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할례자가 되라

히브리어로 ‘할례’를 말하는 ‘물라-’는 일부를 잘라낸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즉 남성 성기의 귀두를 덮고 있는 포피를 베어 버리는 일을 말한다. ‘너희 중 남자는 다 할례를 받으라 이것이 나와 너희와 너희 후손 사이에 지킬 내 언약이니라(창17:10)’. 무지개라는 자연현상이 하나님의 언약의 표징이었다면 이 할례는 육체적인 언약이라 할 수 있다.

아브라함은 99세, 그 아들 이스마엘이 13세 되던 해에 하나님의 명에 순복하여 할례를 받았다. 그 후 이스라엘 모든 남자들은 생후 8일째에 할례를 받도록 명하였고 이를 거역하는 것은 언약을 깨는 자로 인정되어 백성 중에서 끊어버릴 것을 말씀하셨다(창17:1-14, 23-27). 하나님은 모세를 통하여 할례를 의식으로 제정하셨고(레12:3,요7:22-23), 출애굽하면서 광야생활을 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에 입성하여 여호수아에 명(命)에 의해 할례를 실시했다(수5:2-9).

이것이 신약에 오면서 그 할례의 의미가 일변했다. 육체 일부의 할례가 아닌 육체의 전부, 즉 과거의 더럽고 추한 것을 다 잘라버리고 거듭나는 ‘그리스도의 할례’로 의미가 함축되고 있다. ‘또 그 안에서 너희가 손으로 하지 아니한 할례를 받았으니 곧 육적 옷을 벗는 것이요 그리스도의 할례니라(골2:11)’.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통하여 우리의 구원이 이루어졌음을 말하는 것이며, 그의 피로 새 생명을 얻은 우리는 다시는 죄와 결탁하는 육체의 무할례자처럼(롬7:5) 살면 안 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할례를 치른 우리는 과거의 죄, 정욕적인 것, 세상적인 것들과 절연하고 하나님의 것들로 살아야 한다. 하나님의 성품에 참여하는 자로 입이 거룩하게 되고, 귀에 더러운 것이 머물지 않게 하며 발걸음이 복되어야 하며, 마음에 하나님을 담아 세상과 분명히 구분된 자로 살아야 한다. 형식적인 할례보다는 진실된 마음과 몸의 할례가 요구되는 것이다.

무할례자가 백성 중에서 끊어질 것을 경고하신 하나님은 우리에게도 같은 법을 적용하고 계신다. 우리가 무할례자처럼 세상의 죄를 뒤집어쓰고 살면 하나님은 하늘의 백성 중에서 우리를 끊어 내실 것이다. 거룩한 나라의 백성임을 증명해주는 할례를 온 몸과 마음으로 진실하게 받아야 한다. 영적으로 구분된 삶이 우리를 하늘의 백성으로 인정받게 하는 것이다. 성령으로 거듭나면 세상의 소욕을 버리게 되는 것이니 성령충만함을 입는 것이 할례식인 셈이다. 당신은 영적 할례자인가, 무할례자인가? 스스로 진단해 보라.