의 음성처럼, 기도 응답처럼 느껴졌다. “너희에게 인내가 필요함은 너희가 하나님의 뜻을 행한 후에 약속하신 것을 받기 위함이라”(히10:36).
주일예배 설교 때 구제와 어려운 자들을 돕자며 이 간증을 했더니 “아~, 나도 봤어요. 역 앞에 요즘 한 며칠 보이데요!”하고 아무런 감정도 없는 성도님이 있는가 하면, 어느 성도님은 일부러 얼마의 식사비를 가지고 그 노숙자를 찾아갔는데 안 계시더라고 했다. 일부러 찾아간 그 성도님이 너무나 귀하고 감사했고, 주의 종은 힘을 얻었다.
그 후 그분을 다시 만날 수 없게 되었지만, 주의 종은 그 해맑은 미소와 얼굴에서 예수님을 본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어떤 이는 “그런 사람들 돈 줘봐야 술 사 마셔! 그러니까 돈 줄 필요 없어!”라고 한다. 그러나 믿음의 사람으로서 주님과 나의 관계에서 말씀대로 행하였다면 그걸로 됐지 그 후까지는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내게 주신 은혜로 말미암아 너희 각 사람에게 말하노니 마땅히 생각할 그 이상의 생각을 품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나누어 주신 믿음의 분량대로 지혜롭게 생각하라”(롬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